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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uddhism 세계 중심에 서다] 2. K팝 스타 ‘최애’ 불교 굿즈

  • 새해특집
  • 입력 2022.12.28 15:38
  • 수정 2023.01.05 21:18
  • 호수 1663
  • 댓글 2

BTS 정국 입은 법복, 미국·러시아·사우디 등서 주문 쇄도

아이들 소연은 이사가면 동네 절부터
기독교신자 2PM 준호도 ‘목탁 러버’
방탄소년단 멤버 나란히 기와불사
전 세계 아미들 성지된 ‘강화 보문사’
여름휴가 ‘절’에서 보낸 RM과 슈가
곡 만드는 책상 위에는 ‘반가사유상’
스타들 SNS 타고 불교문화 세계로

MBC 예능 ‘나혼자산다’의 아이들 전소연.
MBC 예능 ‘나혼자산다’의 아이들 전소연.

#1. “절이란 공간이 제게 편안함을 줘요. 이사가면 동네 절부터 뚫어(?) 놓는다고 해야 하나. 하하.”

‘(여자)아이들’의 리더로 직접 작사·작곡·프로듀싱하며 국내외 음원차트를 싹쓸이한 ‘만능돌' 전소연이 2022년 5월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일상을 공개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랩과 무대 장악력, 뛰어난 패션 감각으로 MZ세대의 사랑을 받고있는 그가 콕 짚은 서울의 ‘핫플레이스’는 바로 아차산 영화사.

겨자색 조끼와 먹물색 바지의 법복고 대웅전에 앉은 소연은 가방에서 손바닥만 한 ‘천수경’을 꺼내 든다. 그리고 이어지는 인터뷰. “얼마 전 활동이 끝났잖아요. 전 욕심쟁이고 경쟁도 좋아하는데 불경엔 남의 것 탐내지 말라고 하거든요. 마음을 비우고 싶어서 절에 왔어요.” 이 장면을 본 보이그룹 ‘샤이니’의 키가 말한다. “무대 모습만 보고 화려하고 세련된 일상을 보낼 줄 알았는데, 완전 반전.”

MBC 예능 ‘나혼자산다’의 2PM 이준호.
MBC 예능 ‘나혼자산다’의 2PM 이준호.

#2. “아침에 일어나서 목탁부터 칩니다. 예? 제 종교요? 기독교 신자이긴 한데….”

그룹 2PM 멤버이자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정조를 연기해 큰 인기를 얻은 이준호가 아침에 일어나 두 손에 든 건 다름아닌 목탁. ‘나 혼자 산다’에서 개그우먼 박나래가 “준호씨, 불교 신자세요?”라고 묻자 “아, 전 기독교이긴 한데…. 올 초 마음 다스릴 일이 있었는데 목탁소리가 유독 제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더라고요”하며 머쓱한 미소를 짓는다. MBC ‘라디오스타'에서도 그는 “제가 소리에 유독 예민하다. 근데 목탁소리만 울리면 마음이 편해진다”면서 “목탁이 최고”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자타가 인정하는 ‘목탁 러버’.

TV 리얼리티 예능에서 공개된 K팝 스타들의 흔한 일상. 이렇듯 불교를 바라보는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108배를 할 때 주로 입던 ‘법복’은 화려한 화장과 과감한 의상에 지친 아이돌을 해방시키는 ‘데일리룩’이 됐고 ‘사찰’은 복닥복닥한 인파에서 이들을 구원할 ‘고즈넉한 비상구’가 됐다.

JTBC 예능 ‘효리네민박’의 아이유·이효리·이상순.
JTBC 예능 ‘효리네민박’의 아이유·이효리·이상순.

영화 ‘브로커’로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가수 겸 배우 아이유(이지은)도 2017년 JTBC ‘효리네 민박’에서 특별 휴가가 주어지자 가장 가고 싶은 곳으로 “사찰”을 외쳤다. 이효리·이상순 부부와 제주 천왕사를 찾은 그에게, 왜 사찰이 좋냐고 묻자 그는 “그냥…”하며 배시시 웃는다.

지난 10년간 미국 빌보드차트 1위에 가장 많은 곡을 올린 아티스트이자 그래미상 후보까지 오르며 전 세계 대중음악을 평정한 BTS.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다 보니 이들이 머문 자취를 찾아가는 여행도 덩달아 인기다. 이른바 ‘방탄 투어’다.

그런 그들이 ‘종종’ 국내 사찰을 찾는다. 7명 모두 “종교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2016년 겨울 세계시장 석권을 위해 본격 도전에 나서기 직전 다함께 찾은 곳은 다름 아닌 강화 보문사다. 이들은 공식 트위터에 기와불사 인증샷을 남기며 “세계 진출 대박 기원”이란 멘트를 남겼는데, 그 소원이 어느새 ‘완전 성취’되면서 불자들 사이에서만 유명했던 ‘소원 명당’ 위상이 전세계 아미(ARMY·팬클럽)들 귀까지 들어갔다. 해외 팬들이 점차 몰리다 보니 보문사 측도 ‘BTS 인증샷’ 사진을 코팅지에 넣어 걸어 둔 상태. 인증샷 구역은 웬만한 유명 식당보다 웨이팅이 더 길다.

리더 RM(김남준)과 슈가(민윤기)는 2022년 여름 휴가지로 사찰을 찾았다. RM은 친구들과 김천 직지사에서 템플스테이했고 슈가는 가족들과 경주 불국사를 들렀다. 데뷔 9년 만에 ‘단체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하고 난 직후라 세계의 시선이 그들이 찾은 한국 사찰로 쏠렸다. 이들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12월27일 기준 4143만명(슈가)과 4051만명(RM). 서울 전체인구 4배를 훌쩍 넘는 수가 그들이 올린 직지사·불국사 피드를 보고 ‘좋아요’ 하트 버튼을 눌렀다.

BTS의 리더 RM은 ‘rkive’란 이름의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었다. RM의 첫 글자 ‘R’에 ‘아카이브(archive·기록 저장소)’를 합성한 이름이다. 그의 계정에 올라온 불교 관련 피드를 따로 모아 정리해 봤다. 직지사, 연주사, 조계사와 권진규의 작품 ‘불상’ 등 사진이 올라와 있다.
BTS의 리더 RM은 ‘rkive’란 이름의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었다. RM의 첫 글자 ‘R’에 ‘아카이브(archive·기록 저장소)’를 합성한 이름이다. 그의 계정에 올라온 불교 관련 피드를 따로 모아 정리해 봤다. 직지사, 연주사, 조계사와 권진규의 작품 ‘불상’ 등 사진이 올라와 있다.

7명의 멤버 중 두드러진 ‘친(親)불교’ 행보를 보이는 건 리더 RM이다. RM은 2021년 겨울 인스타 계정을 만들고 자기 취향이 듬뿍 담긴 일상 피드를 공유하고 있는데 ‘주목’해야 할 점은 불교 관련 사진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RM은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찾은 조계사에서 알록달록한 연등을 배경으로 뒷모습을 찍어 올렸고 가을엔 관악산 연주사를 찾았다. 요사채 툇마루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는 익살스런 모습은 전세계 아미들을 흐뭇하게 만든 장면. 같은 달 도봉산 천축사에도 올라 수백구의 청동불상과 사진을 찍었다. 그 모습도 어김없이 인스타그램 피드로 올라왔다. RM은 평소 미술 애호가로도 소문나 있다. 그런 그가 작업실 책상 위에 올려둔 건 국보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의 미니어처. 2021년 11월 국립중앙박물관이 ‘사유의 방’을 개방하자 곧바로 현장을 찾아올 정도로 ‘반가사유상’을 향한 그의 관심은 깊은 편이다. 이외에도 2022년 8월 열린 근대미술의 거장 장욱진(1917~1990) 화백의 ‘禪(선)이란 무엇인가’ 특별전을 방문했고, 권진규(1922~1973) 조각가의 특별전에서 ‘불상’(1971년 작품)을 찍어 전세계 아미와 공유했다. 팝스타 빌리 아일리스가 2022년 여름 내한 공연을 왔을 땐 콘서트 ‘입장권 팔찌’를 찬 자기 손목을 찍어 올렸는데 그 옆으로 ‘옴’자가 적힌 듯한 단주 두 개가 보이기도 했다.

108염주를 즐겨차는 건 BTS의 막내 정국도 마찬가지. 그는 최근 한국 가수 최초로 해외 월드컵 개막식 무대에 서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그런 그도 종종 ‘법복’을 입는다. 2019년 공연을 위해 일본 오사카로 출국할 땐 승복을 연상케 하는 회색 법복으로 ‘공항 패션’을 자랑했고 브이로그(일상 비디오)로도 법복 입은 모습을 보였다.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를 함께 부른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에게도 법복을 선물했다. BTS가 입은 법복은 부산 사하구에 있는 승복 브랜드 지장사. 그들의 영향력에 지장사는 롯데백화점 부산 본점에 입점했고 미국·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도 단체 주문이 밀려든다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22년 아시아계 대상 혐오 범죄 대응 등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BTS를 백악관으로 초대했다. 국제기구 유엔도 2018·2020·2021년 세 차례 BTS에게 연설을 부탁했다. 세계 정치계가 BTS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팬덤의 긍정적 파급력을 경험했기 때문. 그런 그들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앞장서 불교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세계 팬들에게 내세울 수 있을 만큼 K불교가 ‘매력적’이란 의미다. 그들이 인스타그램으로 ‘입증’해준 한국 불교의 우수성을 세계로 뻗게 하는 건 이제 ‘온전히’ 불교계에 달렸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63호 / 2023년 1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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