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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려복지제도는 승가공동체 회복 위한 큰 걸음

[법보신문·조계종 승려복지회 공동기획]
1. 승려복지회 10주년 의미

출가부터 열반까지 안정적 수행 환경 제공으로 보편적 복지 실행
지원금액·수혜자 확대로 교구본사 대한 신뢰도 높아지는 결과도
승가 초고령화 대비해 불교요양병원 등 안정적 시스템 구축 필요

승려복지회 출범은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현대사회와 맞물려 그 책임이 종단으로 확대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승려복지회 출범은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현대사회와 맞물려 그 책임이 종단으로 확대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출가한 스님들에게 수행과 전법은 임종 순간까지 지속해야 하는 의무이자 역할이다. 하지만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스님들이 수행과 포교에만 전념하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특히 세속과 마찬가지로 고령화 시대를 앞두고 있는 승가사회에서도 스님들의 노후에 대한 걱정이 줄지 않는다. ‘출가에서 열반까지’라는 슬로건으로 2011년 출범한 조계종 승려복지회는 그래서 더 특별하다.

승려복지는 종도들의 한결같은 바람이자 종단의 큰 숙원이었다. 조계종이 종단 차원에서 처음으로 승려복지에 나선 것은 1983년 ‘승려노후복지원설치령’을 제정‧공포하면서부터다. 그러나 종단의 재정적 한계와 스님들의 관심 부족으로 노후복지는 제자리를 맴돌았다. 그러다 2009년 33대 총무원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승려복지는 종단의 핵심과제가 됐다. 안정적인 승가공동체 구현을 위해서는 승려복지가 최우선이 돼야 한다는 게 당시 집행부의 입장이었다.

이를 위해 2011년 4월, 조계종 총무원은 승려복지법을 제정, 스님들의 안정된 노후생활 및 의료복지 서비스 제공 등을 총괄하는 조계종 승려복지회 출범의 토대를 마련했다.

그해 10월 공식 출범한 승려복지회는 출가수행자가 수행과 포교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종합복지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승려복지회의 출범은 종단 차원에서 처음으로 보편적 승가복지에 첫 발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승려복지회는 10년간 ‘승가공동체 구현’이라는 원력을 바탕으로 스님들의 복리증진과 노후생활 안정, 수행과 전법교화에 매진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수정해 나갔다. 만65세 이상 무소득 무소임자에서 구족계를 수지하고 결계를 필한 스님은 누구나 수혜자가 될 수 있게 2014년 11월 승려복지법을 전면 개정했고 지원수준도 대폭 확대했다. 보건의료 등에 소요되는 비용 중 상당 부분을 종단과 교구가 책임지는 개선책이 만들어진 것이다. 올해 7월부터는 수혜대상으로 구족계를 수지하고 결계를 필한 스님뿐 아니라 기본교육기관에 재학 중인 사미‧사미니까지 넓힌다. 출가에서 열반까지 조계종 스님이라면 누구나 병고와 노후에 대한 걱정 없이 안정적인 수행환경에서 정진하고 전법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보편적 복지의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2011년 10월4일 조계종은 승려복지회의 공식 출범을 알리는 현판식을 가졌다.
2011년 10월4일 조계종은 승려복지회의 공식 출범을 알리는 현판식을 가졌다.

승려복지법 개정으로 인한 지원 금액과 수혜자 확대는 종도들의 종단과 교구본사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이런 가운데 승려복지가 수행생활을 하는 데 꼭 필요한 지원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교구본사들도 적극 나섰다. 교구본사 주지 선거 때마다 승려복지 확대는 빠지지 않는 공약이 됐다. 실제 교구본사별로 다양한 복지제도가 시행됐다. 직지사, 선운사, 화엄사, 해인사, 봉선사 등은 교구본사 승려복지규정이 제정됐고, 복지국장과 전담직원을 채용하는 교구본사도 늘어났다. 또 교구 대중 수행연금지원제도 운영, 선방수좌스님들에 대한 수행연금 지원, 주거복지, 실비보험료, 장례 다비, 장학금 지원 등을 총망라하는 복지시스템 구축으로 교구 승가복지의 새로운 모델이 제시됐다. 재정상태가 양호한 수말사를 중심으로 특별 분담금을 조성하고 수익사업을 통해 예산을 조성하는 등 자체적인 노력이 병행되면서 교구 화합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졌다.

봉은사는 2017년부터 승려복지를 위해 매년 10억원 이상 기금을 납부하고 있다.
봉은사는 2017년부터 승려복지를 위해 매년 10억원 이상 기금을 납부하고 있다.

이에 승려복지회는 교구본사와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승려복지가 정착될 수 있도록 행정체계 구축에 돌입했다. 지난해 구축한 ‘승려복지 통합사례관리 프로그램’이 그 결과물이다. 이는 종단 소속 스님들의 의료비, 요양비, 국민연금, 건강보험, 검진 및 예방접종비 지원 현황을 한 눈에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승려복지회는 지난 10년 간의 승려복지 지원 자료 입력이 완료되면 교구본사와도 정보를 공유해 효율적인 승려복지 행정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승려복지회장 금곡 스님은 “스님들에 대한 복지혜택을 늘리기 위해서는 재정확보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며 “하지만 종단의 안정적인 미래를 위해서는 승려복지가 정착돼야 하는 만큼 종단차원에서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승려복지회는 사회보다 더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스님들의 초고령화에 대비하고자 동국대 일산병원과 MOU를 체결, 불교요양병원 및 요양원 건립을 추진하고 부지마련에 들어갔다. 승려복지회에 따르면 종단 스님들 초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만65세 이상 스님이 2024년 36%, 2034년에는 55%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승려복지회는 불교전문요양병원을 건립하기로 하고 동국대의료원과 협의 중이다. 불교요양병원 및 요양원 건립은 총무원 제36대 집행부의 중점 추진과제이기도 하다.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취임 초 백만원력결집불사를 추진하며 불교요양병원 및 요양원 건립으로 노환과 병고로 사찰 내에서 돌봄이 어려운 스님들이 임종까지 출가자의 위의를 지킬 수 있도록 종단 차원에서 돌봄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박종학 조계종 승려복지회 차장은 “승려복지가 완벽히 구축될 때 화합의 승가공동체도 복원될 수 있다”며 “종단의 미래를 위해 사부대중의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588호 / 2021년 6월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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