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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제 스님 “멸빈자 사면 위해 적극 나서달라”

  • 교계
  • 입력 2018.03.13 18:09
  • 수정 2018.03.14 14:45
  • 댓글 1

3월12일 종정특별교시 발표
3월 종헌개정안 처리 당부
1962년 이후 멸빈징계 대상
바라이죄·재산비위 등 제외
“명진 스님도 대상 아니다”
종헌개정 여부, 집행부시험대

▲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 금산 스님과 홍보국장 효신 스님이 멸빈자 사면과 관련한 종정 진제 스님의 교시를 발표하고 있다.
3월20일 예정된 조계종 제210차 임시중앙종회를 앞두고 ‘멸빈자 사면’이 최대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종정 진제 스님이 교시를 내려 집행부와 중앙종회가 종헌개정에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진제 스님은 3월12일 발표한 교시에서 “과거 우리종단의 구성원 중 일부가 과오로 이탈하였으나 참회하고 자중하며 다시 함께 수행하고자 하는 이들이 있다”며 “이에 총무원장 스님을 비롯한 집행부와 중앙종회의원 스님들은 이러한 사정을 잘 살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스님은 이어 “대중들 앞에서 진심을 다해 자자(自恣)해 종단의 일원으로 더욱 정진해 나갈 수 있도록 관련법과 제도를 정비해 주길 바란다”며 “이런 화합조치를 통해 우리 교단의 존재 이유인 지계청정, 정진화합, 광도중생의 길에 모든 종도가 일치단결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 금산 스님은 3월13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종정스님의 교시를 받들어 이번 종회에서 멸빈자 사면에 관한 종헌개정안이 가결될 수 있도록 집행부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산 스님에 따르면 제35대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올해 초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불행했던 과거의 아픈 종단 역사를 정리하고, 조계종 공동체의 화합과 불교공동체 발전을 위한 대화합, 대탕평의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멸빈자 사면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특히 총무원 집행부는 대화합 조치를 위해 1962년 통합종단 조계종이 출범한 이후 멸빈의 징계를 받은 스님에 대해 특별사면을 추진하기로 하고, 우선 중앙종회에 계류돼 있는 종헌개정안 처리를 위한 협조를 구했다.

또 멸빈자 사면에 대한 여론수렴을 위해 설정 스님은 지난 2월7일 강원지역 교구본사주지 간담회를 시작으로 9일 대구경북, 10일 충청·경기지역, 12일 호남 및 부산경남지역 교구본사주지 간담회를 잇따라 열어 멸빈자 사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3월 중앙종회 종책모임별 간담회와 종헌특위에도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금산 스님은 ‘무분별한 사면’에 대한 일각의 우려와 관련해 “종헌이 개정되면 총무원 집행부는 호계원장, 중앙종회의장, 교육원장, 포교원장, 교구본사주지, 중앙종회, 비구니대표 등 최대 30명 이내로 구성되는 특별사면심사위원회를 통해 사면의 기준과 원칙을 정할 것”이라며 “특별사면추진위원회에서 마련된 사면안은 중앙종회로부터 동의와 종정스님의 재가를 거쳐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사면으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면된 스님들에 대해서는 일정기간동안 권리를 제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총무원에 따르면 1962년 통합종단조계종 출범 이후 해종행위, 직무비위, 재산비위 등으로 멸빈의 징계를 받은 스님은 230명에 달한다. 그러나 총무원은 바라이죄와 재산비위로 징계를 받았거나 환속하거나 탈종한 스님에 대해서는 사면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이럴 경우 사면 대상의 선상에 오르는 스님은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게 총무원의 설명이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명진 스님 사면설’에 대해 금산 스님은 “이번 사면은 오로지 멸빈자에 한정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처럼 총무원 집행부가 멸빈자 사면에 대해 강한 의지를 피력한 데 이어 종정스님의 교시까지 발표되면서 3월 임시종회에서는 종헌개정안 가결될 것이라는 긍정론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멸빈자 사면과 관련해 각 교구본사별로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역대 종정과 총무원장스님의 간곡한 당부에도 중앙종회가 번번이 종헌개정을 무산시켰던 전력이 있는 만큼 쉽게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때문에 3월 임시종회에서 종헌개정안 가결 여부는 35대 총무원 집행부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 성격이 짙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다음은 종정 진제 스님 교시 전문.

敎 示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으시고 승가 공동체를 구성하신 것은 傳法과 和合을 위해서 입니다. 승가의 운영 원리에는 오직 화합만이 있을 뿐입니다.

과거 우리 종단의 구성원 중 일부가 과오로 이탈하였으나 懺悔하고 自重하며 다시 함께 수행하고자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에 총무원장 스님을 비롯한 집행부와 중앙종회의원 스님들은 이러한 사정을 잘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대중들 앞에서 진심을 다해 自恣하여 종단의 일원으로 더욱 정진해 나갈 수 있도록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이러한 화합 조치를 통해 宗門을 더 높고 빛나게 하고 우리 교단의 존재 이유인 持戒淸淨, 精進和合, 廣度衆生의 길에 모든 宗徒가 일치 단결해 주시기 바랍니다. 나아가 수행공동체의 신심과 원력으로 남과 북의 모든 민초들이 함께 번영해 나갈 活路를 여는데 進力해야 합니다.

오직 부처님법 그대로 수행하여 常樂我淨의 기쁨을 중생들과 함께 누리시길 간절히 당부합니다.

불기 2562(2018)년 3월 12일

大韓佛敎曹溪宗 宗正 眞際 法遠

[1432호 / 2018년 3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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