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부장에 내정됐던 현고 스님이 총무원장 설정 스님을 만나 “총무부장을 맡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총무부장 인선은 원점으로 재검토될 듯 보인다.
총무원 상황에 밝은 소식통에 따르면 현고 스님은 8월13일 오전 총무원장 설정 스님과 만나 장시간 논의 끝에 총무부장을 맡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후 현고 스님은 총무원 청사를 나와 휴대폰을 끈 상태로 칩거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현고 스님은 8월12일 총무원장 설정 스님으로부터 총무부장을 맡아 달라는 통보를 받고, 13일 오전 임명장을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고 스님은 설정 스님으로부터 총무부장 내정 소식을 듣고 측근들과 장시간 고심했다. 이 과정에서 “현 종단 상황에서 총무부장을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8월13일 오전 총무원장 설정 스님을 만나 이 같은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8월9일 총무부장에 임명됐던 성문 스님이 하루 만에 사임하고, 뒤이어 총무부장에 내정된 현고 스님마저 사실상 임명을 거부하면서 총무원 집행부의 행정공백이 장기화될 듯 보인다. 이에 따라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오늘 내일 중이라도 다시 새로운 인사로 총무부장을 내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설정 스님이 오랜 기간 종무행정에서 벗어나 있었던 터라 종단 인맥이 넓지 않고, 종단 혼란이 가중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뜻 총무부장을 맡겠다는 스님도 많지 않아 총무부장 인선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럴 경우 의외의 인물이 총무부장으로 임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종단 일각에서는 조계종 해외특별교구장 현근, 대구불교방송 사장 법일, 전 총무원 총무부장 원학 스님이 물망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452호 / 2018년 8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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