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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종회특위 “윤 대통령 '헌법 발언' 공개사과” 요구

  • 교계
  • 입력 2023.05.15 17:21
  • 수정 2023.05.15 18:06
  • 호수 1682
  • 댓글 11

종교편향특위, 5월15일 강승규 수석 회동
강승규 수석 “대통령 발언은 외교적 기술”
특위 스님들 “대통령실, 사태 심각성 몰라”
“‘성탄절’ 등 기독교 선점용어 바로 잡기로”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국회에서 “대한민국 헌법의 기초가 된 자유와 연대의 가치가 선교사들에 의해 비롯된 것”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대통령 발언은 외교적 기술(수사)”이라며 옹호하고 나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조계종 중앙종회 종교편향불교왜곡대응특별위원회(위원장 선광 스님, 종교편향 특위)는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대통령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요구하고 나섰다.

종교편향 특위는 5월15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제6차 회의를 열어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비공개로 만나 해명을 요구했다. 이날 만남은 윤 대통령이 지난해 12월과 올해 4월 개신교 행사에 참석해 “대한민국 헌법은 성경에서 기초했다”고 발언한 데 이어 올해 4월27일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에서도 “대한민국 헌법의 기초가 된 자유와 연대가 선교사들의 노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종교편향 특위가 강 수석의 면담을 요청하면서 비롯됐다.

종교편향 특위 스님들에 따르면 이날 강 수석과의 만남에서 스님들은 “대통령이 교회에서 ‘하나님을 찬양한다’는 식의 발언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대한민국의 근간이 되는 헌법이 성경에서 나왔다는 전혀 사실과 다른 발언을 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헌법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의 발언으로 보기 어렵다”고 강한 유감을 전달했다.

이에 강 수석은 “윤 대통령은 각 종교를 존중하고 차별이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전달했다. 강 수석은 한발 더 나아가 “대통령의 발언은 외교적 기술(수사)”이라면서 대통령의 발언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특위 스님들의 강한 반발을 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종교편향 특위 위원장 선광 스님은 “대통령의 부적절한 발언에 공개사과와 재발 방지가 필요하다”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답변을 요구한다”고 했다. 특히 선광 스님은 “일단 대통령실의 반응을 지켜보겠지만, 만약 대통령실의 답변이 없을 경우 1인 시위 등 물리적 대응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특위 스님들은 “강 수석의 발언을 통해 대통령실이 여전히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종교편향 특위는 대통령의 공식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내용을 정식 공문으로 작성, 대통령실에 전달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종교편향 특위는 대구시가 5월10일부로 입법예고한 ‘대구시립예술단 설치 조례 개정안’과 관련한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총무원 사회부를 중심으로 조례 개정안에 대한 종단 차원의 입장을 정리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대구시립예술단 설치 조례개정안’에 대한 대응을 위해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와 사회부가 5월16일 전문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기로 한 만큼 논의 내용을 충분히 검토한 뒤 최종 입장을 정리해 대구시에 전달하기로 했다.

종교편향 특위는 또 ‘성탄절’ ‘교황’ 등 기독교계에서 독점해 사용하고 있는 용어에 대한 바른 정립을 위한 논의도 진행하기로 했다. 제정 스님은 “불교계에서조차 국가에서 지정한 공식명칭인 ‘기독탄신일’을 ‘성탄절’로, 교왕을 종교계의 황제인양 교황으로 지칭하고 있다”며 “심지어 ‘카톨릭(catholic)’임에도 천주교에서 ‘가톨릭’이라고 한다고 그대로 가톨릭이라고 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장 논란이 적은 것은 원어 그대로 쓰면 된다”면서 “성경을 바이블로, 성탄절은 기독탄신일이나 크리스마스로, 가톨릭은 카톨릭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교편향 특위는 차기 회의에서 기독교에서 독점, 사용하고 있는 용어를 검토하고 이를 바로 잡을 수 있도록 논의하기로 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682호 / 2023년 5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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