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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불교 박사학위 논문 분석] ② 해외파

  • 교학
  • 입력 2008.01.22 09:13
  • 수정 2020.11.1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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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박사 187명…원효 전공자 11명

해외파 ‘불교박사’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파악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본지에서는 「불교관계논저종합목록」과 한술진흥재단 통합연구인력정보, 여기에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많은 분들의 도움을 얻어 현황을 파악했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불교를 부수적으로 다룬 논문은 배제했으며, 특정인의 삶과 사상을 다룬 경우 ‘인물’분야에 포함시켰다.  편집자

초기불교 전공 국내파의 3배…첫 박사는 백성욱
지난 1925년 이후 지금까지 백성욱을 비롯해 모두 187명이 외국에서 불교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국내파 학자들과는 달리 해외파의 경우 초기불교 연구자가 유독 많았으며, 인물연구에서는 원효와 지눌이 단연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본지 조사에 따르면 백 박사가 1925년 독일 뷔르츠부르크대에서 초기불교 및 아비다르마 등을 다룬 「불교순전철학」으로 처음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 35년간 단 한 사람도 학위를 취득하지 못했다. 그러다 1960년 이기영 교수가 벨기에 루뱅대에서 「불교 참회의 기원」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70년대초까지 여전히 외국 박사학위는 드물었다. 외국 박사학위 대중화의 첫 스타트를 끊은 건 김지견 박사였다. 그가 일본 도쿄대에서 처음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 이종익(1974), 채택수(1975), 홍윤식(1978), 신현숙(1978) 등이 일본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신옥희(1976)는 스위스에서, 길희성(1977), 강건기·심재룡·박성배(이상 1979) 등은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80년대는 70년대의 두 배인 20명이 프랑스, 독일, 미국, 인도, 일본, 대만 등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남희, 강경계, 윤병식, 김용태, 김상일, 이영자, 류기종, 김삼룡, 이선옥, 김영호, 이법산, 이평래, 서성원, 장휘옥, 김순금, 허우성, 정무환, 권희경, 김진 등이 바로 그들로 ‘2세대 해외파’로 꼽힌다.

한국의 경제가 크게 성장하고 중국과 수교가 이뤄진 90년대부터는 외국 박사학위가 훨씬 증가해 60명이 이 기간에 받았다. 또 2000년 이후 더욱 가파르게 늘어나 지금까지 95명이 벌써 학위를 받은 것으로 확인돼 2010년까지는 90년대의 두 배인 120여 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갈수록 외국박사학위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학문적인 성취 의욕과 세계적인 학자들과의 인맥형성, 거기에다가 국내대학의 노골적인 해외파 우대정책 등도 한몫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 박사학위 연구 경향은 교리분야가 35.3%(66편)로 가장 높았으며, 미술·건축·문학·조경·서지 등을 포함하는 문화분야 28.9%(54편), 인물분야가 23.5%(44편)로 그 뒤를 잇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역사분야 7.5%(14편), 응용분야 4.8%(9편)에 그쳐 빈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결과는 비교적 각 분야가 골고루 분포돼 있는 국내 연구 흐름과는 크게 다르다. 특히 초기·부파불교를 전공한 국내파 학자가 520명 박사 중 6명에 불과했지만 해외파 학자는 187명 중 20명이 초기불교연구를 전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성향은 서구권에서 문헌학이 크게 발달했다는 점과 대부분 인도 유학생들이 초기 인도불교를 전공한 것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뒤를 이어 비교종교 논문도 10편에 이르렀으며, 경전연구 7편, 선과 정토 각각 4편, 부파·계율·유식·화엄 각각 3편, 중관·밀교·천태 각각 2편 등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이 ‘인물’이다. 신옥희가 1976년 스위스 바젤대에서 원효와 야스퍼스 철학의 비교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후 신현숙(1978), 박성배(1979), 강영계(1981), 이평래(1986), 장왕식(1992), 서기곤(1999), 서영애(2000), 황창근(2000), 김종인(2002), 박엄용(2004) 등 11명이 박사논문 주제를 원효와 결부지어 받았다. 또 지눌 스님에 대한 연구도 활발해 이종익 박사가 1974년 일본 다이쇼대에서 「고려보조국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 길희성(1977), 심재룡(1979), 김승철(1989), 장유진(2004) 등도 지눌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내파에게 가장 인기 있는 만해의 경우는 김영호(1985), 박포리(1998), 윤영순(2003) 등 3명에 불과했다. 이밖에도 성철스님의 돈오돈수를 주제로 다룬 논문(윤원철)과 법륜 스님과 김지하 등 생태관을 다룬 논문(김석호)도 있었다. 한편 이같은 흐름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외국에 나가 한국불교를 연구해야 하느냐는 비판적인 시각도 없지 않지만 이들 연구자에 의해 한국불교가 세계에 알려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역사분야 연구자는 모두 김상일을 비롯해 14명으로 인도 및 중국불교사가 각각 4명이었으며, 한국·티베트 각각 2명, 몽골 1명이었다. 응용분야에 있어서는 해석학이 3명(김진, 김용표, 조은수)으로 가장 많았으며, 복지 2명(윤현숙, 백영식), 무용(이선옥), 미학(전순희), 심리학(이광준), 병리학(안준영) 등도 있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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