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부자는 넉넉한 마음 가진 사람 현대인, 아쉬움 모르니 그리움도 없어 법정 스님(길상사 회주)이 지난 4월 21일 서울 성북동 길상사 법회에서 법문을 통해 중국 여객기 추락사고로 사망한 고인들을 추모하고, 불자들에게 지혜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해 화제다. 법정 스님은 최근 혼탁한 정치권에 대해서도 ‘삶의 철학과 질서를 갖추라’고 일침을 가하는 등 모처럼 세상을 향해 쓴 소리를 던졌다. 법보신문은 법정 스님의 이날 법문 내용을, 스님의 감수를 거친 뒤 독점 게재한다. (편집자) 돈이면 다되는 세상엔 사람 설자리 없어 생각·말·행동은 우리 정신에 남는 것 나무들에 새 잎이 돋아난 것을 보니 마음이 싱그러워집니다. 사람도 자연의 한
청량산 입구에서 가파른 길을 20여분 올라가면 산 중턱에 작은 마을이 있다. 이 마을에선 특산물이 나는데 다른 게 아니고 '토종 대추' 다. 요즘 대추는 개량종이라 굵고 빛깔도 좋다. 그런데 재래종인 토종 대추는 알도 아주 작고 볼품이 별로 없다. 허나 그 약효는 빼어나다. 흔히 식물은 땅이 비옥하면 비옥할수록 잘 자란다. 그러나 이 토종 대추란 놈은 다르다. 토종 대추는 척박한 땅이라야 잘 자란다. 여기 저기 큼직큼직한 돌들이 박혀있고 바람 불면 먼지가 푸석푸석 흩뿌리는 토양에서 대추는 비비꼬이고 말라빠진 몸매를 하고 버틴다. 모진 풍상에 시달리며 알토란같은 열매로 거듭나는 것이다. 청량산 중턱 마을의 사람들은 이 열매를 내다 팔아 자식들 공부를 시킨다. 안동이나 영주에 방을 얻어 자취를 시키
14세 소년 영진이(중2)는 도봉산자락의 허름한 단칸방에서 일흔 고령 할머니(차공순씨)와 단 둘이 산다. 무릎관절염을 앓고 있으며 고된 노동으로 늘 몸살에 시달리는 영진이의 할머니는 TV를 보다가 20대 청년이 화면에 나오면 고개를 돌리거나 채널을 바꾸신다. 광주에서 살던 14년전 오토바이사고로 비명에 간 작은아들, 영진이를 낳은 직후 세상을 떠난 그 아들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부모가 돌아가시면 산에 묻고 자식이 부모를 앞서가면 부모가슴에 묻는다고 했던가. 아들이 죽은후 아들과 동거했던 아이의 생모는 생후 백일 된 , 아직 젖도 안뗀 영진이를 두고 떠나버렸다. 그러나 차할머니는 그런 며느리를 원망하지 않았다. "나이어린 사람에게는 견디기 힘든 일이었겠지요. 남편은 죽고 시집
“이런 문화주택에 살게 될 줄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 더운물, 찬물 원하는대로 나오는 깨끗한 싱크대, 수세식 화장실, 가스보일러 모든 것이 꿈만같아서 실감이 나지 않아.” 나금순( 76세)할머니는 요즘 세상사는 재미에 하루하루가 즐겁다. 언제 철거될지 모르는 1평 남짓의 슬래트 집에서 새우잠을 자야했던 생활. 연탄 한 장 없어 추운 겨울, 고단한 몸을 차가운 바닥에서 보내던 일.비가 와서 밤 잠을 설치며 방안에 고인물을 밖으로 퍼 내던 일이 이제는 먼 옛 이야기가 돼 버렸다. 나금순 할머니의 삶을 바꾸어 놓은 것은 지난 1월 24일 구로종합사회복지관에서 ‘노인의 집'을 개원하면서부터. 무의탁 독거노인으로 힘들게 생활하던 나금순 할머니가 같은 처지의 채임덕, 이종숙 할머
보시는 남에게 베푸는 것, 더 나아가 댓가를 바라지 않는 보시는 진실한 자기, 본래의 자기를 실현하는 실천도이다. 하지만 이런 보시행을 행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또한 보시행을 행하는 사람이 없다면 세상은 삭막하지 않을까. 이제 그런 염려는 필요없다. 홀로 어렵게 사는 노인들을 위해 10년을 하루같이 자기 부모처럼 돌보는 윤영임(42)씨가 있기 때문이다. 윤영임씨가 사는 중계동은 상계아파트촌을 지나 산언덕에 자리잡고 있다. 이 동네는 서울의 끝동네라 혼자사는 노인들 버려진 노인들이 유난히 많다. 윤영임씨의 하루 일과는 새벽 6시에 일어나 숙영(18)이와 성환(17)이의 도시락 싸는 일로 시작한다. 아이들과 남편을 각자 학교와 회사로 보낸 후 집안일을 마친 그녀는 10시쯤 집
부처님 법은 나눠야 참 맛 동네 주민들에게도 탁발 보시 내용 철저히 공개 참회-절수행이 나의 힘 서울시 강서구 화곡 1동 주택가에 위치한 2층집 가옥. 외관상 여느 집과 별반 다를 것이 없지만 마을 사람들은 이곳을 법당이라고 부른다. 집안 곳곳에 걸려 있는 경전구절이나 불화(佛畵)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곳에 들르면 산사에서처럼 마음의 위안을 얻고 편안함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이 곳의 안주인인 무루회 배득연(문수안·56) 회장의 집에는 젊은 여성에서 70대의 할머니들까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불교를 어떻게 믿어야 하나’ ‘사찰은 어디로 가는 것이 좋으냐’ ‘봉사활동을 어떻게 하느냐’ 등 신행상담은 물론 아이의 진로, 남편에 대한 불만 등 온갖
"아빠 힘 내세요." 이균섭(44)씨는 마음이 착잡하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애들 뒷바라지를해야 하는데 몸을 제대로 가눌수 없어 생활비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부인도 가출해 누구한테 하소연 할 수도 없다. 다만 애들을 돌봐주며 딱한 아들의 심정을 헤아리는 할머니가 있어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밖에 없다. 이균섭씨는 5년 전까지만 해도 부인 박한순씨와 행복한 생활을 누려왔다. 남보다 부유한 생활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부인이 있고 애들이 잘 커가고 있었을 때까지도 별 문제가 없었던 단란한 가족이었다. 언제부턴가 부인 박한순씨가 변해가기 시작했다. 부인은 신흥종교에 다니며 외출이 잦아졌고 외박도 가끔씩 있었다. 남편 이씨는 신앙생활을 하는부인의 행동을 처음에는 별 문제
요즘 들어 너무나 빈번하게 자살소식을 접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도 충격을 넘어서 무감각한 지경에 이르지 않았을까 걱정된다. 뿐만 아니라 자살행위가 일종의 유행처럼 우리사회에 번져가는 것이 아닌가 염려스럽기까지 하다. 최근에는 자살 공화국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만큼 자살행위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사실, 누구나 한번쯤은 죽고 싶을 만큼 힘들고 절망적인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지금 굳이 생존이나 인생의 성공과 직결된 것이 아니어도 무조건 경쟁하고 이기고자 하는 사회적 개인적 인식구조 속에 매몰되어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싫어서 도망가고 싶어도 온통 사방이 경쟁, 비난, 패배, 두려움, 소외 등으로 겹겹이 쌓인 벽에 부딪쳐 절망하고 어쩔 수 없이 다시 살아남기 위해서 경쟁하
메리 X-마스! 온 누리에 사랑이 (추억의 연탄불) 글/사진 강순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