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휴식 넘어 공익활동으로 성장

  • 새해특집
  • 입력 2021.12.29 15:05
  • 수정 2021.12.29 15:54
  • 호수 1615
  • 댓글 0

언제나, 누구에게나 약자 곁엔 템플스테이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출범한 템플스테이는 외국인과 일반인에게 불교문화를 전파하는 알리미였다. 첫해 33곳 사찰에서 1만1000여명이 참가했던 템플스테이는 10년 사이 한 해 118곳 사찰에서 42만명이 체험한 프로그램으로 성장했다. 10년간 40배 가까이 성장한 템플스테이는 2009년 OECD가 ‘성공적인 5대 세계 문화 관광 상품’으로 선정하는 등 그야말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템플스테이가 성장하는 동안 우리 사회에는 불안과 불평등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었다. IMF금융 위기를 겪고 접어든 2000년대 사회는 여전히 위태로웠다. 양극화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고 자살율은 세계 최고, 청소년행복지수는 바닥을 벗어나지 못했다. 더불어 약물중독, 우울증, 게임중독 등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이주노동자, 다문화가정도 급증했지만 여전히 사회 속 섬처럼 고립돼 있었다.
 

템플스테이와 아무런 관련조차 없어 보이는 문제들에 손을 내민 건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었다. 2012년 템플스테이 출범 10주년을 맞아 문화사업단은 “사회통합과 치유를 강화한 템플스테이로 새로운 10년을 열겠다”고 선언했다. 사회의 고통과 위기를 외면할 수 없다는 종교 본연의 사명감보다 더 큰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의 템플스테이 참가자들과 효과를 분석한 문화사업단은 “템플스테이를 통한 자기 성찰과 심신의 치유가 국가, 종교, 남녀노소를 떠나 새 삶의 가치를 제시하고 사회적 합의와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템플스테이를 활용한 불교계의 그늘진 곳을 향하겠다는 대승의 새로운 출발이었다. 

모두가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템플스테이를 생활화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나를 위한 행복한 습관’으로 슬로건까지 새롭게 제시한 문화사업단은 템플스테이의 영역을 건강, 지혜, 생명, 상처치유 등으로 확대하며 ‘사회통합’과 ‘치유’라는 주제 아래 노동자, 장애인, 다문화, 새터민 등에게 사회안전망으로도 제공할 수 없었던 치유와 위로의 장을 제공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공익 템플스테이 참가자는 13만6100여명에 이르며 동참한 사찰도 90곳 이상이다.
 

삶의 의지를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노숙인들을 산사로 초청해 진행한 템플스테이에서는 무기력감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심리극’과 ‘가족 세우기’ 등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삶의 의지를 심어주었다. 마약사범, 우울증·자살증후군 환자들에게도 자연과 어우러진 고즈넉한 산사에서의 체험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선물했다. 보호청소년과 위기가족의 관계회복을 돕고 내적 치유의 계기를 마련해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도록 도왔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문화를 향유하지 못했던 소외계층에게는 전통문화 체험으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주었다. 

또 ‘공상경찰관 회복을 위한 템플스테이 지원 업무협약’ 등으로 공무 중 발생한 경찰관들의 트라우마 치유를 도왔다. 2017년부터는 이주민, 다문화가정 청소년 등으로 범위를 확대했다. 편견, 문화적 차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템플스테이는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와 정체성 확립의 기회였다. 온갖 고난과 역경을 넘어 한국에 정착한 새터민들에게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가족에 대한 불안감을 덜어주는 치유의 장이 되어주었다. 

2019년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자 템플스테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대다수 프로그램이 대면으로 진행되는 템플스테이의 발이 묶일 것이 뻔했다. 그러나 어려움이 커질수록 템플스테이의 걸음은 빨라졌다. 문화사업단은 코로나19 방역 일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을 비롯해 생계가 막힌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산사로 초청했다. 템플스테이에 참석할 시간조차 없는 이들에게는 정성 담긴 사찰음식 도시락을 보냈다. 템플스테이는 코로나19라는 위기 속에서도 발 빠른 대응을 보이며 우리 사회 약자와 그늘진 곳을 보듬는 든든한 보루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윤태훈 기자 yth92@beopbo.com

[템플스테이 20주년, 한국불교문화사업단·법보신문 공동기획]
글로벌 명품브랜드 템플스테이

 

[1615호 / 2022년 1월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