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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이 김선달’ 빗대 사찰을 사기꾼 집단으로 매도

스님·불자들 공분 일으킨
정청래 의원의 불교폄하

정청래 의원의 불교폄하 발언으로 불교계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서울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주요사찰에 정청래 의원을 규탄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정청래 의원의 불교폄하 발언으로 불교계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서울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주요사찰에 정청래 의원을 규탄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5일 국회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국립공원 내 사찰 ‘문화재관람료’를 ‘통행세’로, 이를 징수하는 사찰을 ‘봉이 김선달’에 빗대 사기꾼 집단으로 폄하해 불교계의 공분을 샀다. 정 의원은 이날 문화재청장에게 “매표소에서 해인사 거리가 3.5km”라며 “3.5km 밖 매표소에서 표 뽑고 통행세 내고 들어가요. 그 절에 안 들어가더라도 내야 해요. 봉이 김선달도 아니고요”라고 했다. 

그러나 정 의원의 발언은 사찰 문화재관람료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을 뿐 아니라 사실관계에 있어서도 크게 벗어나 있었다. 특히 정 의원이 언급한 해인사는 홍류동 입구 초입부터 가야산 정상에 이르는 1000만평의 구역이 ‘가야산 해인사 일원 명승 62’로 지정돼 있어 명승구역에 입장하는 탐방객들에게 ‘문화재관람료’를 징수해 온 것이었다.  따라서 이를 ‘사찰입장료’라고 주장하고 ‘봉이 김선달’에 빗댄 것은 해인사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한 발언이었다. 

조계종은 즉각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발표하고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중앙종회, 교구본사주지협의회, 해인사 등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정청래 의원의 사과와 발언 정정”을 요구했다. 

불교계의 공분이 확산되자 송영길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조계종 대표단의 항의방문을 받은 자리에서 “정 의원의 발언에 편견과 오해가 있었다”고 대신 사과했다. 

그럼에도 정 의원은 조계종의 사과 요구를 거부한 채 오히려 자신의 발언이 틀리지 않았음을 재차 강조했다. 심지어 정 의원은 10월21일 문체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영화관람료는 영화를 보는 사람에게 받아야 한다”며 “극장에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근처에 있다고 받으면 안 되겠죠”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발언과 관련한 한 언론매체의 댓글을 인용하면서 “댓글이 2400개가 달렸는데 대부분 정청래 말이 맞다는 의견”이라며 “이것이 국민 여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계종의 정중한 사과 요구를 조롱하듯 대응한 정 의원의 발언은 성난 불심에 기름을 부은 꼴이었다. 

정청래 의원 발언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이재명 대선후보가 대신 사과했다.
정청래 의원 발언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이재명 대선후보가 대신 사과했다.

조계종의 대응수위는 한층 높아졌다. 정청래 의원의 사과를 넘어 국회의원직 사퇴를, 더불어민주당 측에는 출당 혹은 제명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전국 사찰에는 ‘정청래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대선을 앞두고 정청래 의원의 발언으로 불교계에서 ‘반정부여당’ 정서가 확대되는 것을 경계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11월1일 최고위원회 회의를 열어 “(정 의원의) 비하 발언으로 조계종과 해인사에 누를 끼친 점에 대해 깊이 사과하고 유감을 표한다”고 재차 사과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도 11월8일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예방하고 “우리 식구 중 하나가 국정감사에서 과한 표현으로 불교계에 심려를 끼쳐드려, 대표님이 사과의 말씀을 하셨지만, 저도 대표할 자격이 있다면 대신 사과를 드린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럼에도 정 의원은 요지부동이었다. 

정 의원은 50여일이 지나 조계사를 찾아 사과하겠다고 했지만 조계종의 거부로 무산됐다. 
정 의원은 50여일이 지나 조계사를 찾아 사과하겠다고 했지만 조계종의 거부로 무산됐다. 

그러다 당내 압박이 커진 듯 정 의원은 논란을 빚은 지 50여일이 지나서야 “조계종에 사과하겠다”며 서울 조계사를 불쑥 찾았지만, 조계종의 거부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후 정 의원은 “사찰 문화재관람료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며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법안을 발의하고 개별적으로 지방사찰을 찾아 사과의 뜻을 전하고 있지만, 이미 자신의 발언으로 큰 상처를 입은 스님과 불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별취재팀

[1617호 / 2022년 1월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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