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템플스테이 A부터 Z까지 맛보기 한 스푼

  • 새해특집
  • 입력 2021.12.29 14:45
  • 수정 2021.12.29 15:55
  • 호수 1615
  • 댓글 1

[템플스테이 홍보관 체험기]

조계사 맞은 편에 위치해 접근성 용이
새 단장해 재오픈…상품·체험존 등 구성
스님과 차담부터 템플스테이 정보까지

누구에게나 대나무숲 같은 존재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누군가로부터 위로도 받고 싶다. 현실에서 따로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에 어디론가 훌쩍 떠나볼까 생각도 해보고 일기장에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정신없이 바쁘고, 힘든 하루를 마무리하는 그 순간 머릿속에 템플스테이가 떠오른다. ‘온전한 나를 위한 힐링 여행’. 누가 들어도 혹하지 않는가.

그러나 바쁜 현대인들에게 1박2일이란 긴 시간을 내기에는 어려운 일이다. 무엇보다 어느 사찰이 나에게 맞는지, 어떤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는지 정보를 찾는 것도 공을 들여야 하는 번거로운 일이다. 그런 이들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서울 종로 템플스테이통합센터 1층에 위치한 홍보관이다. 스님과의 차담을 제외하면 별도의 예약도 필요 없다. 그냥 들어가기만 하면 된다. 특히 조계사 맞은편에 있어 찾아가기 쉽고,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도 용이해 이동 또한 쉽다.

놀라운 사실을 하나 전하자면 이곳에서는 템플스테이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특별한 경험을 해볼 수 있다. 아이스크림 전문점의 맛보기 스푼처럼 템플스테이 맛보기 체험을 할 수 있다. 템플스테이 정보를 얻는 것 뿐만 아니라 체험도 할 수 있다니, 얼마나 편한가. 깊은 산중의 사찰까지 가지 않아도 미리 경험할 수 있다. 리뉴얼 후 변화된 템플스테이 홍보관이 어떤지 궁금하지 않은가. 기자가 직접 둘러보며 체험해봤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잔잔한 음악소리와 함께 단주, 명함집 등 감각적인 본디나 제품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치지 못하는 것처럼 예쁜 상품 앞에 누가 지갑을 열지 않으리오.

즐거운 상품 쇼핑을 마치고 본격적인 템플스테이 체험을 위해 대나무로 가려진 차담 장소로 이동했다. 대나무 가림막이 마치 ‘마음껏 속에 있는 이야기를 해보세요’라고 속삭이는 듯 했다. 어떤 말을 꺼내야 할까. 취재차 마주한 스님은 있었지만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처음이기 때문에 두근거렸다. 어색함도 잠시. 차를 건넨 스님은 다정한 목소리로 “차 한잔 마시면서 숨 좀 돌려요”. 향긋한 차 한 모금과 스님의 말 한마디에 긴장이 풀리면서 마음 속 빗장도 열렸다. 차 한 잔을 사이에 두고 마음에 묻어 두었던 이야기를 꺼냈다. 한 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다. 

템플스테이 참여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바로 ‘스님과의 차담시간’이라고 한다. 누군가에겐 절대 털어놓지 못할 나만의 비밀을, 고민을 스님에게만큼은 털어놓는다. 누구나 필요하지만 없는 존재. 그러나 템플스테이에 오면 만날 수 있는 존재. 바로 스님과의 차담이 대나무숲 같은 존재인 것이다. 사람들은 차담 시간을 통해 마음의 편안함과 후련함을 느낀다고 했다. 왜 그런 감정을 느끼는지 잠깐의 체험을 통해 경험했다. 나를 오롯이 이해해주는 존재를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힘이 된다니. 머릿속엔 어느 사찰로 떠날지 고민이 시작됐다.

그 생각을 품은 채 사찰탐색을 하러 떠났다. 홍보관 한쪽에는 템플스테이 VR 장비가 갖춰져 있어 원하는 사찰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해서 가장 기대한 것도 바로 VR체험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VR 체험은 중단됐다. 대신 템플스테이 사찰 전경을 터치 한번에 서라운드로 볼 수 있었다. 아쉬움은 잠시, VR기기가 없어도 몰입도는 최상이었다. 템플스테이 사찰을 결정하지 못했다면 자료 콘텐츠 체험만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도를 가지 못한지 어언 10여년. 제주 약천사 템플스테이를 클릭했다. 1초 만에 제주도에 도착했다. 가고 싶은 지점의 점을 눌렀다. 빙글 뒤를 돌아 제주 바다 경관을 즐기고 묵게 될 템플스테이 숙소도 방문 했다. 생생한 화질에 마치 진짜 사찰을 둘러보는 듯한 만족스런 경험을 했다. 이는 기존에 있던 영상 아닌 사업단 측에서 직접 제작한 자료이기에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사찰의 경관, 날씨 등 분위기를 현실감 있게 즐길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 이 곳으로 결정했어. 그럼 템플스테이에서는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동선의 효율성을 고려한 배치 덕에 바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체험을 진행했다. 홍보관에서는 컵코스터 색칠하기, 연꽃등 만들기, 사경, 합장주 만들기 등 사찰에서 운영 중인 여러 프로그램들을 만나볼 수 있도록 구성해놨다. 현재 홍보관은 코로나19 여파로 직접 지도대신 참여자 혼자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추가해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연꽃등 만들기 키트를 무료로 배포해 집에서도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합장주 만들기 체험도 내년부터 재개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가 된다.

코로나19로 체험 이용객들이 적어 자리는 항상 여유가 있다. 운영 시간에 맞춰 문을 열고 들어가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을 체험해 볼 수 있다. 템플스테이라는 특성에 맞춰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기에 조용히 집중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먼저 인기가 제일 좋다는 연꽃 만들기를 체험했다. 원래 연꽃 만들기 체험은 홍보관 내 마련돼 있는 꽃잎만 골라 붙이는 것이었으나, 이젠 모든 것이 셀프다. 처음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이날만큼은 스님의 도움을 살짝 받았다. 여러 겹의 꽃잎을 꼬아서 만들고 컵에 붙이는 작업은 생각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20분쯤 지났을까. 얼추 연등의 형태가 나왔다. 마음에 들어. 

혼자해 볼 수 있는 컵받침 채색과 사경도 해보았다. 4종류의 컵받침 중 하나를 골라 컬러펜으로 색칠하면 된다. 완성된 컵받침을 스님께 보여주면 간단한 색채 심리 테스트도 받을 수 있다. 사경은 원하는 글귀를 골라 금색, 은색 펜으로 작성하면 된다. 이날 체험한 것 중 사경에 가장 많은 신경을 기울였다. 마음을 비우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한 자 한 자 정성을 들여 써내려갔다. 마지막 글자를 완성한 순간 혹한의 겨울이었음에도 이마와 등엔 땀방울이 맺혀있었다. 

모든 프로그램을 마치니 템플스테이에 다녀온 느낌이 든다. 템플스테이에 대해 궁금하다면, 불교문화, 상품에 대해 알고 싶다면 지금 당장 홍보관을 방문해보자. 새로운 문이 열릴 것이다.

김민아 기자 kkkma@beopob.com

[템플스테이 20주년, 한국불교문화사업단·법보신문 공동기획]
글로벌 명품브랜드 템플스테이

 

[1615호 / 2022년 1월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