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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불 논란 부처빵, ‘우상숭배’ 암시 포장지에 불자들 ‘공분’

  • 교계
  • 입력 2024.01.18 11:24
  • 수정 2024.01.18 14:18
  • 호수 1713
  • 댓글 1

제품 쇼핑백에 기독교 경전 목차 삽입해 사용
“불교 모욕” “종교 갈등 야기” 지적 급속 확산
사업자 SNS에 “종교적 의미 간과…삭제 판매”
“이웃 종교 불편 요소들 최소화하는 노력 필요”

포털사이트에 게시돼 있는 '경주 부처빵' 관련 리뷰. [인터넷 켑처]
포털사이트에 게시돼 있는 '경주 부처빵' 관련 리뷰. [인터넷 켑처]

훼불 지적을 받고있는 ‘경주 부처빵’ 사업자가 제품 포장지에 우상숭배를 언급하는 기독교 경전 목차를 표기, ‘불교를 우상숭배 종교로 폄훼하는 것이 아니냐’는 교계의 공분이 일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해당 문구를 확인한 불자들뿐 아니라 일반인들까지도 ‘종교간 갈등을 야기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제의 ‘부처빵’은 국보 제24호 석굴암의 본존불을 형상화한 빵으로 경주 황리단길에서 판매되는 지역 상품이다. 이 업체가 사용하는 부처빵 쇼핑백에는 ACTS 19:26’이라는 문구가 표기돼 있다. 이는 ‘사도행전 19장 26절’을 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독교 경전의 해당 구절은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들은 신이 아니라 하니 이는 그대들도 보고 들은 것이라’는 내용으로 우상숭배를 하지 말라는 뜻을 담고 있다.

'경주 부처빵' 인스타그램. 현재 해당 계정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경주 부처빵' 인스타그램. 현재 해당 계정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에 “불교를 우상숭배하는 종교로 표현한다” “기독교인 같다” “종교간의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 등의 지적이 이어지자 사업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부처빵은 빵일 뿐 신이 아니라는 의미로 구절을 넣은 것”이라며 “불교는 불교라서 못먹겠다 하시고 기독교는 기독교라서 못먹겠다 하셔서 마침 사람이 만든 건 신이 아니라는 성경구절이 있길래 포인트로 넣어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은 무교”라 밝힌 사업자는 “부처님을 모욕할 마음이 없다는 의미를 중점적으로 전달하려고 했는데 생각이 짧았다”며 “여러가지 종교적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점을 간과하고 너무 쉽게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 점에 죄송하다. 구절은 삭제하고 판매하겠다”라고 해명했다. 현재 해당 계정은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와 관련 교계에서는 신중하지 못한 태도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사회부장 도심 스님은 “각 종교에 대한 이해, 종교적 차별 등 여러 문제를 잘 판단해서 포장지에 문구를 기재했어야 한다”며 “앞으로도 비슷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종교 신자들에게 불편할 수 있는 요소들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병두 종교평화연구원장은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도 프랑스 체인점 ‘붓다바’가 들어오는 것에 대해 해당 종교인들에게 비판받은 적이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이러한 상업은 불교도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로 규정하고 ‘붓다바’를 폐쇄했다”며 “사업자가 모르고 했던 행동이라도 국민 화합을 해치고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종교 사회인 한국에서는 종교인뿐 아니라 무종교인들도 화합을 위한 노력에 더 신중을 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에 대해 기독계에서도 ‘다종교적 관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 종로구의 한 목사는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사업에 있어서도 다른 종교를 염두하면서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며 “갈등의 소지를 최대한 줄이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지윤 기자 yur1@beopbo.com

[1713호 / 2024년 1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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