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에 사는 어린스님 동자승. 세상의 때가 묻지 않았기에 순수함과 천진무구 대명사다.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단기출가한 동자승을 바라보는 이들까지 덩달아 맑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불교에서 동자승은 특별하다. 나이어린 스님을 일컫지만 열렬한 구도자나 보살로도 표현된다. ‘열반경’ 사구게를 들으려고 절벽에서 뛰어내린 설산동자, 선지식을 찾아 남쪽으로 순례를 떠난 숭고한 구도자 선재동자, 오대산에서 세조의 피부병을 낫게 해준 문수동자처럼 나이가 적지만 중생의 고통을 해결해주고 지혜를 완성하도록 이끌어도 준다.사람들의 소박한 일상과 사랑을
‘만권독서만리행(萬卷讀書萬里行).’ 세상을 깊이 이해하고 견문을 넓히려면 만권의 책과 만리를 여행해야 한다는 말이다. 책과 여행은 즐거움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외려 낯설고 불편할수록 세상을 바라보는 폭이 넓어지고 사유도 깊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실크로드는 그 길을 걷는 자만이 경험할 수 있는 ‘만리행’이다. 혹한과 무더위, 갈증과 굶주림, 도적과 맹수들…. 목숨이 열 개라도 살아 돌아오기 어렵다는 극한의 길. 그럼에도 그 길을 통해 동서 문화가 이동했고 온갖 사상이 확산됐다. 지금도 결연한 각오 없이 그 길에 발을 들여놓기는
재단법인 신뇨엔(眞如苑)은 진언종의 맥을 이으면서 ‘대반열반경’을 소의경전으로 정진하는 일본 재가종단이다. 전체 100만명의 신도들 중 일본에서 90만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20여개 국가에서 활동하고 있다. 신뇨엔은 교토 제호사에서 수행을 마친 이토 신죠가 1936년 만든 종단이다. 신뇨엔의 개조인 그는 ‘대반열반경’을 중심으로 누구나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을 체계화했다. 자신을 발견하는 접심(接心), 발견을 일상에서 살리는 실천, 성장으로 이어지는 정진이 그것이다. 신뇨엔 신도들이라면 매일 새벽 일어나 동네를 청소할 정도로
선재동자가 등장하는 ‘입법계품’은 방대한 ‘화엄경’ 중에서도 가장 사랑받아온 품(品)이다. 어린 동자가 53선지식을 찾아다니는 모습은 구도에 대한 열정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을 품게 한다. 또 다양한 만남을 통해 성장해가는 스토리는 성장드라마가 보여주는 감동까지 선사한다. ‘입법계품’은 서사 구조가 흥미롭지만 메시지도 심오하다. 입법계(入法界)가 보현행원으로 법계에 들어감을 의미하듯 화엄사상의 실천덕목인 보현보살의 행원이 잘 드러난다.‘입법계품지남도’는 선재동자가 선지식을 친견하며 구도하는 모습을 시와 그림으로 서술한 송나라 불
본성은 무엇일까? 일상에서 종종 사용하지만 정작 답하기란 쉽지 않다. 사전에는 ‘사물이나 현상에 본디부터 있는 고유한 특성’이라거나 ‘본래 가지고 있는 성질 또는 타고난 성격’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사전적 정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본성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이 책은 인류의 오랜 물음인 본성이 무엇인지를 들여다보기 위해 초기불교, 대승불교, 동서양철학, 현대 심리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고찰하고 있다. 책의 기획자인 박찬욱 밝은사람들연구소장이 서두에서 밝혔듯 “본성에 대한 동서고금의 성현들이 주창한 사상들을 살펴보고, 세상과
“불교 언론의 역할은 불교의 권익을 보호하고, 불자들의 신심을 북돋으며, 사안을 객관적으로 파악해 전달해야 합니다. 법보신문은 그 역할에 가장 충실한 언론입니다. 법보신문을 주변에 보시하는 것은 우리 불법을 지켜내는 일이며, 전법에 적극 동참하는 것입니다.”적연 이제열 법림 지도법사가 법보신문을 교도소, 관공서, 군·병원법당 등에 보내는 법보시캠페인에 동참했다. 이 법사는 오랫동안 법보신문에 경전이나 수행 관련 글들을 연재했으며, 최근에는 법보신문TV에서 ‘불교, 기독교를 말하다’를 진행하고 있다.그는 20대 중반부터 경전 강의를
원효 사상의 핵심으로 흔히 일심, 화쟁, 무애를 꼽는다. 그러나 일심은 ‘대승기신론’ 사상이지 원효의 고유사상은 아니며, 승속을 넘나들었더라도 요석공주와 결혼 후에는 속인으로 돌아갔기에 무애라고 단정 짓기도 어렵다. 그런 점에서 ‘판비량론’에 나타나는 원효의 학문세계와 논쟁가로서의 모습은 원효의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원효가 당나라 유학을 접고 집필한 ‘판비량론’은 문자 그대로 ‘비량을 비판하는 논서’다. 비량은 삼단논법과 같은 추론으로 ‘판비량론’에서 원효의 논쟁 실력은 빛을 발한다. 그 비판 대상은 현장과 그 제
가을이 깊고 단풍은 짙다. 사람들을 모질게 괴롭히던 코로나19도 주춤하는 모양새다. ‘감염병 시대’라는 말마따나 이젠 마스크를 쓰고 지낼 날들이 더 많을 수 있다. 현대인이 맞닥뜨려야 하는 괴로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마음의 병은 역병보다 독하고 후유증도 크다.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의 ‘제발, 걱정하지 마라’는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다. 스님은 수년 전부터 매일 새벽 네이버 밴드 ‘오늘의 명상(https://band.us/@jinwoo)’에 글을 올리며 소통해왔다. 부처님 가르침을 믿고 따르는 출가수행자로
삼척 천은사(주지 동은 스님)가 10월28일 삼척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삼척 천은사의 역사와 불교문화유산’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이번 학술대회는 각 분야별 전문가를 초청해 삼척의 불교문화유산과 천은사의 역사를 재조명했다. 또 천은사 소장 불교문화유산의 가치를 살펴보고 추후 국가문화재 지정 방안 등을 모색했다.1부에는 ‘삼척 불교문화와 천은사의 역사’를 주제로 홍영호 하슬라문화재연구소 소장이 ‘삼척 지역 불교문화의 전개 과정’을, 김도현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이 ‘삼척 천은사의 역사와 두타산천은사기실비’를 각각 발표했다.2
경주 불국사 회주 나가성타(那伽性陀) 스님은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며 알리고 고통 받는 사람과 생명을 감싸 안아온 이 시대 선지식이다. 조계종 원로의원인 스님은 1952년 불국사에서 월산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이래 수행자, 교육자, 학자, 행정가, 활동가, 전법사의 길을 우직이 걸어왔다. 그 70년 세월은 개인의 역사를 넘어 한국불교사에도 뚜렷한 족적으로 남았다.어려서 출가한 스님은 통도사 강원과 동국대 역경연수원을 졸업하고 법주사 승가대학 강사로 재임하면서 후학 양성에 힘을 쏟았다. 교육 경험과 안목은 종단으로 회향됐다. 1980
관조성국 스님(1943~2006)이 서른한 살에 해인사 강주를 맡을 때까지도 그가 큰 학승이 될 거라 기대했던 이들이 많았다. 은사 지유 스님처럼 다시 화두를 붙잡고 선승의 자리로 돌아갈 것으로 여겼던 이들도 있었다.허나 관조 스님은 누구도 예기치 않았던 길로 나아갔다. 카메라를 손에 쥐고 걸망에는 선어록 대신 필름을 가득 담아 전국 산사를 구름처럼 떠돌았다. 한해 두해가 지나도 스님은 카메라 렌즈로 세상을 바라보았다. 혀를 차거나 차가운 시선도 늘어갔다. 스님은 아랑곳하지 않고 길을 나섰다. 훗날 ‘나뭇잎 하나, 돌멩이 하나에도
올해 불교출판문화대상 대상에 ‘세계불교음악순례’(윤소희 글·사진/ 운주사)가 선정됐다.조계종 총무원(총무원장 진우 스님)과 불교출판문화협회(회장 지홍 스님)는 10월13일 ‘2022년 올해의 불서 10 및 제19회 불교출판문화상’ 수상작을 발표했다.대상에 이어 우수상에는 ‘AI 부디즘’(보일 스님/ 담앤북스)과 ‘떠나기 전 읽어보는 실크로드 이야기’(이규술/ 모과나무), 붓다북학술상에는 ‘붓다의 입멸 에피소드 연구’(명오 스님/ 민족사), 보덕전법상에는 ‘사유를 쏟아, 붓다’(강호진/ 철수와 영희)가 선정됐다. 입선에는 ‘꼬마 다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