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중을 일주일 앞둔 8월23일, 경기도 용인에 사는 장윤정(대일황·50) 불자는 그날도 ‘법화경’을 사경하고 있었다. 사경을 할 때면 마음이 평안해지고 불보살님이 곁에서 지켜주는 것 같았다. 직접 사업체를 운영하고, 집안일에 횡성 성덕사 총무 업무까지 담당하고 있어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들이지만 어떻게든 1년 안에 ‘법화경’ 사경을 회향하겠다고 다짐했었다. 일정한 시간을 내기 어려웠기에 직장과 집에서 짬짬이 대학 노트에 정성껏 경전을 썼다.그렇게 1년여 만에 ‘법화경’ 사경을 회향할 수 있었고 남은 대학 노트 뒷부분에 옴마니
조주종심(趙州從諗, 778~897) 스님은 1500여년 중국 선종사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임제 스님이 고함[喝]으로, 덕산 스님이 몽둥이[棒]로 사람들의 무명을 타파했다면 조주 스님은 언구로 죽이고 살리는 살활자재(殺活自在)의 묘용을 발휘한 선사로 유명하다.‘고불(古佛)’로 불렸던 조주 스님은 “원래의 부처(元古佛)도 진짜 부처(眞古佛)인 조주 스님에게 고개 숙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선의 경지가 출중했다. 지금도 선방 수좌들의 바랑 한 귀퉁이를 차지하는 공안집인 ‘벽암록’ 100칙 중 조주 스님 관련 공안이 12칙이 실려
박창환 금강대 불교학부 교수가 9월2일 별세했다. 향년 56세. 빈소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연세대 강남장례식장 3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9월4일 오전 6시, 장지는 경남 함양 선영이다.박 교수는 아비달마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문헌학자였다. 불교원전 언어인 팔리어, 산스크리트어, 티베트어, 한문을 비롯해 영어, 일어, 독어, 불어에도 능한 그는 불교문헌 연구의 기본기를 탄탄히 갖춘 학자였다.1986년 서울대 철학과에 입학한 박 교수가 처음부터 불교학을 택한 것은 아니었다. 동서양 철학을 두루 공부하다 보니 자연스레 불교로 관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화가 나면 공격성을 보이고 말을 함부로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에요.”아이의 반항에 당황스러운 것은 이 엄마만은 아닐 것이다. 아이는 왜 그렇게 행동하고, 어떻게 대해야 할까. 법륜 스님은 그 원인이 부모노릇을 포기하고 학부모 노릇에 치중하는 엄마아빠에 있다고 직격한다. 아이가 공부 잘하고 모두 부러워하는 좋은 대학 가서 좋은 직장에 취업하는 데 급급해 아이를 무한 경쟁으로 내몬 필연적인 결과라는 것이다. 부모가 자식을 위해 희생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자식을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는 수단으로 삼고 있
‘체념(諦念)’은 흥미로운 단어다. ‘희망을 버리고 아주 단념함’이란 뜻으로만 흔히 알고 있으나 국어사전에는 ‘도리를 깨닫는 마음’도 체념이다. 특히 한자사전에는 ‘諦念(체념)’을 ‘1. 도리(道理)를 깨닫는 마음 2. 아주 단념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는 ‘희망을 버린다’는 의미가 아예 없다. 이는 체념의 원래 의미가 집착하는 마음을 끊고 현실을 긍정하므로써 도를 깨닫는 것이었음을 시사한다. 그런데 사람들에게는 욕망을 끊은 모습이 ‘희망을 버리는 것’으로 여겨졌고, 욕구 실현이 미덕이 된 근현대기를 거치며 의미의 전이가
‘숫따니빠따’는 ‘담마빠다’와 함께 가장 오래된 경전이다. 불자가 아니더라도 귀에 익숙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하늘이여, 비를 내릴 테면 내려라’는 유명한 구절의 출처도 이 경전이다.‘숫따니빠다’는 마지막 장의 이름에서 알수 있듯 ‘피안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는 경전이다. 문장 형식이 간결하고 내용이 쉽기에 남방불교권에서는 일찍부터 사랑받아왔다. 그러나 한역경전 중에는 이에 해당하는 경전이 없기 때문에 대승불교권에는 일본에서 19세기에 번역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법정 스님
‘금강경’은 아무리 단단하고 뿌리 깊은 번뇌라도 단번에 잘라내는 반야의 검에 비유된다. 그렇기에 ‘금강경’의 공덕은 무작정 따라 읽는 데에 있지 않다. 그 뜻을 바르게 이해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이 책은 수행의 관점에서 ‘금강경’의 뜻을 풀이했다. 저자는 동국대 대학원과 연세대 교육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신행발원’ ‘백골관수행’ ‘신행의 공덕 및 가피’ ‘대승불교의 자력문과 타력문에 대한 연구’ 등을 집필한 법사다. 그는 ‘금강경’에 등장하는 사구게를 비롯한 용어를 상세히 설명한다. 또 무위심으로 행하는 수행이 참다운 수행이며,
임석규 수석연구관은 다양한 현장 경험을 갖춘 대표적인 문화재 전문가다.“전법은 부처님의 생애와 그분의 진리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는 일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깨달음에 다가가는 아주 좋은 방편이기도 하고요.”임석규 불교문화재연구소 수석연구관이 최근 법보신문을 교도소, 군법당, 병원법당, 관공서 등에 보내는 법보시 캠페인에 동참했다. 그는 “법보신문은 어느 곳에도 치우침 없이 정론을 알려주는 신문이다. 사실보도에만 그치지 않고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연재물들은 법보신문의 가장 큰 장점이다”라며 “힘든 시기를 보내는 많은
유산기(遊山記)는 조선시대 선비들이 산행했던 내용을 써내려간 기록 산문이다. 유산기에는 당대 사대부들이 다녀갔던 절에 대한 소상한 기록과 그들의 불교관도 확인할 수 있다. 산에 놀러가 스님에게 술을 요구하고 가마를 메게 하는 일이 잦았지만 스님을 존중하고 도를 주제로 환담을 나누는 모습도 나타난다.한국국학진흥원장인 저자는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건국대·서울대 법대 교수, 행정안전부 장관, 국회의원을 역임한 학자이며, 관료이고, 정치가다. 저자가 그간 자주 찾았던 11곳 사찰에 대한 다양한 얘기를 풀어내고 있는 이 책은 유산기를 많이
견진 스님은 계룡산 고왕암에서 꽃을 가꾸고, 나비와 산새들과 어울리며 살아가는 산승이다. 이 책은 산중에서 느끼고 발견하고 깨달은 일들을 5개 주제로 펼쳐낸 산문 시집이다.첫 주제인 ‘꽃’ 편에서는 산사 주변에 피는 부처꽃, 불두화, 산수국 등 35종의 각양각색 꽃을 촬영해 꽃의 아름다움을 칭송하고, 꽃말과 특징을 시어로 담아냈다. 이어 ‘나비’ 편에서는 대왕나비, 사향제비나비 등 22종의 나비 몸짓을 담았다. 동고동락하듯이 찾아오는 나비를 마치 손님 접대하듯 손등에 땀과 고귀한 꿀로 대하는 얘기. 거미줄에 걸린 나비를 사랑으로 방
새기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금방 날아가 버린다. 불교 경전에서 ‘서사수지독송(書寫受持讀誦)’의 공덕을 찬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좋은 글은 수시로 필사하고 외우고 소리 내 읽어야 몸과 마음에 스민다. 체화가 되고 자신의 지혜로 내면 깊숙이 자리 잡는다.용인 행복선원 선원장 연암 스님의 ‘고요한 소리’는 필사하고 외워도 좋을 책이다. 102개 아포리즘 형식의 짧은 글들은 읽고 새길수록 깊은 맛이 우러난다. 경전 공부 외에 위빠사나, 자비명상, 싱잉볼 명상 등 수행의 끈을 놓지 않았던 긴 세월을 거치며 무르익은 지혜의 언
한국불교태고종 인천교구종무원(종무원장 능해 스님, 인천 용궁사 주지)이 7월30일 오후 2시 인천 용궁사 대웅전에서 총무원장 상진 스님이 참석한 가운데 수재민 돕기 수해복구 의연금 모금 법회를 개최했다.이날 법회는 인천교구 총무국장 정수 스님의 사회로 삼귀의례, 반야심경 봉독, 종무원장 능해 스님 인사말, 총무원장 상진 스님과 범패박물관장 능화 스님의 격려사에 이어 수해의연성금 모금, 사홍서원 후 대웅전 앞 기념촬영 순으로 진행됐다.총무원장 상진 스님은 격려사에서 “종단 수해복구 성금 모금에 인천교구가 적극적인 협조를 해주신 데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