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에 살고 말에 죽는 직업, 바로 정치인이다. 정치인에게 말은 무기가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장애가 되기도 한다. 이들에게 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칠 수가 없다. 최근 몇몇 정치인들이 자신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말을 쏟아내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더욱이 발언의 피해자가 이주민 등 사회적 보호와 배려가 필요한 대상이었기에 국민들의 공분이 컸다. 그 가운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있다.황 대표는 최근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적 발언으로 논란을 자초했다. 그는 “우리나라에 그동안 기여한 것이 없는 외국인들에게
‘…불교계 성범죄 의혹을 지적하고 피해자 관련 보도에 신중할 것을 요구한 사안에 대해 언론사 노조가 시민사회단체의 대표들을 사퇴하라고 종용하는 것 역시 언론사로서의 기본 태도를 망각한 일이다.…특히 붓다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사회정의를 실현할 의무가 있는 교계 신문은 교계 권력자를 옹호하는 방패가 아니라 소외받고 고통 받는 약자의 편에서 진실을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사퇴하라는 요구가 아팠나 보다. 김영란, 옥복연 두 사람은 자신들의 이름으로 신문사 대표와 담당 기자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었다
특정종교 성지화와 역사 왜곡으로 수년간 논란을 빚었던 서소문역사공원이 6월1일부터 시민에 개방되면서 “결국 가톨릭 성지가 되고 말았다”는 비판이 거세다. 기존 서소문공원에 있던 고려시대 윤관 장군의 동상이 철거되고 역사적 상징성을 가진 이필제 등 동학농민군지도자의 참형‧효수 기록 등은 찾아볼 수 없는 대신, ‘성 정하상 기념경당’ 등 가톨릭 추모시설과 미사시설이 건물 내 들어섰기 때문이다. 가톨릭계 역시 서소문역사공원을 ‘순교성지’로 규정하는 모습이다. 가톨릭계 언론에 따르면 공원 개관을 맞아 열린 축성‧봉헌미사에서 염수정 추기경은
단일문중으로 그동안 큰 잡음 없이 운영돼 왔던 조계종 제16교구본사 고운사에서 최근 파열음이 들려오고 있다. 말사주지 자리를 두고 옥신각신하더니 급기야 연미사 주지를 두고 호계원에 행정심판을 구하는 등 문중스님들 사이에서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지난해 8월 고운사에서 처음으로 본사주지를 뽑는 선거가 진행되면서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주지선거에는 당시 주지였던 호성 스님과 중앙종회의원 자현 스님이 동시에 출마했다. 1982년 10월 함께 사미계를 받았던 두 스님은 수계 도반이자, 사형사제였다. 그러나 선거로 인해 두 스님의
“우리보다 더 어려운 분에게 전해주세요.”지난 4월25일, 경남 김해 정암사 주지 법상 스님은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법보신문 공익법인 일일시호일(대표 심정섭)과 상담전문 봉사단체 미소원(이사장 장유정)의 ‘다문화 가정 한국 정착 지원금 전달식’에서 올해 지원금을 받을 다문화가정 가운데 베트남 결혼 이주여성 레티튀번씨에게서 온 전화였다. 20대 중반 모국 베트남을 떠나 한국으로 시집온 그는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어느덧 10살의 아들을 두고 한국에 삶의 뿌리를 내렸다. 농촌에서 남편과 맞벌이를 하며 노모도 봉양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
익산미륵사지 석탑이 20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복원되었다. 4월30일 준공식이 열린 미륵사지에는 스님 100여명과 1000여명이 넘는 불자들이 이 뜻깊은 순간을 보기 위해 행사장을 찾았다.행사는 식전공연과 1부 준공식, 2부 준공법회로 진행됐다. 식전공연 시작 10분 전 ‘익산시청’ 명찰을 달고 있는 이가 다급한 목소리로 금산사 실무자에게 항의를 하고 있었다. “우리가 초청한 인사가 자리가 없어서 서 있어야 될지도 모른다” “뒤쪽(일반석)에 앉아있는 스님들과 불자들은 자리를 비켜달라”는 말이었다.행사장 좌석은 두 구역으로 구분돼
최근 TV에서는 낚시를 테마로 한 프로그램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새로울 것 없는 소재지만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유명 연예인들이 출연해 제한시간 안에 목표한 어종을 잡아 크기나 무게 등으로 승자를 가리는 예능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자 최근 공중파 채널인 SBS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전설의 빅 피쉬’를 편성해 방송하기 시작했다.기존 프로그램들이 생존의 일환이나 식재료를 구하는 방법으로 낚시를 택했다면 이들 낚시 프로그램은 철저히 흥미 위주다. 유명 연예인들은 자신이 목표한 어종을 잡기 위해 강과 바다, 또는 머나먼 이국땅으로 향
지난 4월10일 조계종이 개최한 승가교육불사 후원법회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날 법회에는 원로의장스님을 비롯해 종단의 주요소임자스님과 불자 등 300여명이 자리를 메웠고, 현장에서 약정된 교육불사 후원금만 10여억 원에 달했다. 이는 교육원이 앞서 예상했던 후원금 규모보다 훨씬 상회하는 액수다. 그만큼 ‘인재양성은 종단이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불사’임을 많은 스님과 불자들이 공감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법회에 앞서 종단 안팎에서는 교육불사 후원법회가 제대로 진행될 수 없을 것이고, 하더라도 후원금이 극히 적을 것이라
860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이하 기능인협회)가 4월2일 정부대전청사 앞에서 집회를 갖고 문화재청을 정면 규탄했다. 문화재기능인들의 실적을 관리하고 경력증을 발급하는 등 이들에 대한 평가 업무를 문화재청이 문화재수리협회에 위탁하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기능인협회는 1988년 문화재청의 승인을 받아 설립, 문화재수리기능사 시험에 합격한 기능인 8600여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단체다. 문화재기능인협회는 이러한 점을 이유로 “문화재수리업체를 운영하는 ‘사장님’들이 현장에서 직접 문화재를 만지고 수리·보
국내 현존 최고이자 최대 석탑인 ‘미륵사지 석탑(국보 11호)’이 해체 보수작업 21년 만에 최근 공개됐다. 미륵사지 석탑 보수작업은 국내 문화재 보수 기간으로는 최장 기록을 세웠고 비용도 숭례문 보수 다음으로 가장 많은 225억원이 투입돼 오랜 기간 국민들의 기대를 모았다.그런데 보수가 완료된 미륵사지 석탑은 공개되자마자 부실복원 논란에 휩싸였다. 게다가 공개 하루 만에 감사원까지 나서 “일관성 없이 축석했다” “석탑 상·하부 내부 형태가 원형과 달라졌다”고 지적하자 논란은 더욱 커졌다.미륵사지 석탑은 원래 대형 목탑 양쪽에 동탑
“신도들이 목적 없이 마을을 돌아다니지 않는다. 외부에서 보이지 않도록 가림막 을 설치한다.”아산시에 위치한 마하위하라 사원이 최근 마을주민들로부터 받은 공문 내용 중 일부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타인의 자유를 제한하는가 하면 건물조차 눈에 띄지 않도록 조치하라니, 일견 범죄자 수용시설에나 요구될 법한 내용이다. 이 황당한 공문을 받은 마하위하라 사원은 스리랑카 사찰이다. 2009년 평택에서 건립돼 운영하던 중, 지난해 아산시로 이전해 왔다. 이전 당시부터 주민들의 반발이 거셌다. ‘스리랑카 마하위하라 사원의 설립을 반
성추행범 법진 이사장을 비호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선학원 이사회가 이번엔 ‘이사장 직무정지 가처분’의 법원 판단 여부에 따라 조건부로 효력을 부여하는 황당한 이사회를 개최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이사회는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법진 스님의 이사장 직위가 상실될 경우를 대비해, 2월21일 총무이사를 권한대행으로 이사회를 소집하고 현직 이사장인 법진 스님을 다시 이사장으로 선출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같은 사실은 3월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가 진행한 ‘이사장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심리에서 법진 스님 측 대리인의 발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