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 스승의 자격과 역할 “요즘 말법(末法) 중생의 마음은 엷어서 은혜와 절의(節義)를 배반하며, 쉽게 사승(師僧)을 싫어해 홀로 지내고 노는 것을 좋아하며 정을 따라 마음대로 하여 여법하지 못하니 악도(惡道)에 떨어질까 염려된다. 어찌할 수 없이 너에게 얽매이는 마음으로 이 계(誡)를 지어서 가깝게 할 것을 간략히 이야기하고 인사를 전한다.” 사제 윤리 파괴 만연 당나라 남산 율종의 종주 도선 율사가 수행 길을 떠난 제자 자인(慈忍)에게 보낸 이 글은 제자가 올곧게 수행하기를 당부하는 스승의 자비와 원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당시 불교계의 세속화와 이에 따른 출가수행자의 타락상을 지켜본 뒤 비통함을 느껴 출가수행자라면 마땅히 계율을 지켜 청정성을 유지해야 함을 강조한 이 글은 제자
계율과 관련된 개론서를 읽다보면 쉽게 접할 수 있는 단어가 대승계와 소승계이다. 흔히 대승불교니 소승불교니 하는 것처럼 계율에서도 대·소승의 계는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대·소승계는 어떻게 구분하고 그 속에 담긴 의미는 무엇일까. 소승계, 전통 부파서 지키던 계 우선 소승계는 전통 부파 승단에서 지키고 있던 계율을 의미한다. 즉 출가 수행자의 죄목을 나열한 바라제목차와 그 주석, 승단 생활에서 수행자가 지켜야 할 것들을 나열한 건도부, 그 내용의 핵심을 따로 뽑은 부수 등으로 구성된 광율(廣律)을 모두 갖춘 6부 부파승단의 율장에 나타난 계율로 대부분 부처님 당시 제정된 계율을 바탕으로 각 부파에서 일정정도 변화를 두거나 새로 첨가된 것들이다. 이에 반해 대승계는 부파불
파계사 영산율원 학인 스님들이 율장을 공부하고 있다.-법보신문 자료사진 부처님의 가르침과 윤리체계, 사상을 모두 담은 경·율·론 삼장(三藏) 가운데 하나인 율장은 출가수행자라면 누구나 배우고 익혀야 할 지침서로 알려져 있다. 특히 율장은 승단에서 생활하는 출가수행자가 지켜야 할 생활규범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승가의 청정성을 가늠하는 척도가 돼 왔다. 이런 까닭에 현재까지 남방 불교권에서는 경과 논보다 율장을 더 중요시여기며 출·재가를 막론하고 불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로 꼽히고 있다. 남방불교선 출·재가 막론 필독서 그러나 한국불교에서는 유독 율장을 금서(禁書)처럼 여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즉 율장은 계율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율사나 최소한 구족
불교사상 최초의 사미는 부처님의 아들 라훌라였다. 사진은 태국의 어린 사미승들이 탁발에 나서고 있는 장면. 법보신문 자료사진 출가 사문의 길에 들어 구족계를 받기 이전까지의 수행자가 받는 계인 사미계. 기본 오계에 꽃다발을 쓰거나 향을 바르지 말 것, 노래하고 춤추고 풍류를 즐기지 말 것, 높고 큰 평상에 앉지 말 것, 제 때가 아니면 먹지 말 것, 재물을 모으지 말 것 등 ‘10계’로 구성된 사미계는 출가수행자로서의 위의를 갖추기 위한 예비 수행적 성격을 갖고 있다. 즉 사미계는 부처님의 법을 믿고 따르는 승단의 정식 구성원이 되기에 앞서 출가수행자가 승단에서 지켜야 할 각종 습의와 수행법 등을 익히기 위한 예비단계인 셈이다. 최초 사미는 부처님 아들 라훌라
신라 자장 율사가 조성한 통도사 금강계단. 발심수행자가 스님이 되기 위해 수계를 받는 장소로 알려진 계단(戒壇).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어 출가수행자가 경·율·론 삼장(三藏) 중 율장을 익히게 하고 수계를 통해 계체(戒體)를 구족하게 하는 곳인 계단은 승단의 신성함과 청정성을 상징했다. 특히 계단은 불교 교리체계가 반영돼 있을 뿐 아니라 부처님의 사리가 봉안돼 있어 부처님의 법이 성성하게 살아 숨 쉬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한국불교에서 계단은 언제부터 만들어졌으며 그 속에 담긴 의미는 무엇일까. 계단, 부처님 법 살아 숨 쉬는 곳 이와 관련 최근 통도사에서 개최된 동아시아 불교문화학회 추계국제학술대회에서 「한국불교에서 계단의 구조와 의미」이라는 논문을
조계종 포교원은 10월 31일 ‘재가불자 수계법회 정립을 위한 워크숍’을 개최했다. 불자로서의 도덕적 규범과 행위양식을 규정한 계율은 승속을 막론하고 수행의 첫 단계로 여겨져 왔다. 바른 생활이 되지 않으면 바른 선정, 바른 지혜를 얻을 수 없을 뿐 아니라 계율을 무시한 수행으로 얻은 선정이나 명상의 힘은 잘못되거나 이기적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출·재가를 막론하고 불문에 입문하면 누구나 그 단계에 따라 계를 받아 왔다. 특히 근래에 들어 각 사찰에서는 재가불자들에게도 오계를 비롯해 팔재계, 보살계 등을 받게 해 청정한 삶을 살아갈 것을 강조해 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한국불교에서 진행되는 수계 의식은 통일되지 않아 각 사찰마다 차이를 보이고
“명사 법계를 품서 받는 것은 조계종의 종지인 직지인심 견성성불 전법도생(直指人心 見性成佛 傳法度生)을 실현하기 위함이오니, 모든 중생을 교화하여 해탈을 얻게 하겠나이다.” (명사 법계 품수자 서원문 中) 10월 23일 합천 해인사 대적광전에서는 한국불교 사상 처음으로 비구니 명사 법계 품서식이 봉행됐다. 삼귀의, 반야심경에 이어 법계위원장 보성 스님의 고불문, 헌화, 서원 등의 순으로 진행된 이날 법계 품서식에서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은 법어를 통해 “법계(法階)는 구경각에 이르는 차제(次第)가 아니라 선종(善種)을 심는 일이요, 이 선종(善種)은 훗날 인천의 복전을 이루는 근본이 될 것”이라며 “그대들이 지닌 한 생각이 그대로 진여(眞如)요, 무명의 참된 성품이 곧 불성”이라고 강조했다. 조계종
노화를 방지하고 피부를 윤택하게 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는 마사지. 각종 기름이나 과일, 채소 등을 이용한 마사지는 단순히 피부 미용 뿐 아니라 몸에 싸인 노폐물을 제거함으로써 피로를 회복하고 병을 예방하는 전통 민간의료법으로 인도 전통의학서인 『아유르베다』에서도 소개될 만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특히 『아유르베다』에서는 참기름으로 몸을 마사지하는 것에 대해 피로를 풀고 각종 병들을 치유할 수 있다고 소개돼 예로부터 힌두교 수행자들이 널리 애용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마사지 금지, 재가자 비난서 비롯 그러나 2500여 년 전 인도에서 생성된 불교는 아이러니하게 출가수행자들이 마사지 받는 것을 계율로써 엄격히 금지시켜오고 있다. 출가수행자가 지켜야 할 계율을 담은 『사분율』에 의하면 부처님은
생명사랑 채식실천협회 고용석 회장은 “육식은 인간을 폭력적인 성향을 갖게 한다”며 “채식을 통해 맑은 심성을 회복할 수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릇 피와 고기는 모든 신선이 팽개치고 뭇 성현들이 먹지 않기 때문에, 육식하는 자는 모두 천상에서 멀리 물리친다. 입에서는 항상 악한 냄새와 기운이 나는데, 고기는 좋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으며, 모든 죄악만 낳을 뿐 아니라, 모든 공덕을 파괴시킨다.”『대승입능가경』 뭇 생명도 불성(佛性)이 있기에 함부로 살생해서는 안된다는 불살생을 불자들이 지켜야 할 으뜸 계율로 정하고 실천할 것을 강조하는 불교. 이런 까닭에 불교는 오랜 기간 식생활에 있어 육식보다는 채식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 우리 식생활
동물사랑실천협회 박소연 대표는 “우리사회가 동물을 전생의 이웃으로 여기는 그 날이 올 때까지 동물권익 신장을 위해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선 생후 2개월 된 돼지의 사지를 밧줄로 묶어 찢어 죽이는 처참한 사건이 발생해 우리 사회를 놀라게 했다. 이른바 ‘돼지 능지처참’이라 불린 이 사건은 경기도 이천시가 지역 발전에 저해가 된다며 군부대 이전 반대를 요구하는 시위 도중 벌인 퍼포먼스였다. 이 사건은 이후 인터넷으로 급속히 유포되면서 대한민국을 넘어 해외에서도 이천시민들의 잔혹한 행위를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능지처참’당한 돼지 천도재 그리곤 며칠 뒤, 돼지가 죽은 그 장소에 느닷없이 목탁소리가 울려 퍼졌다. 인간에 의해
현 시대에 맞는 청규를 제정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신공 스님은 자연과 조화를 이룬 불사의 중요성도 함께 강조했다. “최근 폭력, 비리 등으로 얼룩져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는 우리 승단이 다시 그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현대에 맞는 새로운 청규를 제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본적인 의식주에서부터 승단의 운영규칙에 이르기까지 수행자로서의 행동규범과 생활양식을 담은 옛 청규 정신을 올곧게 계승해야 합니다.” 청규, 선 수행자 생활문화 규범 최근 청규에 나타난 의식주 등 선원 생활문화에 대한 연구를 통해 청규제정의 배경과 계승, 발전 양상을 밝힌 논문(「청규에서의 생활문화연구」)으로 동국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신공 스님은 “오늘날 승단의 가장 큰
조계종 포교사단은 9월 1일~2일 통도사에서 포교사 1270명이 동참한 가운데 팔관재계 수계법회를 봉행했다. 결실의 계절을 재촉하는 가을비가 축축이 대지를 적시던 지난 9월 1일. 영축총림 통도사에서는 청정한 계율의 힘으로 성불을 염원하는 선재들의 치열한 구도 열기가 늦여름의 밤을 밝히고 있었다. 쪽빛 어둠이 서산에서 밀려들자 도량 전역에서는 신묘장구대다라니 독송이 가물거리듯 이어지고 이윽고 ‘수지해 지키면 그대로 번뇌를 여읜 아라한이 된다’는 팔관재계 수계법회가 경건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전국서 포교사 1270명 동참 “계를 받은 저희들은 지극한 마음으로 발원하나이다. 이제 팔관재계를 받은 공덕으로 여덟 가지의 재난에 빠지지 않고, 하천한 과보에 떨어지지
옛 선사들은 청정한 계행이 바탕이 되지 않고서는 어떤 깨달음도 얻을 수 없다며 지계를 강조해왔다. 법보신문 자료사진. “음란하면서 참선하는 것은 모래를 쪄서 밥을 지으려는 것과 같고, 살생하면서 참선하는 것은 제 귀를 막고 소리를 지르는 것과 같으며, 도둑질하면서 참선하는 것은 새는 그릇이 가득 차기를 바라는 것과 같고, 거짓말하면서 참선하는 것은 똥으로 향을 만들려는 것과 같다.” (서산대사 『선가귀감』). 지계 상징 ‘계도’ 몸에 지녀 근현대 들어 한국불교에서 확산되기 시작한 ‘선 지상주의’는 오히려 수행자들이 근본으로 여겨야 할 계율을 경시하게 된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막행막식(莫行莫食)’을 마치 경허, 만공, 춘성 스님 등 큰 스님들이 했
매년 안거 때만 되면 여전히 수천 명의 수행자들이 선방을 찾아 용맹정진을 하는 등 선(禪)은 한국불교의 대표적 수행법이다. 깨달음에 이르는 가장 빠르고 직접적인 방법이라는 특유의 매력과 마음의 평화와 건강에도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선은 이제 수행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반인들에게까지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다. “선지상주의가 파계만연 불러”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선이 강조될수록 오히려 계율은 경시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깨치면 그 뿐’이라는 ‘깨달음 지상주의’가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계율은 점점 수행자들의 관심에서 벗어나게 됐고, 더 이상 계율은 수행자로서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사항이 아니라 선택사항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이렇다보니 파계불감증이 교단 전반에 걸쳐 팽배해졌
율사들이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부처님 당시 제정된 계율을 바탕으로 승단의 현안 문제에 대해 해결점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화합으로 이끌었던 율사는 예로부터 승단 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왔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승가 전통 운영법인 율장보다는 사회법을 기초로 한 종헌종법이 우선시 되면서 한국불교 승단 내에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계·정·혜 삼학 가운데 으뜸으로 꼽히는 계율은 부처님 당시부터 불자라면 누구나 받아 능히 지켜나가야 할 것으로 분류돼 왔다. 특히 “계를 어기고 100년을 사느니, 하루를 살더라도 계를 지키겠다”는 자장 율사의 서릿발 같은 지계정신은 한국불교를 지탱해 주는 버팀목이 돼왔다. 또 삼귀의계에서부터 오계, 사미(니)계, 구족계, 보살계 등 수행의 단계에 따라 차등
종헌종법의 등장과 희박한 지계의식은 한국불교에서 파계불감증을 키웠다. 여기에 이런 문제점을 지적하고 승단의 지계의식을 고취시키는데 앞장서야 할 율사들마저 변화하는 현실에 대응하지 못하고 과거 율장 조목만을 고집하면서 스스로 한국승단에서 고립되고 말았다. 이렇다보니 강원, 선원을 찾는 학인들의 수는 매년 늘고 있는 반면, 계율을 전문적으로 배우고 익히려는 학인들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추세라면 한국승단에서 계율을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익힌 율사는 단 한명도 남지 않을 것이라는 말들이 종단 안팎에서 공공연히 떠돌고 있다. 따라서 한국불교 청정 승가 전통을 계승하고 계율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고 실천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시대에 대응하며 현대사회에 발생하는 각종 문제에 대해 가장 적절한
현대판 율사라고 불리는 종회의원들이 종법을 개정하기 위해 종회를 열고 있다. 1962년 조계종 출범과 함께 제정된 종헌종법은 한국불교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과거 승가 운영의 기준이 율장이었다면 현대는 종헌종법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특히 계율보다는 종헌종법이 중시되면서 계율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전통 율사들은 더 이상 설자리를 잃어 버렸고 대신 그 자리에 종회의원이라는 ‘현대판 율사’가 자리를 잡았다. 뿐만 아니라 당연히 지켜야 할 계율이 선택 사항으로 바뀌었고 어기면 안 될 것이 아니라 가능하면 지켜야 할 것으로 바뀌면서 우리 승단에서는 ‘파계불감증’이 만연하게 됐고 세속보다 오히려 더 세속화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 것도 사실이다. ‘현대판 율사’
율사는 흔히 승단의 거울로 비유된다. 부처님이 제정한 계율을 바탕으로 스스로 지계를 실천하면서 승단의 어두운 곳을 환히 비춰 자칫 승단이 세속화되는 것을 막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율사들은 승단 내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에 대해 적절한 해법을 제시하면서 부처님 입멸 후 가장 부처님에 근접한 존재로 추앙 받아왔다. 율사, 승단의 거울에 비유 그러나 오늘날 한국불교 승단에서 율사들은 설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 과거 승단처럼 율사들에게 각종 문제에 대해 해법을 제시해 주기를 바라는 것은 고사하고 단순히 스님들이 되기 위해 기본적으로 익혀야할 각종 의례를 가르치는 습의사 정도로 취부 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변화하는 사회현상에 대처하지 못하고 과거 율장 조목만을 고집하면서 율사들은 우리 승단에서 ‘사문화된
한국불교에서 계율을 지키는 것이 불자로서의 의무가 아니라 선택사항으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법보신문 자료사진〉 부처님 당시 제정된 계율을 바탕으로 승단의 현안 문제에 대해 해결점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화합으로 이끌었던 율사는 예로부터 승단 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왔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승가 전통 운영법인 율장보다는 사회법을 기초로 한 종헌종법이 우선시 되면서 한국불교 승단 내에서 율사들은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번 기획을 통해 현재 한국불교 승단에서 ‘아웃사이더’로 전락하고 있는 율사들의 문제와 대안을 점검한다. 편집자 계·정·혜 삼학 가운데 으뜸으로 꼽히는 계율은 부처님 당시부터 불자라면 누구나 받아 능히 지켜나가야 할 것으로 분
“수오계십계등 선지지범개차(受五戒十戒等 善知持犯開遮, 오계와 십계 등을 받아 지니고 범함과 열고 닫음을 잘 알아야 한다.)” 고려시대 보조 스님이 초발심 불자들을 위해 쓴 『계초심학인문』에 담겨져 있는 이 글은 어느 것이나 한 쪽에 치우쳐서는 올바른 수행이 될 수 없다는 불교의 중도사상을 대변하고 있다. 즉 수행자가 지켜야 할 계율에 있어서도 율장에 언급된 문자 그대로에 치우쳐 근본 뜻을 잃는다면 바른 수행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물에 빠진 여인을 발견한 한 수행자가 ‘여인의 손을 잡아서는 안된다’는 율장의 조목만을 고집할 수 없듯 계율 적용에 있어 융통성을 갖고 어떤 것이 최선인가를 먼저 생각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시대 변화에 따른 사회문화적 환경 변화로 부처님 당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