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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주사 소임자 도박, 주지스님도 알고 있었다”

  • 교계
  • 입력 2020.02.17 13:13
  • 수정 2020.02.18 11:07
  • 호수 1526
  • 댓글 22

전 사회국장 도봉스님, 2월17일 기자회견서 주장
“밖에서 엉뚱한 짓 말고, 경내서 게임을 즐겨라”
“도박 끝나면 누가 얼마 따고, 잃었는지 물어봤다”
“도박 전과자가 참회는커녕 다시 주지출마 안된다”

조계종 제5교구본사 법주사 소임자들이 사찰경내에서 도박판을 벌였다는 고발과 관련해 주지 정도 스님이 2월9일 입장문을 내고 “소임자들에 관한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하였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이 같은 주지스님의 입장은 거짓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소임자들의 도박행위를 막아야 할 주지스님이 오히려 도박분위기를 조성했고, 도박으로 누가 얼마를 땄는지를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주장이 사실일 경우 이번 법주사 도박파문과 관련해 현 주지스님의 책임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법주사 전 사회국장 도봉 스님은 2월17일 오전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찻집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한 신도가 법주사 소임자들을 도박혐의로 고발한 내용은 모두 사실”이라며 “현재 관련자들은 도박행위로 법주사 교구와 대중들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에 대해 참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님은 이어 “그럼에도 이번 사건에 책임이 있는 주지 정도 스님이 도박행위에 대한 참회와 책임은커녕 다시 주지후보로 출마를 하려하고 있다”면서 “승가사회에서 벌어진 이번 사건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주지 정도 스님은 참회와 함께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 법주사 한 신도는 “법주사 스님들이 경내에서 밤을 새워가며 도박을 했다”고 주지 정도 스님을 비롯해 소임자 스님 8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한 도봉 스님은 “저 역시 도박행위로 고발됐고, 경찰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소임자들의 잘못으로 법주사에서 공부 잘하고 있는 대중스님들까지 욕보이고, 지탄의 대상이 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그동안의 행동에 대해 참회하면서 더 이상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관련 내용을 알리게 됐다”고 밝혔다.

도봉 스님은 이날
도봉 스님은 이날 "저 역시 도박행위로 고발됐고, 경찰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소임자들의 잘못으로 법주사에서 공부 잘하고 있는 대중스님들까지 욕보이고, 지탄의 대상이 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그동안의 행동에 대해 참회하면서 더 이상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관련 내용을 알리게 됐다”고 밝혔다.

도봉 스님은 “나는 2017년 4월부터 2019년 4월까지 법주사 사회국장, 호법국장, 신도교무국장 등의 소임을 맡아왔었다”며 “2018년 3월경부터 도박에 참여하게 됐고, 하루일과가 끝난 저녁 무렵부터 새벽녘까지 도박을 했다”고 밝혔다. 스님은 이어 “소임자들이 도박을 하는 것에 대해 주지스님은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도봉 스님에 따르면 주지 정도 스님은 2018년 3월경 소임자들에게 “밖에 나가서 엉뚱한 것을 하지 말고, (사찰 경내에서) 스님들끼리 게임을 하는 게 좋다”고 말을 했다. 사실상 주지스님이 도박을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소임자 스님들은 하루일과가 끝나면 경내 다각에서 도박을 했다는 것이다. 스님은 “처음에는 단순히 게임인 줄 알고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돈이 오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랄 정도였다”면서 “판돈이 300~400만원에 달했고, 돈이 떨어지면 법주사 입구의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빼서 다시 도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도봉 스님은 자신이 야심한 시각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빼낸 정황이 담긴 은행예금 거래내역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도봉 스님은 2018년 3월13일 저녁 7시46분 경 3회에 걸쳐 300만원을 인출했고, 3월18일 저녁 11시26분 2회에 걸쳐 200만원을 인출했다. 또 3월23일에는 밤 10시21분 4회에 걸쳐 400만원을 인출했고, 2018년 10월까지 함께 도박을 했던 스님들과 돈을 거래한 내역들도 공개했다.

도봉 스님은 “그렇게 도박이 끝나면 다음 날 주지스님은 소임자 스님들에게 ‘누가 얼마를 땄는지’ ‘누가 또 얼마를 잃었는지’를 물었다”면서 “심지어 특정스님을 가리켜 ‘저 스님은 또 다 잃고 (돈을)달라고 하느냐’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법주사 주지 정도 스님이 지난 2월9일 입장문에서 “소납은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저희 소임자들에 관한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였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도봉 스님은 또 이날 주지 정도 스님의 해외원정 도박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스님은 “정도 스님은 매월 1~2회 외국으로 나가 도박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같이 갔던 스님들이 증언해 준 내용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스님은 “정도 스님이 해외에 나갈 때는 소수의 소임자들과 동행을 했고, 어떤 이유로 해외에 나가는지를 알려주지 않았다”면서 “그러다 함께 해외에 나갔던 스님들이 한국으로 전화해 ‘돈이 다 떨어졌다. 돈 좀 보내달라’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법주사 전 사회국장 도봉 스님이 2월17일 기자회견을 열어
법주사 전 사회국장 도봉 스님이 2월17일 기자회견을 열어 "법주사 주지 정도 스님이 사실상 도박분위기를 조성했고, 도박 내용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도봉 스님은 이날 “정도 스님은 2008년 12월 법주사 입구 00호텔에서 도박을 하다가 방송기자와 함께 출동한 보은경찰서 경찰관들에게 현장에서 붙잡혀 청주 MBC에서 보도되기도 했었다”며 “이 사건으로 검찰조사까지 받고 법원에서 벌금형을 받은 전과가 있음에도 ‘매월 해외 원정도박을 즐기며 함께 다니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 스님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고도 했다. 따라서 도봉 스님은 “이런 주지스님이 다시 법주사 주지에 출마한다는 말을 들었다. 이 스님이 다시 주지로 선출되는 것은 법주사 대중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주지스님은 이제 대중들에게 참회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도봉 스님은 이날 “법주사가 문화재청으로부터 국고보조금을 받았음에도 이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의혹까지 제기해 향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한편 법보신문은 이날 도봉 스님의 주장과 관련해 주지 정도 스님으로부터 해명을 듣기 위해 전화인터뷰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추후 정도 스님이 반론을 요구할 경우 이를 반영할 예정이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526호 / 2020년 2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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