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가 연일 깊은 혼란으로 치닫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퇴진을 요구하던 설조 스님이 단식을 그쳤지만 여전히 조계사 인근에는 선정적인 구호와 피켓들이 난무한다. 몇몇 거친 이들의 입에서는 욕설에 가까운 말들이 쏟아진다. 현 총무원장은 물론 이제는 전 총무원장의 책임론까지 들고나온다. 수많은 비판의 언어들 중에는 사실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항의성 집회라는 성격상 특정 인물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와 책임론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더라도 때때로 과도한 경우들이 없지 않다. ‘불자 300만 감소’ 문제도 그중 하나다.
조계종 제2교구본사 주지 성월 스님이 재임을 않겠다고 선언했다. 차기 주지후보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 전날인 7월16일이었다. 지난 4년간 범계 의혹으로 불교계 혼란의 중심에 섰던 성월 스님이 스스로 물러남으로써 이제 용주사 교구가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성월 스님의 주지임기 4년은 어느 교구본사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온갖 시비와 갈등이 끊이질 않았다. 시작은 2014년 7월, 성월 스님이 주지후보로 나서면서부터였다. 용주사 내부 문도회에 의해 승적을 위조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그러나 호법부에
21세기 최고의 역경사라는 퇴현 전재성(66) 박사. 그가 이번에는 새로운 ‘앙굿따라니까야’를 선보였다. 지난 2008년 11권으로 출간한 ‘앙굿따라니까야’를 이번에 역주와 색인 등을 대폭 보완해 단행본으로 펴낸 것이다. 덕분에 초기불교에 관심 있는 불자들은 물론 전문 연구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한국빠알리성전협회장을 맡고 있는 전 박사는 우리시대 최고의 불경 역주가로 꼽힌다. 지난 30여년의 세월 동안 그는 새롭게 번역한 우리말 불경을 들고 늘 우리 곁을 찾아왔다. 전 박사가 지금까지 펴낸 책들은 원고지로 환산하면 수십
지난 6월24일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여성 운전을 금지했던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여성이 운전대를 잡을 수 있게 됐다. 여성운전에 반대하는 두 남성이 여성 소유 차량을 불태우는 일이 벌어졌다지만 이런 반발도 일시적일 뿐 성 평등 요구를 거스르기는 어려워 보인다.이와 함께 최근 미국 성공회 공동기도문 개정 논의는 종교계도 더 이상 성 평등 문제를 외면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미국 성공회는 7월4일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총회에서 1979년 개정된 ‘성공회 기도서’의 개정안을 논의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로 시작하는 기도문에
이제 총기를 잡는 대신 종교적·철학적 신념에 따라 대체복무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헌법재판소가 6월28일 종교나 비폭력 신념 등에 따라 입영을 거부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를 병역의 한 종류로 명시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한 것이다.법무부에 따르면 양심적 병역거부로 매년 600~800명이 형사처벌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처벌 받은 국내 병역거부자도 2만여명에 이른다.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은 많은 이들이 더 이상 범법자로 살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국방부도 그간 병역기피 수단
얼마 전 양산에서는 이색적인 전시회가 열렸다. 양산시립박물관이 개관 5주년을 맞아 지난 4월부터 6월 중순까지 양산 지역 사찰벽화들을 소개하는 특별전이었다. 많은 이들이 전시회를 다녀왔고 평가도 좋다는 후문이다.사실 사찰벽화에는 흥미로운 요소가 많다. 부처님과 보살님이 등장하고 선사들이 출연하는 전법 스토리, 동자가 소를 찾아 길들이는 과정으로 선을 설명한 그림도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고 불교적인 그림만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통도사 용화전에는 서유기 장면이 그려져 있는가 하면, 명부전에는 별주부전과 호작도 등 민화풍 그림이 벽면
자신의 신념을 소비행위로 적극 표현한다는 신조어인 미닝아웃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미닝아웃은 영어의 ‘미닝(meaning)’과 ‘커밍아웃(coming out)’의 합성어로 올해 처음 등장한 신조어다. 신문과 방송에도 빈번히 등장하는 이 단어는 취향, 가치관, 정치·사회적 신념을 바탕에 둔 행위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는 사회운동의 성격을 띠고 있다.미닝아웃이라는 용어 자체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18년 소비 트렌드 선정 단어에서 비롯됐다는 데에서 알 수 있듯 소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옷, 가방, 케이스 등에 특정
1931년 3월, 미국에 대공황이 휩쓸던 시절 수백만 명이 직장을 잃고 일거리를 찾아 기차에 올랐다. 이때 테네시에서 조지아를 거쳐 앨라배마로 가는 화물열차에도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었다. 한참을 달리던 중 몇몇 백인들이 흑인들에게 돌을 던지며 기차에서 내리라고 고함을 질렀고, 흑인들도 이에 맞섰다. 그곳에는 14살에서 19살에 이르는 흑인 청소년 9명도 있었다. 기차가 앨라배마에 정차했을 때 경찰이 출동해 흑인 소년들을 스카츠보로 유치장에 집어넣었다. 부랑과 질서파괴 혐의였다. 억울하더라도 경범죄였기에 곧 풀려날 것으로 보였다.허
사찰에서 기도는 일상적으로 쓰이는 용어다. ‘초하루기도’ ‘삼칠일기도’ ‘백일기도’ ‘천일기도’ ‘철야기도’ ‘관음기도’ ‘지장기도’ ‘다라니기도’ ‘방생기도’ 등 숱한 기도들이 있다. 그럼에도 기도는 종종 부정되거나 평가절하된다. 명망 있는 스님들조차 “불교는 자력종교이고 수행의 종교이므로 빌고 바라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라거나 “기도는 하근기 중생들을 위한 방편”으로 표현한다. 이러다 보니 모든 절에서 기도가 행해지지만 정작 불교 안에서 기도의 위상은 대단히 낮다.이러한 모순된 현상은 출판계와 학계에서 선명히 드러난다. 교보문고
MBC PD수첩이 5월1일 방영한 ‘큰스님께 묻습니다’ 이후 관련 입장들이 쏟아지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과 교육원장 현응 스님의 범계 의혹이 보도되자 일부 단체는 곧바로 성명을 내고 총무원장과 교육원장이 즉각 참회하고 사퇴할 것을 주장했다. 이들 단체가 불자들의 모임이 맞나 싶을 정도로 모진 비난을 퍼붓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성명 내용이 예상을 빗나간 것은 아니다. 더욱이 이들은 사찰 일주문에 계란을 집어던지고 불자가 아닌 단체에 버젓이 재가불자상을 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던 단체이기도 하다. 또 어느 곳보다
명진 스님과 인연이 끈끈한 최승호 전 PD수첩 책임피디가 MBC 사장에 발탁되면서 조계종의 파란은 예고된 것이었다. 봉은사 주지 재임에 실패한 명진 스님은 조계종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과 독설을 서슴지 않았다. 당시 MBC에서 쫓겨나 있던 최 사장은 명진 스님을 적극 지지했고 훗날 조계종에 비판의 칼날을 겨눌 것임을 공표하기도 했다.명진 스님과 최승호 사장 끈끈함PD수첩 무리한 보도로 이어진 듯은처자 의혹 규명도 미뤄선 안 돼언론방송계 최고 권력자로 권토중래한 최 사장은 명진 스님을 잊지 않았다. 사장 취임 직후 지속적인 조계종 폄하
서울시가 장애인의 날을 나흘 앞둔 4월16일 무심코 쓰는 차별적 행정용어를 고치겠다고 밝혔다. 언어가 사람들의 의식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적절치 못한 용어를 없애기 위한 조처라고 한다. 국어바르게쓰기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번에 수정된 차별적 용어는 모두 8개로 △미망인 △학부형 △편부·편모 △불우이웃 △결손가정 △정상인 △장애우 △조선족이다.법화경 등 한글 불경에장애인 차별 용어 난무불교 평등사상과 위배남편이 세상을 떠날 때 같이 죽었어야 하는데 아직 살아있다는 ‘미망인(未亡人)’은 ‘고(故) ○○○씨의 부인’으로 순화했다. 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