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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월결사 회주 자승 스님 ‘회향말씀’의 의미

“전법 없는 불교는 죽어가는 불교…전법만이 희망”

출가자·신도수 감소 등 한국불교 위기는 전법의지 부족에서 비롯
순례 43일간 전법 중요성 강조…“부처님 법 전합시다” 인사 제안

“부처님은 평생 중생의 이익을 위해 법을 설했는데, 오늘날 우리 승가는 누구 하나 지나가는 사람을 붙들고 부처님 믿으라고 전법하는 이가 없습니다. 누구 하나 가가호호 방문하면서 부처님 믿으라고 하는 이가 없습니다. 부처님이 우리에게 주신 제일 과제는 ‘전법하라’입니다. 전법 없는 불교는 죽어가는 불교입니다.”

상월결사 회주 자승 스님이 3월23일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상월결사 인도순례 회향법회에서 ‘회향말씀’을 통해 강조한 키워드는 이번에도 ‘전법’이었다. 부처님 전법의 길을 따라 43일간 1167km를 도보 순례한 상월결사 인도순례의 처음과 끝이 ‘전법 원력을 결집하는 것에 있었음’을 재차 강조한 셈이다.

상월결사 인도순례는 자승 스님의 원력에서 출발했다. 2019년 수행가풍 진작과 한국불교의 중흥을 발원하며 동안거 위례 상월선원 천막결사를 진행한 스님은 출가자 및 신도수 감소라는 한국불교의 위기가 사부대중의 전법 의지 부족에서 비롯됐음을 직시했다. 이 같은 성찰은 인도순례라는 발원으로 이어졌다. 부처님이 태어나고 전법하며 열반에 들었던 그 길을 걸으며 한국불교가 처한 현실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참회하면서 사부대중이 함께 전법 의지를 모아보자는 취지였다. 이를 통해 침체된 한국불교에 새로운 희망의 기운을 불어넣고, 한국불교 중흥의 원력을 결집하자는 의미였다.

그렇기에 스님은 43일간의 순례기간 동안 법문을 통해 전법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2월11일 부처님 초전법륜지 사르나트 녹야원에서는 2600년전 부처님이 그랬던 것처럼 “중생의 안락과 행복을 위해 길을 나서라”는 ‘21세기 전도선언’을 발표해 “이 시대 한국불교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오직 부처님 법을 널리 전하는 전법에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2월22일 부처님 성도지 보드가야에서는 스님이 8년 전 인도불교의 처참한 현실을 목도하고 느꼈던 심정을 회고하면서 “우리가 안일하고 방일할 때 한국불교도 이같이 될 수 있다”면서 “마음속에 진실하고 간절한 마음이 모아져 포교를 실천할 때 비로소 한국불교의 중흥이 이뤄질 수 있다”고 호소했다.

또 3월14일 부처님 탄생지 룸비니에서는 “이제 국민 속으로, 대중 속으로, 중생 속으로, 사부대중 속으로 떠나지 않으면 한국불교의 미래는 없다. 사부대중이여, 떠나라”라는 강렬한 전도선언을 발표하기도 했다. 3월20일 쉬라바스티 천축선원에서도 스님은 “한국불교의 미래는 오직 전법에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특히 스님은 “불교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중음신이 되는 앉아있는 불교’ ‘식물불교’ ‘말로만 하는 불교’를 과감하게 떨쳐내고 중생 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며 “그렇게 부처님 법을 전하는 게 상월결사의 기본정신이고 사부대중과 함께하는 취지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같은 스님의 전법 원력은 3월14일 네팔 룸비니에서 발표된 상월결사의 ‘108원력문’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108원력문은 ‘참회에서 그치는 불교가 아닌, 새로운 원력과 신심을 모으는 의미를 담아보자’는 스님의 제안으로, 삼귀의·사무량심·삼법인·사섭법·사성제를 근간으로 팔정도·육바라밀·십선업과 상월결사가 지향하는 실천불교, 사부대중과 함께하는 불교, 사회와 세상에 기여하는 불교, 21세기 전도선언 등의 내용이 함축적으로 담겼다. “부처님을 따라 전법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겠다” “모든 생명의 행복과 이익을 위해 불교를 전하겠다” “불교정신을 바탕으로 사회공동체에 이바지하겠다” “세상 속 불교를 실천해 희망과 용기를 전하겠다” “부처님의 법 전하는 데 온 삶을 바치겠다” 등이 그것이다.

이렇듯 43일간 이어진 인도순례 속에서 자승 스님이 순례 대중들에게 전한 ‘전법의 진심’은 이날 조계사 회향법회에서 사부대중을 향한 제언으로 이어졌다. 스님은 “지장보살님이 지옥중생을 다 제도하기 전까지 성불을 미룬 것처럼 우리도 ‘성불’은 다음 생으로 미루고, 금생에는 오직 부처님 법을 전하자”며 “앞으로 우리가 만나서 하는 인사도 ‘부처님 법을 전합시다’로 하자”고 했다. 이에 조계사 회향법회에 동참한 3만 대중은 환호와 박수로 화답했다. 이날 자승 스님의 회향말씀은 5분여에 불과했지만 사부대중의 전법의지를 결집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674호 / 2023년 3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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