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에 가톨릭 인사를 다수 배치하는 등 ‘친가톨릭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조계종 종교평화위원장 만당 스님이 “문재인 정부의 특정종교편향이 지속된다면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스님은 청와대가 1월8일 2기 참모진을 임명하면서 불교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노영민 비서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 등 가톨릭 신자를 여전히 중용한 것에 대해 “대통령의 독선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만당 스님은 1월8일 “대통령이 정부 각료를 임명하면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산스크리트 불교 경전을 한문으로 번역한 최고 역경가 중 한 사람인 중국 구마라집의 최초 번역 이후 이역본만 5종에 이르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경전을 연구하고 외우며 그로부터 감응 받았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무수하다. 대승불교의 핵심 경전이자, 대한불교조계종의 소의경전이기도 한 ‘금강경’이다.‘성불의 피안으로 나아가는 보살들을 위한 빈틈없고 완전한 설법’으로 불리는 ‘금강경’은 5000여 자에 불과하지만 수행을 위한 위없는 가르침일 뿐만 아니라, 순수하고 명료하며 견고하고 예리해 모든 번뇌를 타파할 수 있는 법문으로 일컬어진
1100여명의 유대인을 구한 스토리의 영화 ‘쉰들러 리스트’가 2019년 1월 재개봉된다고 한다. 이 소식을 접한 후 독일인 존 라베 등이 떠올랐다. 존 라베는 1937년 중일전쟁당시 난징의 독일 지멘스의 지사장으로 있으면서 30만명이 일본인들에게 학살되는 것을 보고 일본군이 못 들어오게 조계지역을 만들어 난징시민 20만명을 살렸다. 중국에서 의인 칭호를 받는 그는 역설적이게도 나치당원이었다. 또 1939년 2차대전의 전범국 일본의 리우투아니아 외교관 스키하라 지우네는 본국의 명령을 어기고 죽음의 위기에 처한 유대인 6000여명에게
간밤에 내린 눈으로 온 세상이 하얗게 솜이불을 덮고 있었다. 차들도 다닐 수 없게 되자 절로 올라오는 길은 인적이 끊겼다. 저 멀리 마을 쪽에서 까만 점들이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일주문이 모처럼 늦잠을 자고 있다가 두런두런 말소리에 눈을 떴다. 오늘은 기도 회향일, 부처님께 올릴 떡과 공양미를 머리에 이고 오는 신도님들이었다. 모두 먼 길을 걸어 오셨는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내리는 눈을 피해 일주문 아래에 잠시 앉으셨다.“아이고, 뭔 눈이 이리도 온대? 차가 올라가질 못하니 다리가 아파 죽겠네. 하기사 내가 젊었을 땐 이 길을 애
일반적으로 기도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거나 본인이 원하는 바를 얻고자 절대적인 유일신 또는 외부에 존재한다고 믿는 절대적인 힘(Absolute Power)에 의지하여 간절하게 비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불교에서의 기도는 부처님과 불보살의 원(願)을 기반으로 하는 가피(加被)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중생이 원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게 해 준다. 중생을 구제하고자 하는 불·보살의 원력과 자비가 중생의 간절함을 담고 있는 기도에 감응하여 중생이 원하는 바를 이루게 하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가피는 부처님과 불보살이 중생을 구제하려는 회
4. 비판지난 9월 제36대 조계종 총무원장에 원행 스님이 당선되고 일단 잠잠해지기는 했지만 지난 몇 년간 조계사 인근에서는 과격 시위가 그치지 않았다. 올해 불교단체들의 시위에서는 스님들을 향해 “꽃뱀” “도둑놈” “중놈” “호로새끼” “강도” “절도범” “표절자” “권승” 등 특정인을 낙인찍고 비난하는 구호들이 난무했다. 그리고 불교계에 이러한 낙인의 비판 방식이 점차 자리 잡고 있는 분위기다.‘낙인(Stigma)’은 쇠붙이를 불에 달궈 찍는 도장으로 가축이 자신의 소유임을 나타내거나 범죄자임을 표시하기 위해 사용됐다. 근대 이
조계종 10대 총무원장 서암 스님은 역대 총무원장 가운데 가장 짧은 임기를 지낸 스님이었다. 그럼에도 쇠락한 조계사를 일신했고 청정승단 회복에 앞장서는 등 뚜렷한 족적을 남긴 인물이었다. 그러나 ‘종정중심제’에 발목이 잡혀 뜻을 접고 물러난 비운의 총무원장이기도 했다. 서암 스님이 총무원장에 나서게 된 것은 197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그해 9월26일 조계종 제9대 총무원장 경산 스님은 종정 서옹 스님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총무원장 책임제를 내세우며 마지막까지 종정스님과 대립각을 세웠던 경산 스님이 사표를 제출한 것은 팽팽했던 힘
이탈리아 여정의 흥분을 뒤로 하고 밀라노 중앙역에서 23시5분에 프랑스 파리 리옹역으로 출발하는 열차에 몸을 실었다. 리옹역에 도착한 것은 아침 10시 조금 전이었고, 바로 전철로 파리 북역으로 이동해 역 근처에 미리 예약한 숙소에 짐을 풀고 박물관을 찾아 나섰다. 파리에는 몇번 왔지만, 사실 그 유명한 오르세 미술관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맨 처음에는 조사 일정을 마치고 시간을 내려했지만 마침 월요일이어서 미술관이 문을 닫았고, 두 번째 방문에서는 사람이 너무 많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꼭 세잔과 반 고흐 같은 거
최근 인도에 있는 불교 성지와 유적지를 순례하면서 살아있는 역사로서의 부처님을 접하고 있습니다. 평소에 그냥 지나쳤던 부처님의 실존과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데요. 우리에게 부처님이 왜 필요한지 생각해 봤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럭저럭 살만하고 괜찮을 때는 필요성을 잘 모릅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힘든 상황에서 찾게 됩니다. 이렇게 부처님의 가피 또는 가르침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쌓이면 점차로 일이 잘 풀리고 좋을 때도 부처님의
몇 해 전 여배우 최진실씨가 자살한 사건이 발생해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준 일이 있었다. 그 여배우는 평소 근검절약하기로 유명하였고 정부에서 모범적인 저축인상을 받는 등 서민적인 이미지로 친근했던 배우였다. ‘여자는 남자하기 나름이에요’라는 멘트 하나로 한국 남성들을 휘어잡았고 애교 있는 얼굴과 상처받은 불우한 여성으로 배역을 맡으면서 사람들의 동정심을 유발하기도 했다. ‘최진실, 그 이름도 아름다워’라고 헛된 망상을 꿈꾸는 사람도 있었고 돈도 많고 얼굴도 예쁘고 마음씨도 고운 데다가 여자가 이름도 아름답다고 부러워했다. 그랬던 최
사실 포교사를 지원한 계기는 특별하지 않다.충북불교대학 간사일을 보면서 스님이 한번 지원해 보라고 하셔서 뜻하지 않게 지원하게 됐다. 품수를 받고 염불포교팀에 소속해 있으면서도 몇 년간 포교사 활동은 하지 않았다. 재적사찰 봉사활동에 여념이 없었다. 포교사 활동을 따로 할 수 있는 여력이 없었다. 어느 날이었다. 옷장 정리를 하던 중 벽장 구석에 처박혀 있던 곰팡이 난 상자를 발견했다. 열어보니 품수 이후로 한 번도 입어본 적 없는 포교사복이 가지런히 개어져 있었다. 상자와 함께 버릴까 갈등이 일었다. 그때 한순간 ‘혹시나 이 옷이
신화와 동화는 인류의 보편적 발달과정과 희로애락을 담고 있다. 여기에 우리 마음을 선명하게 비춰주는 이야기거울이라는 점이 더해지면서 다양한 심리적 측면까지 내재하고 있다. ‘마음에 들다’는 이 신화와 동화를 불교와 정신분석의 세계를 넘나들며 분석함으로써,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감정과 의식세계를 되짚어 보게 한다.저자 김권태는 널리 알려진 ‘나르키소스’ ‘오이디푸스’ ‘에로스와 프시케’ 등 세 개의 신화와 ‘신데렐라’ ‘잭과 통나무’ ‘백설공주’ 등 세 개의 동화를 통해 방대한 교리체계의 불교와 체험하지 않고서는 좀처럼 이해하기
현재 서양에서 전개되고 있는 선은 여성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종교적인 깨달음 추구보다는 일상생활에 선의 통찰을 적용하고 활용하는 새로운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전통불교에서는 문화적인 제약 때문에 출현하기 어려웠던 여성 주도의 선은 그 수행영역이 확장되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로 확산될 잠재성을 지니고 있다. 여성이 새로운 주역으로 등장한 사실은 선 수행 패턴의 획기적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종교적 신앙보다는 사회변혁운동이라고도 볼 수 있는 서양선이 여성 주도적으로 진전되고 있는 양상을 적어본다.19
서울노인복지센터는 하루 3000여명의 어르신들이 이용한다. 그러다보니 이곳저곳에서 보이지 않는 봉사자들의 손길이 많이 필요하다. 늘 봉사자의 손을 빌려 생활하시는 어르신들이었지만 오늘은 달랐다. 그동안 당신들이 배운 것을 종묘공원 건너편 세운상가 앞에서 ‘북(book)적북적 어른이 놀이터 02콘서트(共理콘서트)’로 시민들에게 회향하는 날이었다.무대는 성공적이었다. 옷깃을 여미게 하는 쌀쌀한 날씨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동참해 공감하고 소통하는 자리가 되었다. 평소 우리가 생활하면서 쉬 지나치던 곳의 역사적인 이야기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우리 모두에겐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쾌적한 삶을 누릴 권리가 있다. 동시에 별빛 가득한 하늘을 후손들에게 물려줄 의무도 있다. ’지난주에 열린 ‘2018 탈석탄 친환경에너지 전환 국제 컨퍼런스’에서 환경부장관·서울시장·인천시장·경기도지사·충남도지사 명의로 발표한 ‘탈석탄 친환경에너지 전환 공동선언문’ 중 일부다. 눈에 띄는 건 이번 선언문의 제안자가 충남이었다는 사실이다.충남에는 우리나라 석탄화력발전소 총 61기 가운데 절반인 30기가 위치해있다. 이런 이유로 전국 온실가스배출량의 24.7%,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의 13.2%가 충
독일 나치시절 선전장관을 지낸 괴벨스(1897~1945)라는 인물이 있다. 그는 대중선동에 뛰어난 인물로, 독일 국민들을 선동해 유태인 학살의 광기에 휩쓸리게 만든 장본인이다. “대중은 거짓말을 처음에는 부정하고 두 번째는 의심하게 되고, 계속 말하면 믿게 된다.” “99%의 거짓에 1%의 진실이 100%의 거짓보다 더 큰 효과를 낸다.” 그가 남긴 말이다.괴벨스는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그러나 그가 남긴 거짓선동의 망령은 지금도 세계를 유령처럼 배회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괴벨스의 선동과 비슷한 현상이 세상을 휩쓸고 있다.
그 여성불자가 자신은 견성했다고 여기며 이전보다 훨씬 자유로운 삶을 누리던 어느 날이었다. 우편물을 전달하는 우체국 직원으로부터 서류 봉투를 받았다. 남편 앞으로 날아온 봉투였다. 황급히 뜯어 읽어보니 3000만원의 채무를 갚아 달라는 빚 독촉 내용이었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소송하겠다는 내용도 함께 적혀 있었다. 순간 그 불자에게 분노가 치밀었다. 도박을 끊은 줄 알았던 남편이 자신 몰래 도박을 다시 하다가 진 빚이었다. 돈도 돈이지만 형언할 수 없는 배신감이 온 마음을 뒤덮었다.당장 남편을 불러 난리를 쳤고 이혼을 요구했다.
“중국 역사의 시조로 추앙받는 삼황오제는 사실 고조선 이전의 황제들이며, 단군조선과 기자조선 그리고 신라의 도읍지는 지리산 화엄사 일대에 있었다.”고대사 연구에 전념하면서 지리산 관련 고대사 자료집인 ‘동방(東方)’과 ‘경주는 신라 도읍지가 아니다’를 펴내는가 하면, 화엄사에 소장된 판본 대화엄사 사적을 최초로 번역한 ‘화엄 불국사 사적’ ‘에덴동산에 신라 궁궐이 있었다’ 등을 집필했던 정암 스님이 삼황오제가 사실 고조선 이전의 황제들이었다는 다소 파격적 주장을 담은 ‘삼황오제는 조선의 황제’를 출간했다.저자는 여기서 한국 고대사
“온갖 고난을 따지지 말고, 욕심을 줄이고 만족할 줄 안다.(不計衆苦 少欲知足)”우리는 고난대중을 위해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부처님께서 우리들에 이익이 없는 고행은 닦지 말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이익이 없는 고행은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우리에게 ‘계율’을 스승으로 삼고, ‘고난’을 스승으로 삼으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생활이 언제나 청빈하면 이 세상에 집착이 없습니다. 이 세상에서 살기가 편안하고 즐거우면 수행이 제대로 될 리가 없습니다. 이로 인해 수행자는 타락하고 물러나게 됩니다.당나라 시절 방거사께서는 선종에서 매우
스즈키는 아시아의 선을 어떤 식으로 서양에 소개하여 서양인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스즈키의 선 서적들은 널리 읽혔고 또 주요 사상가들에 의해 주석도 많이 산출되었다. 그중 두드러진 사례는 분석심리학자 카를 융(Carl Gustav Jung, 1875~1961)이 스즈키의 ‘선불교 입문’(An Introduction to Zen Buddhism, 1934)에 쓴 30쪽짜리 서문인데 거기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스즈키의 선불교 저작들은 살아있는 불교를 알게 해주는 데 가장 크게 기여했으니, 저자에게 아무리 감사해도 지나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