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명 스님, 밀교 가르침 오롯이 담긴 사불전 연다

  • 문화
  • 입력 2022.02.21 11:35
  • 수정 2022.03.07 14:56
  • 호수 1621
  • 댓글 0

3월7~19일, 부산 소소공간서 ‘금선불향’
바즈라명상센터 1주년 기념 20여점 전시
“현대인에 밀교 수행 소개하는 지름길”

청명 스님이 금니로 사경한 ‘다라니’ 작품.
청명 스님이 금니로 사경한 ‘다라니’ 작품.

부산 영도 연종학림과 중앙동 바즈라명상센터에서 밀교 수행을 지도하는 청명 스님이 그동안의 사불 작품을 한 자리에 전시하는 첫 개인전을 개최한다. 

바즈라명상센터 개원 1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전시회의 제목은 ‘금선불향(金線佛香), 선에서 나오는 부처님의 향기’다. 3월7일부터 19일까지 13일간 중앙동 소소공간 2층 소소갤러리에서 진행될 이 전시에서는 청명 스님이 수행으로 삼고 정진해 온 사불 작품 20여점이 소개된다. 

사불 초심자에게 두루 알려진 관세음보살 42수는 스님의 붓길을 통해 더 자연스러운 자비 손길로 표현됐다. 티베트불교 사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덟 가지 길상을 하나하나의 작품으로 접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백의관세음보살 작품에는 신묘장구대다라니가 함께 새겨져 있다. 다라니의 제목은 한문으로, 내용은 산스크리트어로 새겨 사경·사불 합작품이 됐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작품은 ‘철선 사불’이다.  철사처럼 선 자체가 가늘다고 해서 ‘철선(鐵線)’이라고 칭한다. 한국 사찰에서 익숙하게 볼 수 있는 신중탱화의 주존을 단독으로 표현한 예적금강은 금분 세필로 더욱 명징하게 빛난다. 준제보살로 호칭되는 18비관음은 철선을 타고 금방이라도 한쪽 팔을 뻗을듯한 친숙한 느낌마저 선사한다. 티베트 양식으로 표현된 4비관음은 그 모습을 육안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울 만큼 가는 선으로 표현됐다. 작품에 빛을 비추면 빛을 통해 관음의 형상이 미묘하게 드러난다. 보이지 않을 듯 보이는 보살의 미소 그대로 감동을 선사한다. 

청명 스님 作, 18비 관음.
청명 스님의 철선사불 작품, 18비 관음.

 

청명 스님에 따르면 한 올의 붓에 금분을 묻혀 조성하다시피 한 4비관음은 완성까지 꼬박 한 달의 기간이 소요됐다. 무엇보다 단 한 가닥의 실수도 허용하지 않는 집중력이 필요했다. 게다가 이 작품에 몰입하면서 생긴 심각한 안압으로 인해 시력을 잃을 위기까지 경험했다. 스님은 “어떤 일을 하든지 자신의 마음과 몸 상태를 잘 관찰해서 오롯이 집중하되 지나치게 매몰되지 않는 것도 큰 공부임을 배운 기회”라고 전했다.

청명 스님이 사불 수행을 시작한 것은 10여년 전이다. 진언수행에 더 깊이 몰입하기 위해 스스로 일본, 중국, 티베트 사경 교본을 구해 산스크리트어 만트라(진언)를 따라 쓰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자연스럽게 사경에서 사불로 영역이 확장됐고 수행을 거듭할수록 집중력과 함께 밀교의 가르침도 선명하게 다가왔다. “취미 삼아 시작했다”는 소박한 표현과는 달리 스님은 국민예술협회 사경부문 초대작가로도 등재돼 있다. 

청명 스님은 “만트라를 보고 따라 쓰고 새기다 보면 어렵게 느껴지는 밀교의 상당 부분이 이미 한국 불교 속에 녹아 있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며 “이 전시회가 한국 불교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밀교가 누구에게나 쉽고 편안하게 다가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취지를 전했다. 

바즈라명상센터는 청명 스님이 밀교의 대중포교를 발원하며 지난해 4월30일 개원한 현대식 수행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스님이 지도하는 밀교 수행법을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배울 수 있다. 젊은 세대를 위해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점도 주목된다. 같은 건물 1층은 청명 스님의 유발 상좌가 운영하는 찻집이다. 건물 전체가 문화와 수행, 명상의 공간이라는 점 또한 이 시대 불교의 새로운 방향성을 발견하도록 이끈다.

청명 스님은 한국의 제방 선원뿐만 아니라 국내외에서 다양한 수행법을 접하며 스스로 가장 적합한 수행법을 찾아 정진해왔다. 미얀마 마하시선원, 중국 구화산에서도 정진했다. 정토염불에도 매진했다. 그러던 중 홍콩 원융불학원과 인연이 닿아 일본 고야산에서 전통을 이어온 진언종의 밀교 수행을 접했다. 고야산 홍콩 분원 묘종사에서 관제 아사리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다. 3년여 전부터 밀교 수행을 지도하기 시작했으며 사단법인 미소원 청년회 지도법사도 맡아 청년 포교에도 앞장서왔다.
070-4411-4499

 

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621호 / 2022년 2월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