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울산 신흥사(新興寺)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신흥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5교구본사 통도사의 말사로 신라시대 창건된 천년고찰입니다. 신흥사는 신라 명랑 법사와 인연이 깊습니다. 명랑 법사는 밀교 계통에서 아주 신비한 재주를 지닌 분이셨다고 합니다. 신라 국통이시고 통도사를 창건하신 자장 법사는 명랑 법사의 외삼촌이시기도 합니다. 당시 선덕여왕께서도 명랑 법사를 옆에 두고 국사를 논했다고 합니다. 신흥사는 초기에 건흥사(建興寺)라는 사명으로 불렸습니다. 세월이 흘러 1592년 임진왜란 때 민초들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의병
보문선원(선원장 지범 스님) 사부대중이 12월17일 전남 백양사 고불선원에 대중 공양금을 전달했다. 이번 대중공양금은 지범스님이 선(禪)의 대중화에 기여한 공로로 34회 조계종 표교대상 공로상으로 받은 상금을 포함하여 스님과 인연있는 여러 지역의 불자 및 보문선원 결제 대중들이 동참하여 마련했다.이날 서울을 출발한 버스는 다섯 시간이 걸려 백양사에 도착했다. 직전 내린 눈과 맹추위로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았다. 지범 스님은 긴장을 풀어주고자 대중들을 향해 짧은 설법을 했다. 또 1990년대 운문선원 개원 당시 서옹 스님을 모시고 도감
심원한 종교적 사유와 실천체계를 집대성한 ‘정법안장(正法眼藏)’ 95권. 보광 스님은 최근 40년 원력과 30년 노력으로 방대한 ‘정법안장’의 번역과 주석, 그리고 이를 풀어내는 일을 마무리했다. 성철 스님이 오래 전 ‘본지풍광’과 ‘선문정로’를 간행한 뒤 “이제 부처님께 밥값 했다”고 했듯 ‘역주 정법안장 강의’를 끝마친 보광 스님은 “금생의 화두를 마친 것 같다”고 털어놨다.정법안장은 바른 법을 볼 수 있는 안목을 일컫는 선가의 용어다. 달마대사에서 시작된 중국 선은 6조 혜능 스님을 거치며 전역으로 확산되고 수많은 명안종사를
근현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선지식으로 호남의 천년고찰 백양사를 중심으로 활동한 만암, 서옹, 수산스님의 생애와 실천적 가르침을 담은 특집 다큐멘터리가 방송된다.BTN불교TV(대표이사 구본일)는 12월20일부터 근현대 한국불교 선지식 다큐멘터리 ‘호남의 선맥(禪脈)’을 방송한다. 조계종 18교구본사 장성 백양사는 선지식들의 생사를 초월한 수행으로 한국불교의 법통을 잇고 그 법석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도량이다.BTN불교TV는 “역대 선지식들로부터 오롯이 이어진 백양사의 가풍과 선맥을 만암, 서옹, 수산 스님의 생애로 알아본다”며 “
절에 사는 어린스님 동자승. 세상의 때가 묻지 않았기에 순수함과 천진무구 대명사다.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단기출가한 동자승을 바라보는 이들까지 덩달아 맑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불교에서 동자승은 특별하다. 나이어린 스님을 일컫지만 열렬한 구도자나 보살로도 표현된다. ‘열반경’ 사구게를 들으려고 절벽에서 뛰어내린 설산동자, 선지식을 찾아 남쪽으로 순례를 떠난 숭고한 구도자 선재동자, 오대산에서 세조의 피부병을 낫게 해준 문수동자처럼 나이가 적지만 중생의 고통을 해결해주고 지혜를 완성하도록 이끌어도 준다.사람들의 소박한 일상과 사랑을
“어느 때 부처님께서 마갈제국(摩竭提國) 아란야법보리도량[阿蘭若法菩提場]에서 처음 바른 깨달음[正覺]을 이루시었다.”장장 80권에 달하는 ‘대방광불화엄경’(실차난타역본)은 이 한 구절로 시작한다. 이것은 말할 것도 없이 석가모니부처님이 보드가야 보리수 아래 적멸도량에서 깨달음을 이룬 순간을 말한다. 이 정각의 순간 “여래의 지혜는 삼세에 들어가 모두 평등해지고, 몸은 모든 세간에 가득하며, 음성은 시방세계에 두루 퍼지니, 마치 허공이 만물을 포함하고 있으면서도 모든 경계에 차별이 없는 것과 같다.” ‘화엄경’은 지루가참역 ‘불설도사
한국불교종단협의회가 일제강점기 항일투쟁을 이끈 불교인들 가운데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을 발굴해 조명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한국불교종단협의회(회장 진우 스님)는 12월5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나라 빼앗긴 일제암흑기 등불을 밝힌 불교인’을 주제로 근대사회 발전에 기여한 불교 인물을 조명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는 사무총장 도각 스님을 비롯한 스님들과 정사 등 종단협 30개 종단 소속 회원들이 참석했다. 또 고성 옥천사 박물관장 원명 스님 등 선정인물들과 인연 있는 사찰의 스님들도 함께했다.세미나는 ‘근
수행일지는 수행 단계를 스스로 점검하며 자신을 성찰하는 과정으로 수행지도자들이 명상을 공부하는 수행자들에게 장려해왔다. 옛 선지식들도 수행과정에서 일어난 일상을 점검한 수행일기를 남겼으며 이 전통은 현대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수행일지를 작성하는 습관이 우울증과 불안감 등을 감소시키는 데 큰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와 주목된다.명상상담평생교육원 교수 혜성 스님은 11월26일 한국명상심리상담학회 20주년 기념 ‘명상과 심리상담의 만남’ 주제 학술대회에서 ‘오온(五蘊)을 활용한 명상일지 쓰기의 치유적 효과
다양한 정진법회로 지역 시민들에게 수행처가 되어온 고양 흥국사가 겨울 참선명상 강좌를 개강한다.흥국사(주지 정문 스님)는 12월10일부터 내년 2월18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1시30분~3시20분 참선명상 입문과정 강의를 진행한다. 박희승 불교인재원 교수(한국명상지도자협회 이사)가 지도하며 ‘태백산 선지식의 영원한 행복(어의운하)’을 교재로 입승 진산 스님의 화두 법문, 석순이·정혜경 명상지도사의 중도·화두선 지도, 참선 수련회 등이 이뤄진다.강의는 12월10일 박희승 교수의 ‘종교란, 불교란 무엇인가’ 강연을 시작으로 17일 ‘부
2020년부터 우리 사회를 덮친 코로나19는 삶의 많은 부분에서 큰 변화를 가져왔다. 줄줄이 문을 닫는 사업체들과 밤 10시가 지나면 깜깜해지는 거리, 마스크가 필수인 외출…. 이젠 엔데믹이 가까워지며 많은 규제가 풀렸음에도 코로나 이전의 삶이 오히려 어색하다. 가장 많이 바뀐 것은 ‘비대면’이다. 대면으로 진행해온 모든 일들, 회의를 비롯해 면접, 스터디, 영업, 심지어 각종 공연까지 비대면으로 이뤄졌다. 이젠 키오스크(무인 판매기)로 주문하는 게 익숙하다.이는 수행 패러다임도 전환시켰다. 기존의 수행자들은 선방과 같은 수행처에
올바른 교육·수행을 기치로 신행운동을 펼쳐온 불교인재원이 성철 스님 백일법문 55주년을 맞아 동안거 동안 온라인 ‘백일법문 공부’를 개강한다.불교인재원(이사장 엄상호)은 12월7일부터 내년 2월22일까지 11주 동안 매주 수요일 오후 7시30분 성철 스님(1912~1993)의 백일법문을 함께 읽는 온라인 공부를 진행한다.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 스님과 박희승 불교인재원 교수, 서재영 성균관대 교수가 온라인 회의플랫폼 ZOOM 및 생활참선 공부 네이버 카페에서 실시간 강의하며, ‘성철스님 백일법문 상∙중∙하(장경각)’를 교재로
오늘부터 한 달 동안 통도사에서는 ‘화엄경’ 산림이 열립니다. ‘화엄경’을 갖추어 말하면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입니다. 우리말로 해석하자면 ‘보살 만행의 꽃으로 불과를 장엄한다’는 뜻입니다. ‘화엄경’에 담긴 진리의 내용은 간단하게 ‘통만법명일심(通萬法明一心)’, “만법을 다 통일시켜서 한마음을 밝힌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화엄경’은 분량이 방대합니다. 그 방대한 ‘화엄경’을 압축해서 표현한 게송이 있습니다. “만일 사람이 삼세 일체의 부처를 구하여 알고자 할진 데 응당 이와 같이 관하라. 마음이 모든 일을
부처님의 초전법륜 이래 불교는 적어도 두세 번의 전환을 통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크게 보면 상좌부 전통의 출가중심의 불교에서 대승의 보살중심 불교로 분기, 발전해온 역사다. 교리적 해석으로 보자면 아비담마의 분석적 불교로부터 공성을 이해하는 반야를 강조하는 불교, 그리고 진공묘유를 강조하는 유식불교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철학적 역량을 쌓아 왔다. 특히 원산지인 인도 문명을 떠난 이후 동북아시아에서 불교교학의 발전은 인류문명사에서 주목할 만한 사건이었다. 샤무엘 헌팅턴의 ‘문명 간의 충돌’이 주로 바라보는 것은 현대사에서
1930년 최남선(崔南善)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조선불교-그 동방문화사상에서의 지위’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여 통불교론을 제창함으로써 원효불교 이해의 신기원을 열었다면, 1967년 이기영은 ‘원효사상1-세계관’이라고 하는 저술을 출간하여 원효의 ‘대승기신론소’와 ‘대승기신론별기’에 대한 전면적인 해설을 시도함으로써 원효불교를 학문적으로 접근하는 새장을 열었다. 동시에 이기영은 원효불교를 거사의 관점에서 시종일관 접근하여 유마(維摩)거사를 종교적 전범으로 삼는 승속불이(僧俗不二)의 실천운동의 새 길을 개척하였다. 그런데 70~
서울 동작구 상도동. 퇴근길 경적 소리 가득한 대로변을 벗어나 굽이진 골목길을 10분쯤 들어가면 오래된 빌라들 사이로 우뚝 솟은 선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도시의 소음이 닿지 않는 이곳엔 ‘시민수행자’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11월22일 오후에도 50여명의 재가불자가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어둑한 선방에 들리는 건 고른 숨소리와 “틱, 틱” 낮게 울리는 벽시계 초침 소리. 이윽고 작은 벨소리와 함께 입승보살의 죽비 3타. 잠시 기지개를 켠 대중들은 조용히 삼배를 올린 뒤 행선을 시작했다.도심수행도량으로 손꼽히는 상도동 보문사(
淸淨廣大喩芳池 能療衆生煩惱渴 청정광대유방지 능료중생번뇌갈普願空花發勝心 永離凡愚虛妄識보원공화발승심 영리범우허망식(청정하고 광대하기가 아름다운 연못과 같아/ 중생의 번뇌 갈증을 치료해 주시네./ 널리 중생[含生]들이 훌륭한 마음을 내도록 발원하고/ 어리석은 범부의 허망한 의식을 영원히 여의게 하려네.)이 주련은 당나라 의정(義淨)이 711년 천복사에서 한역한 5자 4구의 게송 ‘일백오십찬불송’ 가운데 마무리 부분을 인용하였으나 온전하게 인용하지 못했고 주어가 빠진 것이 아쉽다. 원문은 다음과 같다.一毫一相充法界 一行一德遍心源 ( 일호일
‘대방광불화엄경’을 주제로 원로 대덕 스님들의 화엄 법문을 청하는 영축총림 통도사의 화엄산림 대법회가 한 달 동안의 정진을 시작한다.통도사(주지 현문 스님)는 11월24일부터 12월22일까지 음력 11월 한 달 동안 경내 설법전에서 ‘통도사 화엄산림 대법회’를 봉행한다. 특히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오전에만 법문이 진행됐다면 올해는 기존의 화엄산림 법회 형식을 회복해 오전과 오후, 매일 두 차례에 걸쳐 법사 스님들이 법문을 설한다. 11월24일 오전9시30분부터 봉행될 화엄산림 입재 법회에서는 조계종 종정 성파 대종사가
동국대학교가 학생복지·학교발전에 기여한 기부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동국대(총장 윤성이)는 11월15일 오후 6시 서울 그랜드앰배서더호텔 2층 그랜드볼룸에서 기부자들과 가족 초청 ‘감사의 밤’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비롯해 건학위원장 돈관 스님, 윤성이 총장, 박대신 총동창회장, 송석구 전 동국대 총장, 김진문 신성약품 회장, 최진식 SIMPAC 회장 등 400여명이 동참해 동국 발전을 축하했다. 식전 공연으로 시작해 1부 총무원장 진우 스님 축사·돈관 스님 격려사·윤성이 총장 성과 발표·감사 영상·
선재동자가 등장하는 ‘입법계품’은 방대한 ‘화엄경’ 중에서도 가장 사랑받아온 품(品)이다. 어린 동자가 53선지식을 찾아다니는 모습은 구도에 대한 열정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을 품게 한다. 또 다양한 만남을 통해 성장해가는 스토리는 성장드라마가 보여주는 감동까지 선사한다. ‘입법계품’은 서사 구조가 흥미롭지만 메시지도 심오하다. 입법계(入法界)가 보현행원으로 법계에 들어감을 의미하듯 화엄사상의 실천덕목인 보현보살의 행원이 잘 드러난다.‘입법계품지남도’는 선재동자가 선지식을 친견하며 구도하는 모습을 시와 그림으로 서술한 송나라 불
진주보수(鎭州寶壽)가 풍혈연소(風穴延沼) 문하에서 정진할 때 일입니다. 안거에 들어갈 무렵 풍혈선사가 말했습니다.“본래면목을 나에게 가져 오너라.”이 말씀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것을 자책하면서 이튿날 아침 선지식을 찾아 떠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스승은 가지 못하게 말렸고 안거동안 대중에게 필요한 물품을 조달하는 가방화주(街坊化主) 소임을 맡겼습니다. 어느 날 화주를 하기 위해 저잣거리로 나갔습니다. 길거리에서 두 사람이 서로 다투다가 한 사람이 주먹을 휘두르면서 말했습니다. “이득임마무면목(你得恁麽無面目) 너는 이다지도 면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