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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카디타 세계대회 개최기념 특별기고] 3. 샤카디타, 함께라는 아름다움

인드라망서 현현하는 개개인 아름다움 체험할 소중한 기회

세계 여성불자 모인 샤카디타 회의
상호 연관성 ‘아름다움’ 체험하게 해
‘아름다움’은 마음의 모든 상처 찾아
그 틈 균열 치유하고 양육하는 기능
삶 대한 냉소 이겨내게 하는 해독제
아름다움과 치유 뗄레야 뗄 수 없어

2004년 6월27일부터 1주일 간 한국에서 열린 제8차 샤카디타 세계대회의 문화행사. 40여개국의 여성불자들은 논문발표와 토론, 문화체험 등을 통해 세계여성불자들 사이의 공감대를 확장시켜 나갔다. 
2004년 6월27일부터 1주일 간 한국에서 열린 제8차 샤카디타 세계대회의 문화행사. 40여개국의 여성불자들은 논문발표와 토론, 문화체험 등을 통해 세계여성불자들 사이의 공감대를 확장시켜 나갔다. 

지난 2004년 한국의 뛰어난 여성들이 샤카디타를 성공적으로 주최한 이래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이번 해에는 어떤 경이로운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된다. ‘위기의 세상 속에 깨어있기’라는 제18회 샤카디타 세계대회의 주제는 우리가 현재 처한 상황을 잘 포착하고 있다. 우리는 호흡 명상, 지구 대기 공유, 그리고 마스크 사용과 격리 등을 통해 서로서로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샤카디타 커뮤니티의 많은 사람들이 고된 길을 걸어왔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렇게 모일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의 국제 커뮤니티에 내재되어 있는 강함과 지혜의 깊이를 잘 보여준다. 우리 중에는 명상을 통해 깊은 통찰력을 얻은 이들도 있으니, 그들의 웃음은 자비심을 발산해 그들을 만나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도 한다.

샤카디타의 탄생은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이 모임은 세계적 불교 성지 가운데 하나인 보드가야에서 시작되었다. 보드가야에 전 세계의 불교여성들이 처음 모인 이래로 방콕, 콜롬보, 라다크, 프놈펜, 룸비니, 타이페이, 서울, 쿠알라룸푸르, 울란바토르, 호치민시티, 바이샬리, 족자카르타, 홍콩, 호주의 블루마운틴, 인터넷 등 각양각색의 풍성한 문화적 줄기들을 우리 커뮤니티에서 엮어왔다. 매 집회는 파도와 같이 불어났다가 각각의 참여자들이 새로워진 힘, 깊어진 통찰력, 자긍심, 그리고 회의 중에 쏟아진 온갖 이익을 안고 각자의 고향으로 돌아갔을 때, 그 영향력의 물결이 세계 곳곳에 퍼져나갔다. 이처럼 우리 모두는 함께 세상을 이롭게 할 지혜의 바다를 만들어가고 있다. 

매 모임에서 여성불자들이 이룬 중요한 진전을 알아보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들을 점검하는 일은 우리로 하여금 앞으로 나아갈 동인이 되어주었다. 우리는 여성불자들의 상황을 계속해서 개선해 나감으로써 결과적으로 이 상호 의존적인 세계의 모든 이들에게 도움을 주어야 한다. 불교의 길은 그 자체가 치유의 길이니, 이는 억압, 질병, 전쟁, 갈등의 맥락에서 사는 이들에게 가능한 치유책이기도 하며, 억압, 전쟁, 그리고 모든 형태의 고통을 멈추게 하는 치유책이기도 하다.

매 샤카디타 회의는 우리가 처한 상호연관성의 아름다움을 체험하고 우리 모두가 치유의 주체이자 객체임을 인식할 수 있는 기회이다. 우리 각각은 모두 인드라 신의 보석으로 된 그물의 빛나는 한 면이다. 끊임없이 역동하는 이 그물은 우리를 남들과 구분해주는 특질들 속에 자리해, 지구 전역으로 뻗어나가며 무수한 변화들을 현현한다.

사람들은 모두 다르게 생겼다. 우리는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 인사도 다르게 한다. 옷도 다르게 입는다. 머리 스타일도 상이하여, 머리를 밀어버리기도 한다. 우리는 서로 다른 경제적 자원을 가지고 있고 서로 다른 음식을 먹는다. 상이한 이유들로 인해 웃으며, 상이한 이유들로 인해 운다. 이토록 많은 아름다운 보석들이 모인다는 것은 정말 소중한 기회다! 서로와의 상호 연관성을 인정할 때에만 나타나는 치유의 과정을 진일보하는 것으로 이 기회를 사용하면 좋겠다. 이는 발설하기도 쉽고 동의하기도 쉬운 말들이다. 

반면 갈등을 일으키는 차이들에 실제적으로 대응하고 모든 이들을 존중하는 해결책을 도출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사실 이것이 핵심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를 해낼 수 있다.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우리 각각이 감사함을 느낄 만한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또 그렇다면 취해야 하는 적절한 행동은 무엇일까? 

샤카디타는 각종의 불교적 치유 활동들을 제시하고 개발하고자 한다. 그 활동들의 한 가지 요점은 그것이 우리로 하여금 우리들의 상호 연관성을 단순히 지적으로 이해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경험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의 유의미한 활동들에 몸과 마음을 온전히 집중함으로써 가능해 진다. 이 경험은 자기를 보살피는 데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삶 자체에 내재된 숭고한 기쁨을 느낄 수 있게끔 해준다. 현재에 온전히 처해 있기 위해서는 포용력 있는 마음이 필요하고, 이는 차차 감사의 태도를 길러내니, 보다 넓은 관점을 가질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명료하고 깊이 있는 관점을 가지는 것은 자비로운 행동을 하기 위한 근본적인 조건이다. 샤카디타는 우리로 하여금 현재의 긍정적인 감각적, 신체적 경험에 몰입하게해 우리가 처해 있는 그 아름다움을 드러내 보여줌으로써 우리들의 치유를 돕는다.

존중심을 가지고 서로와 대화할 때, 성의있게 준비된 음식을 감사한 마음으로 먹을 때, 자비심을 가지고 명상하고 기도할 때, 그리고 오랜 친구들과 새로운 인연들을 기쁜 마음으로 맞이할 때 아름다움이 나타난다. 이러한 활동들은 치유적인데, 왜냐하면 아름다움은 자신의 온 존재를 현재에 전념해야만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것은 무언가를 그 전체로서 인식하고 다가가고자 하는 의식적 선택이며, 거기서 깊은 아름다움이 나타난다.

아름다움은 마음의 연약한 측면들을 찾아내고 양육하는 기능을 한다. 그것은 효능이 강한 약이니, 마음의 모든 상처들, 그 틈들과 균열들에 뻗어나가는 각종 약재로 가득 채운다. 아름다움은 자신에게 있었던 줄도 모르고 있던 상처들까지도 치유하며, 사람을 해방시키는 힘이기도 하다. 창조 활동은 그 자체로서 긍정적인 것이며 생명을 지향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름다움을 창조해내는 활동들은 고통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아름다움을 경험하는 일은, 그것이 자신의 행동을 통해서든 다른 이들의 행동을 감상하는 것을 통해서든, 경험한 이의 마음에 희망을 불어 넣어주며, 상실과 공존할 수 있게끔 하는 인내력을 길러주고, 비극에 처해 있는 이들에게 활력이 되어준다.

아름다움은 또한 마음의 거친 측면들을 부드럽게 하는 기능도 갖고 있다. 그럼으로써 사람들이 각자 처한 상황에서 더 유연하게 살 수 있도록 해준다. 자신의 주변에 있는 아름다움을 인식하는 것은 삶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를 이겨내는 해독제가 되며 마음이 굳어가는 것을 멈추게 한다. 또, 아름다움은 마음속의 잔여물들을 풀어주는 용제 역할을 한다. 우리는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고자 마음을 닫는다. 그러나 마음을 닫을수록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에서 멀어지게 되어, 특정한 시기나 상황에 갇히게 된다. 현재에 위치하고 있어야만 마음이 열릴 수 있기 때문에, 아름다움은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을 열어도 괜찮다는 것을 알게 함으로써 마음의 치유를 돕는다. 그 후에 아름다움은 현재 활동의 충만함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 이를 통해 우리는 그 활동의 중요한 한 부분임을 알게된다. 아름다움을 인지한다는 것은 무언가의 가치를 인식하는 일이다. 이를 통해 우리의 보다 원대한 본성, 즉, 그 아름다움을 일깨울 수 있게 된다. 아름다움은 이러한 방법들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이 무언가와 긴밀하게 연결 되어 있고 자신이 완전하다는 느낌을 갖게한다.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활동의 극치는 다양한 요소들을 하나로 통합하여 조화시키는 것이다. 샤카디타는 이를 훌륭히 해내고 있다. 우리의 국제 모임은 광범위한 아름다움을 현현해내어, 사람들이 치유 받을 수 있는 안전지대를 만들어낸다. 자신이 세상에 혼자 놓여있다고 생각하며 협소한 관점에서 살아가면 우리가 쉽게 고통에 빠지게 된다는 사실에 대한 깨달음에서부터 샤카디타는 설립되었다. 샤카디타의 목적은 사람들로 하여금 이러한 착각에서 벗어나 서로가 연결돼있다는 ‘인드라망’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데에 있다. 

아름다움의 결집체 곁에 있으면 우리는 우리들의 완전한 모습에 개입하도록 동기를 부여받는다. 이러한 경지에서는 대상들의 간극이 사라지게 된다. 무언가를 아름답다 인지한다는 것은 무언가를 매우 정제된 방식으로 수용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것은 무언가의 장점과 그 효험들을 인정했을 때, 특히 그 대상을 전체의 일부로서 이해할 때 비로소 일어난다. 이러한 아름다움은 마음을 통해 인지된다. 다시 말해, 아름다움은 속 깊은 상호 연관성을 보기 위한 렌즈이다. 치유는 자신 역시 거대하고 아름다운 것의 핵심이 되는 한 부분임을 인식할 때 성립한다. 실제로, 아름다움과 치유는 서로 뗄래야 뗄 수 없다. 아름다움이 많아질수록 치유되는 이들이 많아지고, 치유되는 이들이 많을수록 아름다움이 더 많아진다.

국제 조직이자 세계적인 운동으로서 샤카디타는 치유의 예술을 현현하고 있다. 이는 창조적인 활동이다. 매 모임과 그 속에서 맺게 되는 관계들은 우리로 하여금 모든 것이 상호 연관된 변화의 춤 안에서 존재한다는 것을 더욱 분명히 알게 해준다. 이처럼 상호 연관된 전체성에 대한 인식에서 비롯되는 지혜는 도덕적인 행동을 낳으며 현재의 필요에 맞게 자비심을 가지고 대처하는 데 도움을 준다. 매 샤카디타 모임은 우리를 품고 세상의 고통을 치유해내는 상호 연관성의 찬란한 그물 속 ‘당신’이라는 개개 보석들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그보다 더 많은 치유력을 가지거나 그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

폴라 아라이 미국 캘리포니아 불교학대학원(IBS) 교수

[1683호 / 2023년 5월 3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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