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관저 뒤편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미남불·보물)이 개방 이틀 만에 훼손 위기에 처했다. ‘청와대 미남불’을 향해 절하는 관람객들을 보고 분노한 기독교신자가 불전함과 사기그릇을 집어 던져 불상 훼손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50대 여성 A씨는 이날 오후 1시30분 불전함과 사기그릇을 집어 던져 경내 시설을 파손한 혐의(재물손괴)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종로 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범행 직전 “내가 청와대의 주인이다” “나는 하나님의 아들이다” 등을 외치며 난동을 부렸다.
A씨는 범행 사실을 모두 시인한 상태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기독교인인데 사람들이 (불상을 향해) 절하는 것을 보고 하나님이 노하신다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A씨를 불구속 입건한 뒤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청와대 석조여래좌상은 높이 108㎝, 어깨너비 54.5㎝, 무릎너비 86㎝의 통일 신라(9세기) 불상으로, 경주 석굴암 본존불과 양식이 유사하다. 1913년 서울 남산에 있는 총독 관저에 놓였다가 1939년 총독 관저가 청와대로 이전하면서 함께 옮겨진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 2017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관저 뒤편을 산책하다 불상의 가치를 재평가해 보라고 당부하면서 서울시 유형문화재에서 보물로 격상됐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33호 / 2022년 5월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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