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저편 북한이 17km 코앞에 보이는 데다 직선거리로 따져보면 서울보다 중국이 더 가까운, 대한민국 최북단 백령도의 유일한 절 흑룡사는 해병대 군법당이다. 그리고 주민 대다수가 타종교인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부처님의 명맥을 이어 부임한 군법사들은 군불자 위문과 교육뿐 아니라 주민들이 불교에 관심을 갖도록 꾸준한 노력을 해오고 있다. 민간불자들에게까지 관심을 기울인 군법당 흑룡사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놀이터가 있는 법당 우리나라의 최북단 사찰인 백령도의 흑룡사는 점심시간 즈음에서부터 몰려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해질 때까지 시끌벅적하다. 절 안에 설치돼 있는 어린이 놀이터 때문이다. 아이들이 ‘방방이’이라고 부르는 덤블링 기구에는 하교시간이 지나면 어린아이들이 어김없이 몰려
틱낫한-슐락-아리 등 참여…10월 준비위 구성 세계적인 평화 운동가인 틱낫한 스님을 비롯한 태국의 슐락 시바락샤, 스리랑카 아리야라트네 박사 등 이름만 들어도 얼른 알 수 있는 국제적인 참여불교운동 지도자들이 참여하는 세계참여불교도대회가 2003년 7월 20일을 전후해 한국에서 열린다. 2년마다 개최되는 세계참여불교도대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참여불교도국제연대회의(The International Network of Engaged Buddhists 이하 INEB)가 주관하고 정토회를 비롯한 참여불교 재가연대 등 한국의 대표적인 불교 NGO가 오는 10월께 준비위를 구성해 행사의 규모와 진행 형식, 내용, 참여인원 등을 정해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세계참여
NGO 무대 세계로…한국불교 홍보 효과 세계적인 불교 지도자들이 동참한 가운데 내년 7월 20일을 전후해 열릴 예정인 한국에서의 첫 세계참여불교도대회는 법륜 스님이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하면서 높아진 한국의 참여불교운동의 위상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2년마다 한 차례 지속 가능한 대안교육을 비롯한 비폭력 운동, 여성인권보호, 빈곤-문맹 퇴치 등을 주제로 한 총회를 개최하고 국제적인 NGO 기구와 참여불교 운동을 함께 해 온 INEA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세계적인 참여불교 지도자들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한국 불교 NGO 운동의 잠재력을 알리고 각 나라 지도자와 국제적인 참여불교 네트워크를 결성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90년대 말부
사람이나 가축이 살아갈 수 있는 곳이 섬이다. 썰물 때 드러났다가 밀물 때 가라앉는 것이 여다. 여는 육상식물이 살아낼 수 없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물위에 드러나 있어 나무나 풀이 간신히 살아갈 수 있는 곳을 염이라고 한다. 그렇게 본다면 간월도는 염으로 봐야한다. 염, 사람이 살아갈 수 없는 그런 곳에 무학대사는 왜 절을 지었고, 만공스님 또한 그런 곳을 찾아 절을 중창했을까? 어린 시절 내가 살던 곳, 안면도에는 절이 없었다. 그래서 초파일이면 동네 아주머니들의 손에 이끌려 갔던 곳이 개심사와 간월암이었다. 해서 간월암과 인연이 생겨났다. 양곡(해가 빠져 나오는 계곡:동해)을 빠져 나온 해가 함지(해가 지는 연못:천수만)에 들고, 이어 따라나선 달이 천수만 한가운데, 열두대섬 너머로 몰락
조계종 출가 연령을 현행 50세 이하에서 40세 이하로 낮추는 교육법 개정안이 확정됐다. 조계종교육원은 9월 3일 교육원장실에서 제58차 교육원 회의를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 무비 교육원장 스님을 비롯해 능허 불학연구소 소장, 혜남 중앙승가대 역경학과 교수 등 조계종 교육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이날 회의에서는 '행자교육원에 수학하기 위해서는 연령 15세 이상 50세 이하'라고 규정한 교육법 제55조를 '15세 이상 40세 이하'로 낮출 것을 결의하고 9월 중순 열리는 종회에 정식안건으로 상정키로 했다. 90년대 중반 이후 조계종의 출가 연령이 급속히 높아지면서 교육·포교의 어려움, 위계질서 문란 등 부작용을 지적하는 교육 관계자 스님들의 비판이 잇따라 제기됐다.〈670호 1면 보도〉
장좌불와 30년.. 가야산 선기 지켜온 참스승 해인총림에서 납자들의 수행정진을 독려하고 있는 혜암 스님 1999년 조계종 10대 종정에 취임한 혜암 스님이 법상에서 대중에게 일갈하고 있다. 산사를 둘러보고 만면에 미소를 가득 담은 스님의 최근 모습. 지리산 상주암에서 수행하던 40대 모습 한 스님의 영결식장에서 전 종정 서암 스님, 칠보사 조실 석주 스님과 함께 한 모습 해인사 스님들과 경내를 돌아보고 있는 모습
문화재청이 10년 간 100억원을 투입해 중요 전적 및 불교문화재 데이터베이스(DB) 체계를 구축한다. 또 문화재 사범에 대한 공소시효 특례 조항을 신설하는 등 문화재보호법 개정을 추진한다. 문화재청은 9월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문화재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기본 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전적 및 불교문화재 DB화 작업은 도난이 가중되고 있는 동산 문화재 보존을 위한 것으로 고서와 경전 등 전적 조사에 50억원. 불교문화재 3만 여건에 50원씩 각각 투입되며, 동산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사찰과 서원 의 전시관-보호각 건립에도 853억원을 지원한다. 김형규 기자 kimh@beopbo.com
예샤오원(葉小文) 중국 종교사무국 국장을 비롯한 중국 종교국 관계자들이 9월 4일 경주 불국사와 석굴암을 방문했다. 예샤오원 국장은 "중국에서 가장 소중한 문화유산은 만리장성이고,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문화유산은 석굴암과 불국사"라며 감회를 밝혔다. 종상 불국사 주지 스님은 통일 대종과 기념품을 선물하며, 양 국의 교류가 더욱 돈독해 지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경주=김형규 기자 kimh@beopbo.com
我身本非有 나의 몸은 본래 없는 것이요 心亦無所住 마음 또한 머물 바 없도다 鐵牛含月走 무쇠소는 달을 물고 달아나고 石獅大哮吼 돌사자는 소리 높여 부르짖도다
"달라이라마가 한국을 방문해 활동하게 된다면 양국간에 이어온 유대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조계종 초청으로 9월 2일∼6일까지 한국을 방문한 예샤오원중국 종교사무국 사무국장이 달라이라마의 한국방문에 대한 중국 측 입장을 정대 총무원장 스님에게 강하게 전달했다. 예샤오원 국장은 방한 첫날인 2일 오후 6시 30분 만찬장인 하얏트호텔 응접실에서 달라이라마 방한 문제를 거론하며 중국 측의 입장을 설명했다. "조계종이 달라이라마 방한 문제에 적절하게 대응해 준 점에 감사한다"고 말문을 연 예샤오원 국장은 "달라이라마는 종교인이 아니라 중국분열운동을 조장하는 인물이며 그가 한국에서 활동하게 되는 상황이 온다면 그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며 달라이라마의 방한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크게 깨달은 도인도 인과에 떨어지느냐는 물음에 불락인과(인과에 안 떨어짐)라 답변한 탓에 오백생(五百生) 동안 여우가 돼야 했던 당사자가, 노인의 몸으로 나타나 같은 질문을 했다가 백장(百丈) 스님으로부터 불매인과(인과에 어긋남이 없음)라는 한 마디가 떨어지자 홀연히 깨달아 여우의 몸에서 벗어났다 함이, 이르는바 백장야호(百丈野狐)의 화두다. 그리고 이것에는 후일담이 따른다. 이튼날 양인만의 만남에서 이루어진 이 일을 백장선사가 털어놓자, 황벽(黃蘗)이 묻고 나선 것이다. “한 마디를 잘못 말한 탓에 여우가 되었다면, 말마다 어긋남이 없을 때는 무엇이 됩니까.” “이리 가까이 오너라. 일러 주마.” 그러자 앞으로 다가간 황벽은 스승의 뺨을 때렸고, 얻어맞은 편에서는 도리어 크게 웃어댔다
지난해 9월 11일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9.11 테러' 1주년과 관련해 달라이 라마가 성명을 발표했다. 달라이라마는 성명서에서 "미국에서 발생한 9.11 테러 공격은 충격적이며 놀라움은 금지 못할 사건이었다"면서 "이는 인간의 지능이 증오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 지배된 결과"라고 밝혔다. 또 달라이라마는 "대미 공격은 충격이었지만 또 다시 폭력을 수단으로 하는 보복은 최선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모든 폭력행위에는 비폭력 원칙으로 대응하는 것이 옳다"고 덧붙였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임오년 새아침이 밝았습니다. 올해는 2002 월드컵 축구경기와 아시아경기대회가 우리 땅에서 열리는 축제의 해입니다. 또한 지방 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 있어서 어쩌면 지난해보다도 더욱 복잡하고 힘든 한해가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한 한 해가 열리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 법보신문은 새로운 마음으로 다짐을 합니다. 문화적, 생태적으로 불안정한 세태를 올바르게 이끌어가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목탁이 되겠습니다. 급변하는 시대상황에 부응하기 위해 스스로를 개혁하고 혁신해 나갈 것을 독자 여러분께 약속합니다. 이른바 디지털 시대의 영상매체와 일간지들의 정보와는 차별화된
"그 동안 벌여왔던 북 동포 돕기 운동은 차분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입니다. 이젠 전쟁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카불 지역 등 3~4곳의 후보지를 답사해 아프간 지역의 어린이들을 구호하는 일에 진력하겠습니다." 올해 막사이사이상 평화 및 국제이해 부문 수상자로 선정돼 8월 31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시상식에 다녀온 법륜 정토회 지도법사 스님이 아프간 지역에서의 어린이 구호 사업을 발원하고 나섰다. "아프가니스탄 지역의 어린이 구호와 문맹 퇴치를 위한 시설은 인도 둥게스와리에 개설돼 있는 불가촉천민을 위한 수자타 아카데미와 엇비슷할 것 같습니다. 아프가니스탄 구호 사업은 어린이의 기아와 교육에 집중되겠지만 여성 구호 사업도 함께 추진될 것입니다." 법륜 스님은 "오는 9
말의 해 임오년이 밝았다. 말이 상징하는 것처럼 임오년은 우리 나라 국민들에게는 매우 바쁜 한 해가 될 것이다. 세계 최대의 스포츠 축제인 월드컵 대회가 열리게 되고,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이어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대선이 잇따라 예정돼 있다. 어느 것 하나 기울 것이 없을 정도로 모두가 나라와 민족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행사들이라는데 이견이 없을 줄 안다. 힘차게 박차고 뛰쳐나가는 말처럼 올 한 해는 부지런하고 매사에 신중한 결단과 판단을 내려야 하는 해인 것이다. 우리 국민이 어떤 판단과 결정을 내리는 가에 따라 국운이 상승할 것인지 아니면 꺾일 것인지가 결정날 것이기 때문이다. 나라에 큰 일이 있을 때마다 자랑스러운 호국불교의 전통으로 민족과 국가에 기여해온 불교계로서는 이 같은 국
태풍 '루사'가 휩쓸고 지나간 강원도 강릉 일대는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물 빠진 도로에 말라붙은 토사는 흙탕물로 범벅된 차들이 지날 때마다 흙먼지가 돼 날아올랐고 집집마다 내다버린 가구들은 '쓰레기 산'을 이뤘다. 또 집안 가득 빠지지 않는 진흙은 무릎까지 차 진흙 구덩이를 연상케 했다. 강화 선원사, 강릉자비원에 생필품 '복구'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실의에 빠져 있는 강릉 수해 현장에 불자들의 자비의 손길이 이어졌다. 교계시민단체와 사찰 신도회나 스님들은 수해복구 현장에 조직적으로 참여해 비지땀을 흘려 실의에 빠진 수재민들에게 재기의 용기를 주었다. 가장 빨리 강릉 수해 지역으로 달려온 것은 몇 해 전 수해를 당해 강릉 수재민들의 고통을 가장 잘 이해하는 성원 강화 선원사 주
일행삼매(一行三昧) 일행삼매(一行三昧)는 범어 ekavyu-ha-sama-dhi. 마음을 일행(一行)으로 쏟아 수행하는 팔정도(八正道)의 정정(正定)을 말한다. 또한 일삼매(一三昧), 진여삼매(眞如三昧), 일상삼매(一相三昧), 일상장엄 삼마지(一相莊嚴 三摩地) 라고도 한다. 일행삼매(一行三昧)는 이사(理事) 둘로 나눈다. (1) 이(理)의 일행삼매 흔들림이 없는 정심(定心)에서, 법계(法界)가 평등(平等)한 일상(一相)을 관찰(觀察)하는 삼매이다. 이 삼매에 들면, 모든 부처님의 법신과 중생의 몸이 평등하여 둘이 아니고, 차별의 모양이 없음을 안다. 이런 까닭에, 행주좌와(行住坐臥) 등 어느 곳에서나 곧은 마음[直心]을 순일(純一)하게 가지되, 도량(道場)을 조금이라도 움직이지 않
법보신문이 새해 불자 오피니언 리더 116명에게 불교의 어떤 면에 희망을 느끼는지를 밝혀 달라는 엉뚱한 질문을 했다. 그 결과 불자 오피니언 리더들의 대부분이 이구동성으로 ‘불교 교리가 논리적이고 완벽하다는 점’과 ‘다양한 분야에 불교 교리가 접목되는 모습’에서 희망과 자부심을 느낀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개인적이고 추상적인 답변이 나올 가능성에 대비해 41개 예문과 함께 보냈는데, 70여명에 이르는 불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답변했으니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던 바는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사실 해방 이후 개신교와 가톨릭이 공격적인 선교 활동과 투명한 신도 관리로 교세를 확장하고 있는 동안 불교계는 대처-비구 싸움에서 각종 분규에 이르기까지 불자들의 신심을 떨어뜨리는 크고 작은 사건들을
내가 누군가를 속여서 이익을 얻었다고 하자. 그러나 나에게 속은 사람이 이로 인해 불행을 겪고 있음을 알게 되면, 나는 아무래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 약간이나마 잘못을 후회하게 된다. 그러자 이익을 챙겨서 즐겁던 몸과 마음은 후회하는 그만큼 무거워진다. 이 중압감으로 인해 마음이 편치 못하다. 마음이 불편하니 정신도 산란하다. 정신이 산란하니 있는 그대로의 실상을 파악하지도 못한다. 이처럼 실상을 파악하지 못하므로 다시 뭔가에 집착하고 탐욕을 내어 후회할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 건전한 생활보장 행동지침 확고한 도덕 관념을 고수하지 않은 채 살아가는 사람들은 대체로 위와 같은 양태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런데 이 같은 행위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게 하는 도덕적 수련이 바로 계율을 준
새로운 시작이라는 기대와 설렘으로 이런저런 계획도 세우고 각오도 다지는 시기입니다. 저마다 의욕이 넘치고 다시금 힘을 내는 시점이기는 하지만 신문사 기자들에겐 고민과 걱정이 교차하는 때이기도 합니다. 늘 이맘때면 어떤 방향으로 논지를 펼칠 것인지, 어느 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룰 것인지, 어떤 기획으로 독자들의 요구에 부응할 것인지 등의 고민으로 편집국 전체가 수심(?)에 싸여 지내기 일쑤지요. 두어 달 전부터 시작되는 이러한 고민들은 연말연시에 극에 달했다가 신년호 신문을 제작하면서부터는 차츰 불안감으로 변합니다. 하느라고 했는데도 막상 결과물을 놓고 보면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편집회의를 거듭하고, 토론에 토론을 거쳐 올해의 편집방향을 ‘밝고 아름다운 세상을 추구하고, 모든 이에게 희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