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교육 출범 이후 지금까지 불교 주제 박사학위논문은 모두 520편이며, 70년대 총 13편에 불과했던 박사학위 논문이 해마다 급증해 2000년대에는 현재까지 275편의 박사 논문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30여 년 만에 무려 21.2배 증가한 수치다.
분야별로 나눌 경우 미술, 문학, 건축 등을 포함하는 ‘불교문화’ 분야 32.1%(167편)로 ‘교리’나 ‘역사’보다 훨씬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응용불교가 갈수록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결과는 본지가 국회도서관 소장 박사학위논문 11만4219권(2007년 12월말 현재)을 대상으로 조사한 동시에 도서관학을 전공한 이철교 선생이 근대 이후부터 지난해 10월말까지 정리한 「한국불교관계논저종합목록」을 취합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학자들이 연구대상으로 가장 선호하는 ‘인물’로는 전체 124편 중 만해 스님이 22편(17.7%)으로 가장 많았으며, 원효 스님이 20편(16.1%)으로 그 다음이었다. 만해 스님은 역사나 철학적인 연구보다는 스님의 시를 조명하는 국문학과 계통의 연구가 주를 이룬 반면, 원효 스님은 교학, 철학, 사학 등은 물론 심리학, 교육학, 수행법 등 응용분야에서도 많은 연구가 이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천태지의 스님을 직접 다룬 논문도 7편으로 많았으며, 용수, 원측, 지눌 스님이 각각 5편, 균여, 혜심, 지눌, 무학 스님 등에 대한 연구도 각각 4편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일연 스님의 삶이나 사상을 다룬 논문은 2편에 불과했지만 그의 저술인 『삼국유사』를 주제로 쓴 박사학위 논문을 포함시킬 경우 모두 22편으로 만해 스님과 동일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중에는 불교적인 시각으로 미국의 시인 엘리어트(T.S Eliot)의 시와 사상을 조명한 박사 논문이 2편이나 있으며,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를 불교적인 관점에서 쓴 논문도 1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