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분초로 쪼개서 살다보면 잠시 쉴 수 있는 여유마저 빼앗기기 일쑤다. 요즘 현대인들이 자주 앓고 있는 질병이 번아웃, 즉 탈진 혹은 소진증후군이다. 번아웃이 되면 모든 것에 의욕을 잃고 우울증과 자살충동까지 갖게 된다. 두통과 소화불량 등 몸 곳곳이 고장나는 것은 덤이다.이 책의 저자 또한 그랬다. 일이 주는 성취감과 보람 때문에 몸과 마음에서 보내는 신호를 참고 넘겨왔다. 그러다 주춤하는 순간, 한계에 다다른 몸과 마음이 무너졌다. 아무리 쉬어도 피곤하고, 우울감은 해소할 길이 없었다. 병원에서 내린 진단은 역시 번아웃, 소
‘불 타서 소실되고 중건했다’는 문구는 사찰 안내판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많은 사찰들이 임진왜란과 같은 전란 중에 소실되고 재건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자료가 사라지고 역사가 왜곡되는 현상 또한 적지 않다.중앙승가대에서 ‘나말여초 화엄사에 관한 연구’로 2022년 상반기 박사학위를 받은 무진 스님이 이를 책으로 엮어냈다. 제목에서 보이듯 구례 화엄사의 창건 연대를 둘러싸고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은 200여년의 공백기를 사료와 유물 등을 통해 한 땀 한 땀 채워나간 노력의 결실이다. ‘화엄사’라는 단일 사찰의 시원을
불교가 틀에 갇혀 옛것만을 고집하는 순간 더 이상 확장성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 책은 불교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더 넓은 창을 열어 보이고 있다. ‘윤리’ ‘인문학’ ‘사상’과 같은 일반적인 개념의 창으로 바라본 불교다. 윤리학과 교육학을 전공한 3명의 저자들은 중고등학교에서 불교 윤리 사상을 가르치는 교사들의 지침서를 염두에 두고 집필했다. 전체 내용이 고등학교 교과목 편제를 따라 구성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떤 마음자세로 살아야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불교가 실질적인 도움을 줬으면 하는 바
정토수행에선 극락에 갈 수 있다는 믿음과 가겠다는 바람을 일으키는 동기가 중요하다. 수행자들이 믿음과 바람을 갖는 데 가장 큰 동기를 부여하는 게 ‘정토삼부경’과 함께 이미 극락에 간 사람들 얘기다. 자신도 그렇게 하면 갈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수많은 이들이 정토에 이른 사례를 소개하고 있으며, 오늘날 우리에게 맞는 수행법은 정토염불로서 극락을 가는 길만이 오탁악세에서 벗어나는 길이라고 말한다. 서길수 엮음, 비움과소통, 2만2000원.[1646호 / 2022년 8월3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저자는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이며 한국무속학회장이다. 신화에 관심을 가지고 민속문화를 연구한 저자는 한국 신화는 물론 동양 소수민족과 서양의 그리스로마 신화까지 넘나들며 죽음과 관련한 얘기를 펼쳐보인다. 저승신을 그린 상상도와 죽음과 관련한 온갖 상징물과 장소 등을 보여주는 사진들도 책을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수천 년 동안 인류가 고민해온 죽음과 저승에 관한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새로운 지혜를 던져준다. 권태효, 지식의 날개, 1만9500원.[1646호 / 2022년 8월3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
한밝달문명의 국사는 다른 말로 환단국사다. 저자는 서울대 법학과 졸업, 대불련 창립 발기, 동아일보 기자, 동화방송 필화사건, 기자노조 창립, 경기대 교수, 국사찾기협의회 3대 회장, 교수불자연합회 창립회장 등을 지내며 격동의 세월을 살아왔다. 저자는 한밝달문명 국사란 환한 천지인 3합 문명으로서 밝해 밝달 밝은이 문명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러한 문명국 역사가 곧 우리나라 역사이면서 세계사의 중심이라고 주장한다. 고준환 지음, 개벽사, 4만5000원.[1646호 / 2022년 8월3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조선시대 사람들은 글씨를 마음의 그림이라고 보았다. 안부를 묻는 간단한 간찰에서도 이러한 성정은 드러난다. 이 책은 간찰과 고문서에서 조선시대 역사, 정치, 문화, 생활을 살펴보고, 그 내용을 상세히 소개한다. 간찰과 고문서의 실제 유물을 생생히 볼 수 있도록 해당 도판도 모두 싣고 있다. 또 간찰 속에 나타난 역사적 배경, 발신인과 수신인의 사연을 비롯해 다양한 서체를 이해·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김현영 지음, 역사비평사, 2만5000원.[1646호 / 2022년 8월3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1646호 / 2022년 8월3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불 타서 소실되고 중건했다’는 문구는 사찰 안내판에서 가장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표현이다. 많은 사찰들이 임진왜란과 같은 전란 중에 소실되고 재건되는 역사를 묵묵히 이겨내며 오늘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자료가 사라지고 역사가 왜곡되는 현상 또한 적지 않다.중앙승가대에서 ‘나말여초 화엄사에 관한 연구’로 2022년 상반기 박사학위를 받은 무진 스님이 이를 책으로 엮어 냈다. 제목에서 보이듯 구례 화엄사의 창건 연대를 둘러싸고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는 200여년의 공백기를 다양한 사료와 유물 등을 통
다른 종교와 차별화 되는 불교의 정체성은 ‘출가’에 있다. 출가는 입산하여 불도를 닦는다는 의미인데 표면적으로는 가족, 세속과 완전한 이별을 고하는 것이다. 그래서 출가는 불교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그러나 불교는 이로 인해 많은 공격을 받아왔다. 인도의 바라문 전통과 동아시아의 유교로부터 불효(不孝)와 불충(不忠), 인륜(人倫)을 저버린 종교로 매도됐다. 불교는 이런 비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항상 방어와 수세에 몰렸다. 그러다보니 힌두교나 유교적 윤리가 불교 안으로 스며들어 출가 본연의 의미가 퇴색되는
김성철 동국대 경주캠퍼스 불교학부 교수는 인도불교 중관학 연구로 학자의 길에 들어섰다. 하지만 아비달마교학, 인명학, 삼론학 등 다양한 불교의 학문적 대상들이 불자들의 신행에 당장 적용하기 힘든 교학이라는 한계를 직면하고 고민한다. ‘불교학자가 자신이 전공하는 교학의 전문적인 문제를 붙들고서 현학(玄學)의 구름 위에서 씨름을 벌이고 있는 중에서 이 세상은 돌아간다’는 각성은 진정한 불교학자의 자세에 대한 사유로 이어졌다. ‘불교를 신앙하는 진정한 불교학자라면 매일매일 우리에게 닥치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그저 방관하고 있을 수만은
설악산 백담사를 중심으로 수행한 설악무산 스님의 불교사상과 선관(禪觀)에 대한 10편의 학술논문 모음집이다. 설악·만해사상실천선양회가 8월10일 만해마을에서 ‘설악무산의 불교, 그 깊이와 넓이’를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발표된 논문들이다. 설악무산 스님의 문학과 작품세계를 다룬 논문과 관련 세미나는 많았지만 선사로서 설악무산 스님의 사상과 수행을 조명하고 연구 성과를 집성한 논문집은 처음이라는 점에 주목된다. 불교평론 엮음, 인북스, 1만2000원.[1645호 / 2022년 8월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일상생활 속 신행을 강조하는 대만 불광산사의 성운 스님이 불교의 핵심적 개념과 교리에 담긴 참뜻을 풀어냈다. 부처님이 본래 가르치고자 했던 진실된 의미를 일상적인 예화와 알기 쉬운 말로 설명하고 있어 불교입문서로 읽기에 손색이 없다. 특히 현대 불교계의 문제점과 모순을 지적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벗어나 삿된 길을 걷는 불교인들을 향해 ‘부처님의 본래 뜻이 무엇인지 체득해야 한다’는 칼날 같은 지적도 눈길을 끈다. 성운 스님 지음, 운주사, 1만6000원.[1645호 / 2022년 8월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8세기 인도의 수행자 산티데바가 지은 ‘입보리행론’은 대승불교의 핵심인 보리심과 공성을 간명한 게송으로 전하고 있다. 티베트불교의 모든 수행자들이 반드시 배우고 수행하는 논서로 손꼽힌다. 압축적·함축적 게송으로 구성된 까닭에 문장이 간명하지만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는 어렵기로 손꼽힌다. 게송으로 이루어진 ‘입보리행론’을 산문으로 풀어쓰며 현대적 언어와 표현으로 풀어내 마치 수필을 읽는 것처럼 읽어나갈 수 있다. 산티데바 지음, 하도겸 번역, 운주사, 1만5800원.[1645호 / 2022년 8월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
봉건적이거나 전제적인 측면을 벗어난 모든 분야의 특징을 아우르는 ‘근대성’을 정의하는데 있어 유럽중심주의와 민족주의를 넘어 ‘차이’라는 새로운 이론을 적용해 분석했다. 국문학계만이 아니라 역사학계와 경제학계에서도 가장 큰 쟁점이라 할 근대성의 문제를 다루되, 기존의 이론들이 모두 동일성의 패러다임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차이의 근대성’이라는 새로운 이론과 방법론을 활용하면서 특히 우리문학이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있다. 이도흠 지음, 소명출판, 5만6000원.[1645호 / 2022년 8월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1645호 / 2022년 8월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조계종 총무원장은 조계종의 행정을 총괄한다. 3000여 사찰 주지 임명권을 비롯해 사찰 재산 감독 및 처분권을 갖는다. 조계종·천태종·진각종·관음종 등 30여 종단이 가입해 활동하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당연직 회장도 맡게 된다.총무원장은 선망의 자리일 수는 있지만 존경받기는 쉽지 않다. 숱한 이해관계가 모이고 그 최종 결정권자가 총무원장이다. 그 결정과 행보에 따라 찬사와 원망이 뒤따르고는 한다. 때로는 강력한 저항에 직면한다. 임기를 못 채우고 물러나는 일도 적지 않았다. 1962년 4월11일, 조계종 통합종단이 출범하고 지금까지
‘선문염송집’은 보조지눌 스님의 제자인 혜심 스님(1178∼1234)이 편찬한 공안집이다. 중국 당송시대 선사들의 공안, 즉 화두와 이에 대한 수많은 송(頌)과 염(拈), 착어(著語) 등을 모아 수록했다. 이른바 ‘1700 공안’으로 일컬어지는 방대한 분량 가운데 1472칙이 수록돼 있다. 저자인 박인성 동국대 명예교수는 ‘불교어를 모르는 대중들도 자신들이 쓰는 말을 사용하며 가르치는 선사들을 통해 불교를 친근하게 접하며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해준 선불교의 탁원한 점을 발견하고 선사들의 사유가 농축돼 있는 ‘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