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대구 동화사에서 전국 직능·직장인 불자회 임원 수련법회가 있었다. 오랜만에 열린 법회라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해 휘몰아치는 가운데서도 많은 불자들이 참가해 성황을 이루었다. 특히 새벽4시부터 1 시간에 걸친 3보1배는 경험하기 힘든 진기한 이벤트로 이번 법회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법회에 참가한 대부분의 불자들이 3보1배를 잊지 못하고 두고두고 되뇌는 것은 이번 행사가 그만큼 성공적이었음을 말해준다. 필자에게 있어서도 이번 법회는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불자들을 교육하기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었다면 법회가 더욱 빛났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예를 들면 연수원 같은 것 말이다. 1박2일간의 짧은 산사체험이기 때문에, 또 스님들이 수행하는 것과 같은 체험을
교계 단체들은 7월 25일 북한산 관통도로 저지를 위한 정진도량 송추 철마선원에서 유혈 폭력사태가 발생하자 강한 어조로 비난 성명을 발표하는 등 진상규명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설 태세를 보였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인 7월 26일 서울지법 의정부지원이 시공사 측의 '건축물 철거 및 토지인도단행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철거 판결'을 내린 데 대해서는 1주일이 지난 지금까지(8월 2일)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폭력사태에 대해서는 '발끈'하며 즉각적인 대응 모습을 보인 반면에 법원 판결에 대해서는 그저 담담하게 사태의 추이를 지켜만 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침묵에는 "총무원(조계종)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데 우리가 나서봐야 일이 되겠는가”라는 이유가 있는가 하면 "불교환경연대나 공동대책위에서
불국사의 석가탑과 다보탑이 위기에 처해있다. 현재 조금 기울었고, 그냥 두면 계속 기운다는 것이다. 이런 출중한 세계적 문화재가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방치돼 있었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산 전체가 문화재인 경주 남산은 어떤가. 줄줄이 석탑이요, 쳐다보면 불상이다. 봉우리, 저 골짜기 석탑과 불상 천 년 전 그대로 서 있어 오늘도 우리를 만난다. 뿌우연 안개 속에 우뚝 서 있는 정상의 석탑. 암벽에 새겨진 마애불. 사람의 손이 닿아 형성되었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듯한 天然이다. 이런 불후의 유적들이 상처받고 있다. 걷어차이고 할퀴고 목이 부러지고… 이래서는 안 된다. "오~필승 코리아, 대~한민국" 이래서 꿈도 꾸지 않던 4강까지 오르지 않았는가.못할 것이 없다. 축구도 좋지만 문화재를 살리자.
얼마 전 지방에서 만난 한 주부불자가 걱정스럽게 속내를 털어놨다. 얘기인 즉 그 지역 내에서 이른바 명문으로 손꼽히던 교계 유치원이 몇 해 전부터 이런 저런 청탁 때문에 그야말로 엉망이 됐다는 얘기였다. 교계의 교육단체 부설인 이 유치원의 교사 채용을 놓고 스님들과 이른바 '큰 보살’들의 청탁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채용된 교사들 사이에서도 어느 스님, 어느 보살의 후광을 입었는지를 놓고 공공연히 줄이 그어지고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편가르기가 생기게 됐다는 기가 막힌 내용이었다. 이 주부는 네 살 짜리 딸아이의 유치원 입학 문제를 고민하며"다른 유치원을 알아봐야 할지, 아니면 아는 스님이라도 통해서 청탁을 해야 할 지 고민"이라는 것이었다. 유치원에 입학할 나이의 아이가 있는 부모로
영어권에서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로서 얼마 전까지 ‘man’이라는 말을 썼다. 요즈음은 남녀 모두를 통칭하여 사람을 지칭할 때‘human being’을 쓴다. ‘man’은 여성을 배제한 말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국내의 한 불교학자의 논문을 읽으면서 ‘출가교단’을 지칭하는 말로서 ‘비구교단’ 이라는 말을 쓰고 있음을 보았다. ‘비구교단’이라는 말은 ‘비구니교단’ 까지 포함하는 통칭명사라는 것이다. 남방불교 비구니 교단 인정 안해 영어권에서의 어휘사용에 있어서 이 같은 변화는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자격을 지닌 인간으로 인정하게 된 사회적 변화를 반영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가리켜 여성주의자들은 불평등한 사회구조에 대한 여성의 자각과 주체적 정체성 인식에 근거한 현실적 노력의 결
지금 출판가에는 원성 스님의 책 거울의 열풍이 매우 거셉니다. 이 책이 날개 돋친 듯이 팔리고 있는 것은 최악의 불황을 맞고 있는 우리나라 출판가에서 놀라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법정 스님은 말할 것도 없고, 이미 베스트셀러가 된 하바드 대학 출신 현각 스님(미국인)의 하바드에서 화계사까지에 이어 그의 스승 숭산행원 큰스님의 법어집 몇 권이 큰 반향을 얻고 있는 시점에서 또 다시 원성 스님의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있는 것은, 불자된 입장에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목사나 신부가 아닌, 유독 스님들이 쓴 책들이 줄기차게 인기를 모으고 있으니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일종의 자부심까지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의 일류급 출판사들 사이에서는 스님 필자 발굴에 안간힘
히딩크는 축구의 기본인 체력과 스피드를 강조함으로써 한국축구를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시켰다. 무슨 일이든 잘하려면 기본을 잘해야 한다. 히딩크는 "기본으로 돌아가자"라는 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었다. 경영의 기본은 무엇인가? 나는 이것을 고객, 품질, 기술, 현장, 사람으로 연결되는 전략의 고리로 설명한다. 경영에서 기본이란 이익을 남기는 것이다. 그런데 이익을 남기려면 우리물건을 사주는 고객이 있어야 하고, 그리고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리제품의 품질이 좋아야하고, 품질이 좋기 위해서는 기술을 개발해야한다. 기술은 어떻게 개발되는가? 기술은 현장에서 사람이 개발하는 것이다. 특히 현장을 무시하고는 기술이 개발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기업이 추구해야 할 목표는 이익보다 더
곧 6.13 지방선거가 있고, 연말에는 대통령선거가 있다. 우리의 정치문화를 생각할 때 한해에 두 번의 선거가 국력소진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염려된다. 뜻있는 논자들은 국회의원선거를 포함하여 세 선거를 같은 날 실시하자는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데, 정치권에서도 당리당략을 떠나 이 문제를 선거공약으로 내세워서 국민의 선택을 받기 바란다.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선거는 각급 단위의 국민대표를 선출하는 정치행위이다. 우리의 정치체제를 공화제라 하는데, 이 체제는 국민이 그 대표자를 스스로 선택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올해 우리는 누구를 대통령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지방의원으로 뽑아야 할 것인가? 필자는 신라 제24대 진흥왕의 지도자상을 소개하는 것으로 답을 대신할까 한다. 그가 법흥왕의 개혁정치
우리 사회는 지식정보시대를 맞아 질적 변화를 하고 있다. 기업은 물론이고, 각급 학교와 정부기관까지도 소위 ‘지식경영’의 도입을 통해 전단계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식정보시대에는 참신한 지식과 정보의 창출, 공유, 활용이 조직의 성장과 발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평가-교육-개혁 필요 따라서 ‘사실지(事實知)’ 못지 않게 ‘방법지(方法知)’가 강조된다. 업무수행과정에서 얻은 노하우를 구성원들이 같이 활용함으로써 조직전체적으로 긍정적인 큰 변화를 가져온다. 방법지와 관련, 주목을 끄는 것은 소위 BSC(Balanced Score Card, 균형성과지표)이다. 이것은 구성원들이 실천하여 성과를 거두어야 할 항목들을 제대로 구성한 것으로, 재무적
체코는 세계 최초로 '빛 공해'를 규제하는 법을 제정하였다. 빛 공해란 야간에 조명이 너무 강해 밝히려는 범위 이상 빛이 퍼지는 것을 말한다. 하늘의 달이나 별은 여전하지만 도시에서 별이 잘 관측되지 않는 것은 위쪽으로 투사되는 조명이 별이나 행성관측을 방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체코에서는 새 법에 따라 프라하의 가로등을 비롯한 조명시설들을 재정비해야 한다. 이제 체코의 밤하늘은 좀더 어두워지게 되는 것이다. 밤늦게 절에서 나올 때가 있다. 대부분은 스님의 후래쉬 불빛에 의존한다. 스님의 배웅을 멀리하고 나면 빛에 익숙해진 우리의 시신경은 어둠 속에서 한참을 헤매 인다.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발걸음. 문득 온몸을 감싸 안는 차가운 산 기운, 잠시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면 어둠 속에 빛나는 별빛들이
필자는 그동안 본란에서 우리 사회의 각 분야에서 특히 불교학에 있어서의 기초, 토대가 부실하다는 점을 누차 지적해 왔다. 아니나 다를까. 요즘 각 일간신문에서는 대학생의 학력저하에 대하여 보도하고 이에 대한 심층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대학생의 학력저하란 ‘대학 신입생들이 기본 원리를 응용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인 기초학력이 떨어지고 있는 현상’(서울대 김홍종 교수)이며, 이런 현상은 일반대학에서 뿐만 아니라 소위 명문대에서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과학기술을 배우겠다는 학생이 수학실력이 쳐져 물리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음은 물론 첨단 통신산업에 종사해야 할 공대생 중에 삼각함수나 미적분을 제대로 모르는 학생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기술력을 주도할 학생들의 수학실력 저하가 계속된다
북한 핵문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나 관련 당사국들 모두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원칙에는 한 목소리이나, 북미간 대치 국면은 쉽사리 풀릴 것 같지 않다. 북핵 문제는 미국 국무성의 '북한 핵개발 시인' 성명(10.16)을 계기로 부각되었다. 그후 북한은 외무성 담화(10.25)를 통해 북미 '불가침조약' 체결을 제의하고 나섰고, 미국은 '先 핵개발 포기'로 맞섰다. 북한은 여러 차례 1994년 북미 제네바 핵합의문을 파탄시킨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말해왔다. 미국의 핵사찰 요구와 관련해 2003년까지 2백만㎾급 경수로 건설(기본합의문 1조), 북미간 정치 및 경제관계 완전 정상화(2조), 핵무기 위협 금지(3조), 그리고 북미 쌍방의 핵무기비확산 노력 등 합의문 4개 조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