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우 스님 “소신공양, 깨달음 세계 추구 위한 결단”

  • 교계
  • 입력 2023.12.01 13:39
  • 수정 2023.12.01 18:25
  • 호수 1707
  • 댓글 6

12월1일 오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 여당 지도부 조문 맞아
자승 대종사 원적 방식에 관해 설명 “수행자 삶은 세간과 달라”
“여러 정황상 상당기간 생각하셨다…다만 시기가 이때 였을 뿐”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12월1일 자승 스님의 추가 유언장이 발견됐다고 밝히면서 "자승 스님은 정토 극락 니르바나의 세계, 깨달음의 세계를 항상 추구하셨기 때문에 그런 순간을 스스로 맞이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종 총본산 조계사 대웅전에 마련된 자승 스님 분향소에서 조문을 위해 찾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장례위원회 위원장인 진우 스님은 "당신(자승 스님)께서는 누구보다도 더 적극적으로 정법 포교에 임하셨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불교의 근본 목적인 해탈, 열반, 성불 깨달음의 세계에 대해서 항상 그 경계선상에서 계셨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나온 여러 정황상 제가 볼 때는 상당한 기간 생각을 하셨던 것 같고, (스스로) 그 시기가 이때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스님은 "일반인은 잘 이해를 잘 못하시겠지만 수행자 사이에서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백척간두진일보, 방하착 이라는 화두가 있다"고 소개했다.

스님은 "상대적인 세계에서 벗어난 절대 피안의 세계로 깨달음의 성취를 하신 것 같다. 그 이상 그 이하, 덧붙이거나 왈가왈부할 문제가 이제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또 여당 지도부를 향해선 “정치인들께서도 근본적인 마음을 평온히 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무애자재행으로 정치를 하신다면 사심 없는 정도의 길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분향소 설치 이틀째인 이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국회 불자 모임 정각회장인 주호영 의원 등과 자승스님의 사진이 걸린 영단에 헌화하고 3배를 올렸다.

김 대표는 대웅전을 나서며 기자들에게 "원적에 드시기 전에도 같이 공양도 나누면서 많은 가르침을 받았던 분"이라고 자승스님과의 인연을 소개하고서 "갑작스러운 열반 소식을 듣고서 굉장히 당황했었다. 설마 그러려니 했는데 사실로 확인되니 마음 한구석이 무너지는 아픔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자승스님이 "불교계의 여러 가지 논란을 잘 마무리하시고 대한불교조계종을 비롯한 한국불교가 중흥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셨던 한국불교의 큰 어른"이라며 "화해, 그리고 상생을 강조하셨던 큰스님의 가르침을 잘 새기고 실천해 나가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전 9시20분께 조계사 분향소를 찾았다. 그는 방명록에 ‘큰스님의 뜻을 받들어 화합의 정치 이루겠습니다’고 적었다. 오 시장은 조문 이후 “평소 큰스님께서 화합을 강조하신 만큼 화합의 정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태 전 의원과 박용진 의원도 조문에 동참했다. 김성태 전 의원은 “유일하게 정치권에서 형제간 정을 갖고 있는 분이었다”고 회고하면서 “스님께서 늘 김성태 잘있냐고 덕담을 해주셨는데, (이렇게 가셔서) 더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박용진 의원은 “스님께서 며칠 전 전화하셔서 여러 조언을 해주시고 곧 보자고 하셨는데 갑자기 입적하시니 크게 놀랐다”며 “스님께서 한국불교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신 부분은 국민이 기억할 것이다. 이제 남은 분들이 잘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권영세 국회의원과 이진복 정무수석도 불교중흥을 염원한 자승 대종사의 원력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진복 수석은 “대통령님뿐만 아니라 저도 굉장히 오랜 인연을 갖고 있다. 법호도 내려주셔서 잘 쓰고 있었는데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솔직히 믿어지지 않는다. 좀 더 계시지 왜 이리 바삐 가셨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도 분향소를 찾았다. 원 장관은 조문이 끝난 뒤 "서울 봉은사, 제주 법화사에서 국수도 얻어 먹고 인생 조언도 받았다"며 "가슴이 아프다. 불교계 큰 어른 가셨기에 잘 수습해 국민 마음을 정화하고 위로하면서 중심을 잘 잡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스님께선 중생 구제와 국민화합을 늘 원하셨다"며 "그렇기에 종교를 떠나 큰스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뜻을 따르고자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권성동·조경태·김학용·윤재옥·정진석·배현진·최재형 의원,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 및 정청래·이상헌 의원, 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도 이날 조문 행렬에 동참했다.

봉선사 주지 호산, 관음사 주지 허운, 해인사 주지 혜일 스님 등은 이날 오전 내내 침통한 얼굴로 조문객을 맞았다. 조계종 어산어장 인묵 스님을 비롯한 제25교구본사 대중스님들이 분향소 한쪽에 자리를 잡고 금강경을 합송하며 대종사의 원적을 추도했다.

이날 장의위원회는 생전 자승 대종사가 전하고자 한 가르침을 영단 좌우에 배치해 영단을 장엄했다. 왼쪽에는 자승 스님이 상월결사 인도순례를 회향하며 대중들에게 제안한 ‘부처님 법 전합시다’ 인사문구가, 오른쪽에는 대종사의 열반송이 걸렸다.

한편 장의위원장 진우 스님은 오후 1시 조계사 경내 가설 천막에서 '一切唯心造(일체유심조)' 만장 휘호를 썼다. 

정주연·이지윤 기자

[1707호 / 2023년 12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관련기사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