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수회, 이번에는 “정치화 말라” 공세

  • 교계
  • 입력 2015.04.27 15:09
  • 수정 2015.04.27 21:20
  • 댓글 18

교수회, 4월27일 호소문 발표
모든 구성원들 대화·합의 강조

“대화 대신 단식 농성하면서
대화와 합의 강조는 ‘모순’
구체적 정치화 사례도 없어”

동국대 교수협의회(회장 한만수)가 이번에는 ‘총장 선출 과정을 정치화 말라’는 공세에 나섰다. 그러나 누가 어떤 정치적인 방식과 언어로 정치화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를 명시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최근 박정극 연구윤리진실성위원장이 표절 판정이 나기도 전에 이사회에 징계 요청한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조차 없었다. 이 때문에 오히려 교수회가 “정치화 말라”는 구호로 상대방에 대한 정치공세를 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동국대 교수회는 4월27일 비상대책위원 및 단식참가 교수 일동 명의로 ‘진리와 정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갑시다-동국대를 사랑하는 모든 분께 올리는 호소문’이라는 글을 발표했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총장 선출 과정을 정치화하지 말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상대편을 정치적인 방식과 언사로 공격하지 말고, 진리와 정의의 문제를, 권력과 진영의 문제로 환원시키지 말라는 것이다.

또 “모든 구성원들은 대화와 합의를 통해 문제를 풀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수의 논리로, 힘의 논리로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아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과정이 지난하더라도, 우리 모두는 생각이 다른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판이 ‘다툼’으로 번지지 않도록, 이견이 ‘반목’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자중자애하시길 바란다”며 “진리와 정의의 공동체로서 대학다운 언행만을 하여 달라”고 요구했다.

교수회는 표절 문제 공개토론회도 수용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은 “열린 대화의 장을 통해 우리 구성원들의 뜻이 수렴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게 수렴된 우리 구성원들의 뜻을 명백하게 이사회와 종단에 전달할 수 있다면 현명한 결단이 나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보광 스님을 지지하는 303명의 교수·교직원 모임인 새동모 관계자는 “동료교수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도 않고 징계요청서를 받는가 하면 동대신문 지도교수였던 한 동료교수가 사실여부와 전혀 다른 일로 심각한 인권침해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교수회장이라는 사람이 이에 대해 한 마디 언급도 없다”며 “지금까지 온갖 정치적인 공세를 펼쳐왔던 당사자들이 정치공세를 하지 말라는 것이 오히려 저급한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또 교수회의 공개토론회 제안과 관련해서는 “엄격함과 공정함이 생명인 논문표절 문제를 공개토론에 붙이자는 것도 지극히 정치적인 퍼포먼스”라며 “교수회는 이제라도 이견이 반목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자중자애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만수(국문과 교수) 교수회장은 총학생회의 총무원 시위를 교내 통신망에 올려 비판을 받았으며, 특정 후보가 논문표절과 관련해 변호사 자문을 얻은 것을 두고 “더 이상 구차하게 변호사에 자문을 구할 것이 아니라 정각원 부처님 앞에 나아가 참회하면서 자신의 거취를 결정지어야 할 것”이라고 비난해 구설수에 올랐다. 또 한만수 교수회장을 비롯한 73명의 교수들이 이사회의 총장선출 시도를 중단하라며 성명을 발표해 ‘수의 논리’로 밀어붙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심지어 릴레이단식을 주도하고 있는 한만수 교수회장은 최근 논문 이중게재 의혹에 이어 동료교수까지 폭행했다는 질타를 받고 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293호 / 2015년 5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진리와 정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갑시다
- 동국대학교를 사랑하는 모든 분께 올리는 호소문

건학 109년을 맞이한 2015년 봄, 동국대학교는 진리와 정의의 공동체인 대학의 근간을 송두리째 위험에 빠뜨릴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18대 총장의 선출 과정에서 시작된 이번 위기는 한국 불교계와 우리 사회의 선각자들이 각고의 노력으로 세우고 지켜온 동국의 역사에서 씻지 못할 오명을 남길 것이며, 또 대학 자체를 깊은 나락으로 내몰 것입니다. 이 모든 일은 현재 동국대에 몸담고 있거나 앞으로 몸담게 될 모든 학생, 교수, 직원들에게, 또 25만 동문에게, 그리고 한국 불교계에 깊은 절망과 상처를 안길 것입니다.

동국대학교를 사랑하는 모든 분께 간절히 호소합니다. 진리와 정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화쟁(和諍)의 정신으로, 현재의 대위기를 평화롭고 현명하게 극복해 나갑시다. 우리 모두는 한 가지 지향, 동국대학교의 발전을 통해 사회에 크게 기여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대학의 발전이란 오직 진리와 정의 위에서만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이제 우리 모두는 자신이 진리와 정의 위에 서 있는지를, 그리고 한국 불교의 가장 근본적 사상인 화쟁의 정신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살펴볼 때입니다.

옳은 목표를 세웠다 하더라도 방법이 그릇되었다면 결국 그 목표를 이룰 수 없고, 오히려 좌절과 갈등만 일어날 뿐입니다. 거짓말은 시작하기는 쉽지만 계속 지키기는, 그리고 그것으로 무엇을 이루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절차가 무너진 총장 선출 과정을 계속 밀고 나가려는 것은, 더욱이 표절이 드러난 분을 총장으로 모시려고 하는 행동은 결코 동국대학교를 발전시키는 일이 아닙니다.

지금이라도 멈추어야 합니다. 더 이상의 억지와 거짓의 과보를 쌓지 않아야 합니다.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고, 사람을 타락시키거나 떠나게 합니다. 이 모든 혼란으로부터 벗어나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될 멀지 않은 미래에, 동국대학교의 역사 앞에서 또 동국대를 사랑하는 모든 분 앞에서, 그리고 자신의 양심 앞에서, 우리 모두는 부끄럽지 않게 행동해야 합니다. 새 한 마리를 죽일 곳을 찾지 못했던 육조 혜능선사의 일화를 우리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총장선임은 진리와 정의의 원칙에 비추어 공명정대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모든 이로부터 존경을 받을 만한 자격을 갖춘 분을, 올바른 과정을 통해 모시고 싶습니다. 그렇게 선임되어야만 총장은 축복 속에 취임하여 모든 구성원의 협조로 대학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습니다. 과연 현재 상태로 그런 일이 가능하겠습니까.

물론 이번 18대 총장선출만 절차적 합리성에 흠결이 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표절문제 때문에 훨씬 심각해졌음도 분명합니다. 천막 릴레이단식이나 고공농성도 표절을 계기로 일어났습니다. 그럼에도 강행하려는 시도 때문에 호텔에서 예약을 취소당하고 ‘1박2일 이사회’까지 하게 되어 대학 밖의 시선도 사뭇 따갑습니다. 이제라도 우리는 첫 단추부터 다시 꿰어야 합니다.

우리는 동국대학교를 사랑하는 모든 분께 호소합니다.

1. 총장 선출 과정을 ‘정치화’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상대편을 정치적인 방식과 언사로 공격하지 마십시오. 진리와 정의의 문제를, 권력과 진영의 문제로 환원시키지 마십시오. 오직 진리와 정의의 원칙에 따라 행동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동국대학교의 발전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하고 또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함께 살아가야 합니다.

2. 모든 구성원들은 대화와 합의를 통해 문제를 풀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수의 논리로, 힘의 논리로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아야 합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과정이 지난하더라도, 우리 모두는 생각이 다른 상대를 존중해야 합니다. 비판이 ‘다툼’으로 번지지 않도록, 이견이 ‘반목’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자중자애하시길 바랍니다. 진리와 정의의 공동체로서 대학다운 언행만을 하여 주십시오.

3. 이미 제안한 표절문제 공개토론회가 부디 수용되길 바랍니다. 그 열린 대화의 장을 통해 우리 구성원들의 뜻이 수렴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수렴된 우리 구성원들의 뜻을 명백하게 이사회와 종단에 전달할 수 있다면, 현명한 결단이 나올 것이라 믿습니다. 이제 더 이상 무기력과 침묵에 빠져있을 수 없습니다. 침묵하는 자를 위한 권리는 없다고 하지 않습니까.

지금 우리 대학은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 위기는 동국대학교뿐만 아니라 한국 불교계 전체를 위기에 빠뜨릴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번 주말 무슨 일이 일어나건, 진리와 정의를 지키기 위해 뜻을 함께하는 모든 분들과 힘을 합해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할 것입니다. 불교계의 대승고덕들께서는 부디 이 혼란을 극복할 수 있는 큰 가르침을 주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2015년 4월 27일
동국대학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 및 단식참가 교수 일동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