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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상반기 불교박사-상]

  • 교학
  • 입력 2022.02.25 20:25
  • 수정 2022.03.07 17:19
  • 호수 1622
  • 댓글 2

새 불교박사 32명 중 수행·명상 주제 8편…인물·미술사 연구도 강세

동국대 18명, 위덕대·동방문화대 각 3명, 중앙승가대 2명 등
18세기 경기지역 독특한 화풍, 신라하대 철불 조성 배경 눈길
규봉종밀부터 환성지안·용성 스님·백성욱 등 인물 조명 다양

법보신문 조사결과 2022년 상반기 불교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자는 모두 32명으로 확인됐다. 이중 동국대가 18명으로 가장 많았고 위덕대와 동방문화대학원대가 각각 3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중앙승가대에서 2명, 서울불교대학원대·한양대·서강대·한국외대·금강대·공주대에서 각 1명의 불교박사가 나왔다.

분야별로 보면 불교를 수행이나 명상 측면에서 접근한 논문이 8편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사고, 정서, 신체감각 등 효과적인 자기조절능력 향상을 위한 마음챙김·MBCT 등 명상이 꾸준히 주목받는 학문분야임을 입증한다. 인물을 탐색한 논문도 7편으로 2020~2021년에 이어 꾸준한 연구 강세를 보였다. 미술·미술사(6), 교학(5), 문헌(2), 사회(2), 비교(1), 복지(1) 분야 논문도 있었다.

법보신문은 올 상반기 박사학위 논문을 2회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권보경 박사의 ‘신라 하대·고려 철불 연구’는 우리나라에서 철불이 제작된 배경과 철불 조성이 증가하고 감소된 원인을 사회경제적 양상에서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그간 신라하대 철불이 조성되기 시작한 원인은 주로 ‘선종의 성격’ ‘호족의 성향’ ‘동 재료의 부족’으로 파악돼 왔지만 권 박사는 이들이 직접적 원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선종의 성격은 철의 물성(物性)이나 불상의 조성과 직접적 관련이 없고 철불 조성의 주체도 호족이 아닌 신라 왕실이었으며 신라에서 동을 수출하고 있었기에 동이 부족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철불 제작의 직접적 원인은 청동제품을 만들 때 적은 양이지만 반드시 필요한 주석 수급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며 지방 선종사원과 관계를 맺기 위해 사찰에 불상을 보내고 싶었던 신라 문성왕(재위 839~857)이 경제적·사회적 이유로 비교적 저렴한 철을 활용해 불상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12세기 중엽 이후로 고려가 주석을 안정적으로 수급하게 되자 철불 조성도 감소됐다고 보았다. 

최학 박사의 ‘18세기 경기 화승과 불화의 화풍 연구’는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18세기 경기 지역 화승과 이들의 독특한 화풍을 심층 분석했다. 18세기 경기 지역엔 새로운 화풍이 형성됐었는데, 최 박사는 그 이유를 의승역과 관련있을 것으로 보았다. 17세기 남·북한산성을 축조하고 이를 수비하고자 각 지방에서 의승을 선출했었다. 이때 잡역·벌역을 담당할 장인을 소속됐고, 여기 포함돼 있던 화승이 경기 지역에 장기간 머물게 되면서 남한산성 인근에 거주하던 화승들과 집단을 이뤘고 이들로 인해 경기 지역만의 새로운 화풍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최 박사는 현존하는 18세기 경기지역 불화 16점의 본존 상호 세부 표현을 분석해 수화승(각총·설훈·상겸·연흥·민관·상훈)들의 고유한 채법과 각 문중의 화업 전승 과정까지 밝혀냈다. 

홍나연 박사의 ‘원광법사 진영과 그 복원 연구’는 삼국이 대립하던 6~7세기 계율과 방편으로 대중을 교화한 원광 스님(550~630혹은640)의 초상화(진영)를 창작해 새롭게 복원하는 과정을 논문에 담아냈다. 홍 박사는 고승 진영의 획일화된 양식을 지적했다. 이는 현존하는 고승 진영 대부분이 임진왜란 이후 영·정조대 일시적인 불교 부흥을 맞으며 짧은 시간 대량 제작됐기 때문이다. 홍 박사는 신라 원광 스님의 상호·복식·지물·대좌·법피·전신을 문헌자료를 통해 새롭게 구현했으며 해당 논문에 진영의 창작과 채색, 복원 과정을 상세히 담아냈다. 

권지은 박사의 ‘불화의 초본 제작과 동초 방법 연구’는 실제 제작자의 입장에서 불화 제작 과정을 체계화한 논문이다. 권 박사는 궁중회화는 각종 의궤에 제작 과정이 상세히 기록돼 있지만 불화는 화기를 제외하곤 제작 과정을 파악할 수 없다는 것에 문제 의식을 가졌다. 이에 불화 제작 과정에서 정보기록과 설계도 역할을 하는 초본(草本)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초본 용도를 ‘밑그림용’ ‘제작용’ ‘전승용’으로 나눠 체계화 했다. 또 초본을 제작하는 주체인 출초화승이 제작한 불화의 화기 1570여건과 출초화승이 등장하는 화기 220여건을 집중 고착해 출초화상의 특징을 세대별로 탐구했다. 

김희종 박사의 ‘무호 백성욱 연구-금강경 신행공동체를 중심으로’는 한국 최초 독일 철학박사이자 수행자·독립운동가·내무부 장관·동국대 총장을 역임한 무호 백성욱(1897~1981) 선생이 후학을 위해 결성한 ‘금강경’ 신행 공동체의 특징을 고찰한 논문이다. 김 박사는 1929~1938년 금강산에서의 신행 공동체가 규칙과 지침을 철저히 실천하고 ‘대방광불화엄경’을 봉송했지만, 1962~1981년 소사에서의 신행 공동체는 무원칙으로 자발적으로 실천하고 ‘금강경’ 독성과 미륵존여래불을 봉송한 도량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백성욱 선생이 신행 공동체의 수행 경전을 ‘화엄경’에서 ‘금강경’으로 선회한 시기를 1962년 소사도량이 생겨난 직후로 분석한 뒤 경전 을 선회한 이유는 몸으로 복을 짓는 실천행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고 강조했다.

김두진 박사의 ‘규봉종밀의 화엄선 연구’는 종밀 스님(780~841)의 독자적 사상인 화엄선을 탐색하기 위한 논문이다. 종밀 스님은 ‘원각경’의 본래성불을 사사무애법계의 성불론과 결부한 뒤 기존의 진성과의 관계성이 아닌 돈오에 중점을 둔 일체 본원의 성불론으로서 독자적 사상 체계를 지녔다고 강조했다. 또 주장을 뒷받침하고자 초조 두순 스님(557~640)을 시작으로 지엄(602~668), 법장(643~712), 징관 스님(738~839) 등 화엄 종조들의 교리와 성불론을 종합적으로 조망했다.

허정선 박사의 ‘백용성 선사의 참선포교에 관한 연구’는 용성 스님(1864~1940)의 참선 포교에 초점을 맞춘 논문이다. 허 박사는 용성 스님의 저술 활동과 대각교 운동, 3·1독립운동 활동에 스님의 수행법이었던 참선 사상이 중요한 바탕을 이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님의 수행법은 깨달음을 얻기 위해 반드시 의정을 통해 화두를 타파해야 한다는 간화선 절대주의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근대 선지식 가운데 유일하게 도심 대중 포교를 추진했고 한국 근대사회에서 참선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무각 스님(장희정)의 ‘환성지안 연구’는 조선 후기 화엄대강백으로 존경받은 환지안 스님(1664~1729)의 저서 ‘선문오종강요’와 ‘환성시집’에 담긴 선사상을 분석해 지안 스님의 수행관을 고찰했다. 지안 스님은 우리나라에 토착화된 임제의 종통을 계승하면서도 선시를 짓고 화엄법회를 열어 대중과 교류했다고 설명한 뒤 유연한 교화 방법을 선택한 스님의 선사상은 ‘반야공사상’과 ‘화엄선사상’으로 압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명본 스님(김영호)의 ‘불설별미후경의 연원과 변용 연구’는 본생담(jātaka)을 번역해 집성한 한역 불전 ‘생경’의 제10화 불설별미후경을 집중 고찰했다. 본생담에 두 종류로 수록된 불설별미후경은 악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Suṃsumāra-jātaka와 원숭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Vānara-jātaka로 구분된다. 명본 스님은 ‘불설별미후경’이라는 경명이 명시하는 ‘자라와 원숭이’ 이야기는 인도에서 ‘악어와 원숭이’ 이야기로 유포됐을 것이며 악어(śiśumāra)와 원숭이(makara)가 다양한 형태로 변용되고 있지만 지향점은 불보살의 위대한 구제력과 실천윤리를 강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자헌 스님(권정현)의 ‘온, 심소, 자증으로서의 수’는 색수상행식의 오온 가운데 수(受)의 작용을 밝히고 있다. 대상에 대해 고(苦)·락(樂)·불고불락의 1차적 감수작용을 하는 수를 파악하고자 니까야·아비담마·아비달마에 언급된 수의 개념과 정의를 체계화하고 경전에서 수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와 내포하고 있는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나아가 온, 심소, 자증으로서의 수를 다각도로 조명했다. 자헌 스님은 자아가 실재한다는 생각은 수를 왜곡해 인식했기 때문이고, 불교의 수는 무상성과 연기성의 특징을 지녔기에 수를 바르게 이해한다면 그것이 고통에서 벗어나는 무상·고·무아에 대한 자각이라고 규명했다. 

김원주 박사의 ‘대인상 개념의 성립 연구’는 그간 불교학계에서 주요 쟁점으로 부각되지 않았던 붓다의 신체 묘사에 관한 논의를 시도했다. 김 박사는 붓다 신체가 가진 상징을 심도 깊게 고찰하고자 32대인상의 가장 일반적 정형구를 가진 경전 ‘락카나숫따’를 중심으로 대인상 개념을 조명했다. 대인상 개념은 군주의 개념을 통해 인도에서 불교로 들어와 발전했고, 인도적 종교 환경에서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인도 점성학에서 세속적 성인의 신체를 차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락카니숫따’의 32대인상은 브라만 전통과 달리 불교 내에서 자체적으로 발전한 개념으로 이후 32대인상을 갖춘 전륜성왕 개념으로 발전됐다고 보았다. 

상민 스님(도정태)의 ‘붓다의 수행과 정각에 관한 연구’는 붓다의 정각을 다룬 10가지의 ‘니까야’와 6가지의 ‘아함경’을 중심으로 국내외 학자들의 최신 연구성과를 반영해 붓다의 정각 과정을 집중 탐색했다. 보살이 출가 직후 겪었던 감각적 욕망의 극복 방법부터 정각 이전 두 스승에게 배웠던 무색계 선정을 정각 이후로도 제자들에게 다시 가르친 이유, 보리수 아래에서 확고한 결심을 할 때 일어난 여러가지 신비로운 사건이 묘사된 원인, 마라의 정체와 불전에서의 역할 등을 차례로 분석했다.

경은정 박사의 ‘청소년을 위한 참나(眞我) 만나기 명상프로그램 적용 및 효과 연구’는 성인의 정서 조율과 인지 조율을 위해 개발된 성인용 NDT(Non-Dual Therapy)를 청소년 발달 단계에 맞게 응용해 청소년용 NDT 프로그램을 새롭게 개발한 논문이다. 이를 위해 중학교 1~2학년 재학생 28명을 대상으로 개발 프로그램을 8회 실시하고 중학생 자아정체감, 정서지능, 자아존중감, 또래관계, 마음챙김 주의 자각에 유의미한 성과가 있음을 입증했다. 

브라이언 써멀즈 박사의 ‘유식불교 관점에서 마음챙김기반 개입 해석’는 마음챙김에 근거한 인지치료(MBCT) 프로그램이 불교의식 모델에 영향을 받았음에도 일반인을 위한 윤리를 다루지 않고 있고, 무상한 자아를 실체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부정확한 사고에서 비롯된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과 실체 사이의 간극으로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MBCT의 철학적 틀을 개선하고자 유식불교 관점에서 이를 새롭게 풀어갔다.

오안나 박사의 ‘유아교사를 위한 사성제 기반 인성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적용 효과’는 가정 내 자녀 양육 책임 의식이 점차 감소하면서 유아교사의 영향력은 점차 커지고 있지만 정작 교사 인성교육에 대한 지원과 관심은 부족하다고 지적한 뒤 사성제를 활용한 인성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해당 시안을 교육 현장에 직접 적용한 결과 유아교사의 심적 평안함이 높아졌고 교사 역량도 개선된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미정 박사의 ‘명말·청초 유가적 지식인의 불교이해’는 명나라 말 심학(心學)이 형성되면서 불교사상이 수용됐고 불교가 유가지식인에게 지대한 영향을 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유가 지식인들이 우위의 위치에서 불교 사상을 유가 질서에 맞게 편입한 것이라고 주장한 논문이다.

정행 스님(정경식)의 ‘훼불의 원인분석과 대응전략’은 개신교가 훼불을 자행한 원인과 배경을 분석한 뒤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대응 방안을 수립하고자 고찰한 논문이다. 훼불에 대응하기 위해선 종교간의 협력도 중요하지만 종교차별을 발견하면 곧바로 기관에 신고할 수 있는 교육과 감시체계가 서둘러 구축돼야 하고 차별금지법 제정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병관 박사의 ‘심층생태학의 문제와 불교생태철학’은 생태학적 실천방안을 불교 보살사상을 통해 구체화하고 이를 삶 속에서 생활화하는 것이 인류 생존을 위한 대안이 될 것으로 파악했다. 원 박사는 인간 중심이 아니라 생명 중심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생태계 문제를 무시한 종교 체계와 이념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며 더 많은 사람들과 더 근본적인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종교가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22호 / 2022년 3월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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