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암리 일부 주민들로 인해 도량 입구가 막히고 확성기 시위 탓에 수행 기능이 마비됐던 제따와나선원이 갈등의 실타래를 풀었다. 정상적인 법회를 시작한 제따와나선원은 10월 중 개원법회를 열고 화합의 장을 마련한다.
제따와나선원(선원장 일묵 스님)은 8월9일 홈페이지에 “춘천 박암리 마을 ‘추모원반대대책위원회’와 분쟁이 종결됐다”고 밝혔다.
제따와나선원에 따르면 춘천시청과 선원, 반대대책위가 합의해 선원 진입로 확충공사를 시청 주관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갈등의 씨앗이 된 도로확장에 대한 부당한 요구를 반대대책위에서 한 발 양보한 셈이다. 앞서 반대대책위는 마을 입구부터 하천을 건너는 다리에 이르는 토지 주변 지주들을 선원에서 직접 만나 요구사항을 듣고 진입로 확장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수행 시설을 보시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한 중견기업에서도 선원의 난처함을 이해하고 ‘소유부지에 납골당을 건립하지 않겠다’는 약속형식의 공문을 춘천시청에 제출했다. 이에 선원이 확약서를 받아달라고 요구했던 반대대책위도 합의했다.
선원 진입을 막았던 시멘트 구조물과 돌덩이, 사실과 다르거나 인신공격성 문구가 적혔던 현수막, 선원 주변 만장도 8월8일부터 철거되고 있다. 연일 시위 현장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던 노동가요도 재생이 멈췄다.
제따와나선원은 “8월8일 오전부터 노동가요 재생이 멈추고 콘크리트로 폐쇄됐던 마을 진입로도 개방됐다”며 “9일 오전부터는 대책위와 마을주민들이 만장기 및 현수막, 각 가정의 선원 반대 팻말을 제거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제따와나선원은 도로교통방해와 명예훼손 등 혐의로 제기했던 소를 취하했다. 그리고 초기불교대학 공덕 과정 개편 및 신입생을 모집하는 등 정상적인 선원 운영을 재개하는 한편 10월14일 개원법회를 준비 중이다.
제따와나선원장 일묵 스님은 “많은 분들의 격려와 도움으로 법적 다툼까지 가지 않고 문제가 해결됐다”며 “매일 박암리의 모든 존재들을 위한 자애수행을 진행해왔다. 수행도량으로서 청정하고 화합하는 선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서 춘천으로 이전한 제따와나선원은 ‘금강경’을 설한 인도 기원정사 모습을 본따 건립됐다. ‘내가 살고 싶은 작은 집’ 공동저자이자 임형남·노은주 부부건축가가 “기원정사에 앉아서 사람들에게 설파하던 불교의 기본 정신을 되살리는 것”을 설계 바탕으로 두고 조성했다. 콘크리트 구조로 뼈대를 만들고 파키스탄에서 들여온 벽돌 30여만장으로 옷을 입혔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452호 / 2018년 8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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