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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은 자네 앞에 있어! 그대 눈이 어둡구만!”

  • 교학
  • 입력 2021.11.05 21:31
  • 수정 2021.11.07 19:38
  • 호수 1608
  • 댓글 1

월탄 스님 ‘청담 스님 50주년 학술대회’서 추모 법문 진행
청담 스님 ‘비구8대원칙’과 강조…“종단 차원 선양 필요해”

청담문도회·청담장학문화재단·도선사가 11월4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공연장에서 ‘현대 한국불교와 청담 큰스님’을 주제로 열반 50주년 추모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조계종 원로의원 원행, 청담문도회 대표 동관, 도선사 전 주지 혜자·도서, 조계종 인권위원회 위원장 진관 스님 등 사부대중 40여명이 참석해 학술세미나를 경청했다.
청담문도회·청담장학문화재단·도선사가 11월4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공연장에서 ‘현대 한국불교와 청담 큰스님’을 주제로 열반 50주년 추모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조계종 원로의원 원행, 청담문도회 대표 동관, 도선사 전 주지 혜자·도서, 조계종 인권위원회 위원장 진관 스님 등 사부대중 40여명이 참석해 학술세미나를 경청했다.

1950~1960년대 불교정화불사를 주도해 대한불교조계종 근간을 마련한 청담 스님. 선교율을 두루 갖춘 선지식이자 인욕보살로 불렸던 청담 스님이 열반한 지 50주년이 됐다.

청담문도회·청담장학문화재단·서울 도선사가 청담 스님(1902~1971) 입적 50주년을 기리며 11월4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공연장에서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조계종 명예원로의원이자 단양 미륵대흥사 회주인 월탄 스님이 추모 법문에 나섰다. 스님은 법문 시작과 동시에 대중을 향해 크게 소리쳤다.

“청담 큰스님! 큰스님은 어디에 계십니까? 내가 안보여? 나는 항상 자네 앞에 있어! 그대들 눈이 어둡구만. 나는 항상 중생 앞에 나타나있는데, 나를 봐주는 사람은 별로 없더라고. 마음이 아파!”

월탄 스님의 목소리에 장내에 긴장감이 맴돌았다. ‘육신은 유한하지만 법신은 영원하다’던 청담 스님의 가르침을 잊고 있는 대중을 향한 에두른 견책이었다.

월탄 스님은 ‘정화6비구’ 가운데 현재 유일한 생존자다. 정화운동이 대법원 판결로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1960년 11월24일 서울 서소문 대법원장실에 여섯 스님이 들어가 정화의 정당성과 이유를 설명했다. 이후 “불법에 대처승은 없는데 재판에서 세간법이 이를 인정하려 하지 않아 호소하러 왔다”며 할복을 시도했다. 월탄 스님은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증언하며 말을 이어갔다.

“남쪽 천릿길을 걸어와 성사께 문안드립니다(千里萬來問舍人)./ 청산은 적적한데 세월 몇 해나 지났습니까(靑山寂寂幾經春)?/ 말세에 난법을 만나면(若逢末世難行法)/ 저 또한 성사를 따라 신명을 아끼지 않겠나이다(我亦如君不惜身).”

전국승려대회에 앞서 전 덕숭총림 방장 원담 스님이 젊은 수좌 200~300명 앞에서 건넨 시 한수라고 전했다. 이는 고려 대각국사 의천 스님이 신라 이차돈의 묘 앞에서 읊은 시였다. 월탄 스님은 원담 스님이 식민불교 잔재를 청산하기 위해 이차돈 성사와 같은 순교가 필요하다고 역설했고, 청담 스님이 비밀리에 순교단을 조직했다고 회상했다. 목숨을 건 ‘6비구’ 모습에 사회에서 큰 파장이 일어났고, 여론이 동요했으며, 대법원 판결을 역전시킨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청담 스님은 ‘8대원칙’을 강조했습니다. 스님이라면 최소한 이 8가지를 지켜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것이 지켜지지 않는 순간 한국불교가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도 경고했습니다.”

월탄 스님은 ‘비구8대원칙’을 하나하나 소개했다. 8가지 원칙에 따르면 비구승은 △독신일 것 △삭발염의할 것 △비불구자 △백치가 아닌 자 △살도음망을 하지 않는 자 △불주육초 △승려 3인 이상과 단체생활을 하는 자 △25세 이상이어야 한다.

월탄 스님은 조계종단 차원에서 청담 스님의 가르침이 선양돼야 한다고 말을 이어갔다. “법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버릴 수 있는 기개와 결단이 필요하며 이것이 종단차원에서 청담 스님의 신심과 가르침을 계승해야하는 이유”라고 말하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월탄 스님의 추모법이 끝나자 청담 스님의 사상을 조명하는 학술 발표가 이어졌다. 이날 4명의 연구자가 ‘현대 한국불교와 청담 큰스님’을 주제로 학술 성과를 소개했다. △청담순호의 마음 인식과 정화 이해(고영섭/ 동국대) △청담의 심학과 정화운동(유승무/ 중앙승가대) △청담의 불교현대화 사업과 정신계승(김광식/ 동국대) △청담 스님의 정화정신과 불교근대화(이광준/ 서울불교대학원대)가 발표됐다. 이어 이성운 동방문화대학원대 교수, 박수호 중앙승가대 교수, 한상길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 이건호 조계종 방생법회 회장이 논평자로 나섰다. 사회는 서재영 성균관대 초빙교수가 맡았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08호 / 2021년 11월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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