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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밀반입 관음보살 본래 부석사 소유…환수운동 ‘확산’

  • 교학
  • 입력 2013.02.04 11:09
  • 수정 2013.02.05 19:17
  • 댓글 0

국보급 불상 2점 밀반입
통일신라·고려 불상 판명
관음상은 부석사서 조성
왜구 약탈 가능성 높아
부석사 신도회 환수 착수
조계종 “반출경위 규명을”
시민단체도 환수에 동참

 

 

▲양국 정부나 불교계의 협의가 아닌 몇몇 절도범들에 의해 고국에 돌아온 금동관음보살좌상. 이 땅의 백성들에 의해 조성되고 그들의 하소연을 묵묵히 들어주었을 관세음보살님이 이 땅에 남을지 아니면 또다시 이역만리 먼 나라로 떠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화재청 제공

 


일본에 보관돼 있던 우리나라 국보급 불상 2점이 절도범들에 의해 밀반입된 가운데 이중 금동관음보살좌상이 서산 부석사에 모셔졌던 불상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조선시대 왜구들에 의해 약탈됐을 가능성이 확실시되는 금동보살좌상에 대한 환수 운동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조계종도 반출 경위를 명확히 규명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문화재청은 1월29일 “대전지방경찰청과의 공조수사를 통해 지난해 10월6~8일 일본 쓰시마 카이진신사와 관음사에서 도난당한 후 국내에 반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동여래입상과 관음보살좌상 등 2점을 1월23일 회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화재청은 “회수된 문화재 2점에 대한 감정 등을 거쳐 주한일본대사관측이 요청한 내용과 일치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행 문화재보호법에 외국문화재가 자국에서 불법반출된 것임을 증명하면 반환하도록 한 규정에 따라 이들 불상은 조만간 일본으로 돌려보낼 상황에 놓인 것이다.


그러나 50.5cm 높이의 금동관음보살좌상이 서산 부석사에서 조성된 불상임이 곧바로 드러나면서 반환해선 안 된다는 여론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사)한국미술사연구소장인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가 1980년대 5차례에 걸쳐 대마도 지역 불상을 전수 조사할 당시 이미 확인된 것으로 당시 문 교수에 의해 작성된 ‘대마도 조사보고서’ ‘고려·조선 불교조각사 연구’ 등 논문에서도 이 관음보살좌상을 약탈 문화재로 명시했던 사실이 있기 때문이다. 서산문화원이 1997년 국비를 지원받아 제작한 ‘서산의 문화유물’에도 이 불상의 원봉안 사찰은 서산 부석사로 아미타삼존불 아니면 좌우 협시보살상과 다량의 승보들을 노략질해서 그들의 고향 마을 절에 안치했음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근거는 불상을 조성했을 때 함께 봉안한 기록물에서 비롯됐다. ‘高麗國瑞州地浮石寺’ ‘天曆三年’이라고 쓰인 조성기가 불상 내부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서주는 서산의 옛 이름이고 천력 3년은 1330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고려 충숙왕 17년 서산에서 조성된 불상이라는 사실이 명확해진 것이다. 여기에 아미타정토에 태어나기를 바라는 30여명의 발원자에 의해 주존불로 조성됐음도 기록돼 있다.


따라서 일부 학자들이 “일본에 불상을 팔거나 선물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은 더 이상 설득력을 얻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선물로 주었다면 복장 기록을 빼고 주거나 일본에 기증한다는 내용의 기록을 새롭게 넣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복장물과 조성기가 있다는 자체가 선물이나 기증이 아닌 왜구가 약탈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불상이 보관돼 있던 일본 사찰도 과거 왜구들이 활동했던 포구 인근이라는 점도 약탈의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당 사찰인 서산 부석사 신도회(회장 유성배)가 불상 환수에 적극 나섰다. 신도회는 1월30일 보도 자료를 발표하고 “일본 쓰시마섬의 관음사에 소장됐던 금동관음보살좌상은 복장품의 기록을 통해 1330년 서산 부석사에서 조성된 것이 밝혀졌다”며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재이자 영험하신 불상이 반드시 부석사로 돌아오기를 1000여 가구 부석사 신도들은 간절히 염원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 반입된 금동보살좌상이 부석사에 봉안됐던 불상이 확인된 이상 일본이 아닌 원래 있던 절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다. 또 언젠가는 반드시 빼앗긴 우리의 성보를 환수해야 한다는데 뜻을 모으고 대마도 관음사로 순례를 떠날 계획도 세워왔음도 털어놓았다.


신도회는 “이번에 돌아온 부석사 금동관세음보살님은 정당한 방법으로 일본으로 건너간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도난당하거나 빼앗긴 것을 증명할 것이 아니라 일본이 정당하게 취득했음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특히 신도회는 문화재청에 ‘약탈된 금동보살좌상을 일본에 반환해선 안 되고 반드시 부석사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

 

 

▲부석사 금동보살좌상과 함께 반입된 통일신라 금동여래입상.

 


조선왕실의궤 환수운동을 주도했던 ‘문화재 제자리 찾기’(공동대표 혜문 스님)도 금동보살좌상 환수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한편 서산 부석사가 있는 부석면 주민들을 중심으로 부석사 관음보살상반환추진위원회 발족이 추진되고 있으며, 서산시는 이에 대한 행정지원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종도 금동보살좌상의 일본 반출경위에 대한 철저한 규명과 반환에 대한 문화재청의 신중한 결정을 요구했다.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진명 스님은 1월31일 논평을 통해 “이번에 국내로 반입된 성보의 반환여부에 대해서는 철저한 조사를 통한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며 “이에 정부에서는 우리의 문화유산에 대한 일본으로의 반출경위와 함께 일본 소장처로의 입수경위를 철저히 파악하고 규명할 것”을 요청했다.


양국 정부나 불교계의 협의가 아닌 몇몇 절도범들에 의해 고국에 돌아온 금동관음보살좌상. 이 땅의 백성들에 의해 조성되고 그들의 하소연을 묵묵히 들어주었을 관세음보살님이 이 땅에 남을지 아니면 또다시 이역만리 먼 나라로 떠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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