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선학원 전 이사이자 서울 강남포교원(원장 각천 스님) 창건주 성열 스님이 선학원의 현 사태와 관련한 기고문을 보내온데 이어, 이사장 법진 스님을 여전히 비호하는 선학원 이사들의 행보에 묵직한 죽비를 내렸다.성열 스님은 기고문 '선학원 이사들에게 쓴다'에서 "여직원을 성추행 했다고 고소되어 대법원에서까지 확정판결을 받았는데 여전히 버티고 있는 재단 이사장의 몰염치가 가관이거니와, 그 이사장을 옹호하며 명예로운 퇴진 운운하는 임원들의 낯간지러운 의식 또한 가증스럽다"며 "지금 선학원을 이끌어가는 임원들은 더이상
1년에 딱 두 번, 부처님오신날과 백중에만 외부인에게 허락된 암자. 행여 수행에 방해될까 정진 기간에는 더더욱 빗장을 걸어 잠근다. ‘금남(禁男)의 도량’이라 불리는 비구니스님들의 수행처 백흥암(주지 소현 스님)이다. 무술년 동안거 해제를 하루 앞둔 2월18일, 발길을 허락한 백흥암에서 해제 풍경을 마주했다.백흥암은 영천 은해사 산내암자다. 비구스님 수행처인 기기암과 더불어 은해사의 자랑이다. 백흥암은 하늘 향해 기지개 켜는 팔작지붕을 얹은 극락전(보물 제790호)과 수미단(보물 제486호)을 품고 있었다. 각 전각들은 단청의 색을
1990년대 후반 여름이었다. 가야산 해인사 뒤편에 위치한 모 명상단체를 몇몇 지인들과 함께 방문한 적이 있다. 며칠만 수련하면 깨달음을 얻어 인생의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소문을 들었고, 내게 불교공부를 한 불자가 그곳에서 수행체험을 했다고 해서 궁금한 마음에 찾아가게 됐다.나는 명상원을 찾기 전에 인근 해인사에 먼저 들렀다. 이왕 가야산에 왔으니 부처님께 참배라도 해야겠다 싶어서였다. 부처님 참배 후 해인사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중 대중선방을 보게 되었다. 몇몇 노보살님들이 회색 법복을 입고 좌선하고 있는데 한 스님이 장군죽비를
1919년 3·1만세운동을 견인한 용성진종 스님의 평전이 3·1만세운동 100주년이 되는 2019년 3월1일을 앞두고 출간된다. 일제 강점의 혹독했던 그 시기에 용성 스님의 수행과 독립운동, 불교 대중화를 위한 전법의 삶은 ‘성철평전’ ‘새벽-김대중 평전’을 펴낸 김택근 작가의 집필로 완성됐다. ‘용성평전’을 탈고한 작가는 용성 스님이 주도했던 3·1만세운동을 인류사에 남을 혁명적 사건으로 평하고 기록했다. 서대문형무소에 있으면서도 한문에 갇혀있는 불교를 대중화하기 위해 경전의 한글화와 지성화를 발원한 대목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창간 30년 동안 법보신문은 많은 불서를 출간했다. 법보신문은 2005년 불국사로부터 독립하기 전에도 ‘법보출판사’를 설립, 선(禪)을 비롯한 수행, 포교, 철학 등 다양한 분야의 불서를 직접 제작해 출간했거나 법보신문에 연재했던 콘텐츠를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할 수 있도록 제공했다. 법보신문이 설립한 법보출판사가 1991년 직접 제작해 수많은 독자들이 지금도 찾는 책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이원섭(1924∼2007) 선생의 ‘깨침의 미학’이다. 이 책은 무명을 밝히는 100가지 공안(公案)의 참 의미를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법보신문
법보신문은 1988년 5월 창간 이후 지난 30년 간 환희와 고난의 역사를 걸어온 한국불교와 그 길을 함께 걸었다. 종단 개혁으로 자정을 하기도 했으며, 이교도들 훼불에 맞서 불법을 수호하고자 끊임없이 싸워야 했다. 연등회 제등행렬이 공권력에 의해 방해를 받기도 했으며, 폭력으로 얼룩진 종단 사태를 경험했다. 반면 한글대장경이 완간되고 금강산 신계사를 복원하면서 남북통일의 초석을 놓는 등 기쁨을 나누기도 했다.2005년 11월 불교계 최초 독립언론으로 출범한 이후에도 법보신문은 한국불교사의 주인으로서 파사현정의 현장에 동참했다. 불
손자 마르구리즈(Sonja Margulies)는 1931년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은 루터파 기독교 신자였고, 유대인 출신 남편과 사이에 아이도 2명 낳았다. 1960년대, 대학원에서 종교 심리학 공부를 시작했다. 동시에 ‘트랜스퍼스널 심리학’ 학술지 제작에도 참여했다.불교 철학을 공부하면서 1968년 수행을 시작했다. 선불교 스님들의 엄격한 지도하에 본격적인 불교 철학을 공부했다. 불교의 시작과 전파 과정, 불교 국가들에서 각기 다른 왕국들을 거치며 불교가 받은 영향, 또 현재 각국의 불교 상황 등 불교에 대해 알고
불교와 관련한 목조문화재들을 통해 불교문화와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소개하는 특별한 전시가 마련됐다.동국대 박물관(관장 김봉건)은 서울캠퍼스 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2018년 특별전시 ‘전단지향(栴檀之香)-나무에서 피어오른 향기’를 연다. 12월14일까지 계속되는 이 자리는 불전과 불상, 공예 등 나무로 조성된 불교유물을 통해 그 의미와 쓰임 등을 이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번 전시 주제인 ‘전단’은 불교에서 가장 신성하게 여기는 나무 중 하나다. 코삼비국 우전왕이 도리천에 계신 부처님을 그리워하며 상(像)을 제작했는데 그 때 쓰인
위문후 때 서문표(西門豹)가 업(鄴)이라는 지역을 맡아 다스리게 되었다. 부임한 다음 그는 곧바로 지역 장로들을 소집하여 지금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그러자 한 장로가 말했다.“물의 신 하백에게 아내를 바치는 일로 고통당하고 있습니다.”“자세히 말해 보시오.”“업의 삼로(三老: 관직 이름)와 아전들이 하백에게 제사를 지낸다는 명목으로 해마다 많은 돈을 걷어갑니다. 그중 20~30만 전은 행사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일을 주관하는 무당과 나눠 가집니다. 그 시기가 되면 무당이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아름다운 처녀를 찾은 다음 ‘
불국토를 발원한 통일신라의 염원이 곳곳에 응축돼 “가람 그 자체가 박물관”이라 불리는 세계문화유산 경주 불국사가 20년 가까이 이어온 숙원 불사인 성보박물관을 정식 개관했다. 국보로 지정된 석가탑 사리기 일체와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성보박물관에 봉안됐으며 기증유물 전시공간도 조성돼 기증자의 원력이 빛났다.불국사(주지 종우 스님)는 11월6일 경내 박물관 앞 특설무대에서 ‘불국사 성보박물관 개관식’을 봉행했다. 이날 법석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비롯해 불국사 회주 성타, 관장 종상 스님을 비롯한 제방 대덕 스님, 박물관 및 경
“문 잠그겠습니다.”철커덕!그렇게 빗장이 채워졌다. 예불 종소리에 맞춰 향을 사르고 모든 대중이 결제 기간 중 무장무애하길 발원하며 삼배를 올렸다. 그리고 앉았다. 대분심과 대의심과 대신심으로 이 한 철 나기를 마음속으로 다짐했다.지난 2002년 강진 백련사 무문관에 든 동은 스님은 그렇게 발원하며 한 철 정진을 시작했다. 무문혜개 선사는 ‘선종 무문관’을 지으면서 그 서문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마음을 근본으로 삼고 문 없음을 법문으로 삼는다’고 일러놓고, 서문의 말미에 이르러 ‘큰 길에 문이 없으며 천차만별한 곳에 모두 길이 존
조계종 원로회의의 인준으로 제35대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불신임이 확정된 가운데 “일부 해종세력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위해 설정 스님을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설정 스님의 상좌 주경 스님은 8월23일 “종단을 지속적으로 적폐라 주장하며 훼불하고 있는 해종세력들이 이제는 큰스님의 명의까지 도용하기에 이르러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이에 앞서 이날 설정 스님은 기자회견 논란을 빚었다. 오전 11시경 “설정 스님이 일산모처에서 오후 3시 기자회견을 개최한다”는 문자메시지가 기자들에게 배포됐다. 문자메시지
“1987년 1월21일 아들이 세상 빛을 본 지 5일 만에 남편이 대형 교통사고를 당해 경찰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무의식 상태였다. 올림픽 경기로 온 나라가 들떠 있었던 1988년에 남편은 6인실 병실로 이동되었다. 나는 아들을 안고 병실에서 24시간 남편을 간병하며 병원 생활을 했다. 남편은 교통사고 후 9년만인 1996년에 식물인간 상태로 집으로 퇴원해 31년이 지난 현재까지 투병 중에 있다.”1983년 결혼해 1984년 첫딸을, 987년 아들을 낳은 이 여인은 의식도 없이 병상에 누운 남편을 돌보면서 그 긴 세월을 어찌 살
치열하게 대기를 달구던 폭염도 정진의 열기보다는 약했다. 온몸에서 줄줄 땀이 흘러도 자세는 흐트러짐이 없었다. 부산 옥천사 대웅전에 빼곡하게 자리 잡은 능엄 행자들은 오후 5시가 되자 어김없이 죽비 소리에 맞춰 능엄주를 독송하기 시작했다. 1회 완독 시간은 4분30초. 예외 없고 흔들림도 없는 빠른 속도의 독송은 정확하게 3시간이 지난 오후8시가 되자 1차 36독이 마무리되었다. 해는 사라지고 어둠이 찾아온 시각부터 자정까지, 이어 새벽 종성과 화음을 이룰 때 즈음 능엄주 철야 108독 10년 결사의 대장정은 마무리됐다. 능엄 행자
40도를 육박하는 살인적인 폭염 속에서 자칫 살을 데일지 모르는 뜨거운 아스팔트에 온 몸을 나툰다. 죽비 1성에 폭염보다 더 뜨거운 가슴으로 대지를 품는다. 더 이상 대량해고로 인한 죽음은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부당한 해고없는 세상을 염원하며 뜨거운 바닥과 마주한다. 꼭 10일 후면 쌍용차 대량해고 사태이후 서른번째 죽음을 맞이한 해고노동자 김주중씨의 49재 날이다.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혜찬 스님)는 8월2일 ‘쌍차 문제해결을 위한 오체투지’를 진행했다. 오후 4시 서울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을 출발해 대한문 쌍용차 분향소까지
이제 총기를 잡는 대신 종교적·철학적 신념에 따라 대체복무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헌법재판소가 6월28일 종교나 비폭력 신념 등에 따라 입영을 거부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를 병역의 한 종류로 명시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한 것이다.법무부에 따르면 양심적 병역거부로 매년 600~800명이 형사처벌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처벌 받은 국내 병역거부자도 2만여명에 이른다.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은 많은 이들이 더 이상 범법자로 살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국방부도 그간 병역기피 수단
조계종 중앙신도회와 법보신문, 불교방송이 진행하는 조계종 신행수기 공모 시상식이 6월4일 열렸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신행수기 공모전이지만 당선작들을 만날때마다 얼음물을 뒤집어쓴 듯 정신이 번쩍 든다. 20여 편에 이르는 수상작들은 부처님을 믿고 따르는 참다운 불자의 삶이 무엇인지 골몰하게 한다. 시련 속에서 몸과 마음을 모아 삶으로 쌓아 올린 사리탑들이기에 울림이 더욱 크다.올해 대상작인 총무원장상 시상 때는 유독 우는 사람이 많았다. 식물인간이 된 남편을 위해 30년간 기도와 깊은 신심으로 봉양하며 남편과 자식들을 위해 바지런
46살에도 입학 축하 꽃다발은 기분을 들뜨게 한다.2018년 3월, 불교상담학 전공 대학원 수업이 시작됐다. “왜 이 공부를 하나요? 계기나 목적은 무엇인가요?” 질문부터 날아든다. 머뭇거리지 않았다.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었다.“참선수행으로 우울의 올가미를 끊어버린 경험 이후 불교는 삶의 방향성이 됐어요.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날 수 없을 것만 같은 반복되는 우울과 허무에서 자유롭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습니다. 환하게 웃을 수 있다고!”이제는 우울이나 허무가 더 이상 내게 살아있는 단어가 아니다. 하지만 30년 가까이
‘이곳은 스님들의 수행공간이오니 출입을 삼가 하시기 바랍니다.’선원이 있는 사찰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문구다. 그래서 궁금하다. 도대체 저 안에서는 누가 무엇을 하고 있으며,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선방에 방부를 들이기 시작한지 40년이 다된 지범 스님이 미지의 세계로만 보여 지는 그 선방에서 직접 겪고 보고 느낀 이야기들을 풀어내 대중의 눈길을 끌고 있다. 스님이 전하는 자전적 이야기에는 넘어지고 쓰러지고 죽고 싶을 때도 여러 번 있지만, 그때마다 화두와 치열하게 싸우며 몸을 던지는 선방스님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부처님 앞에 복전을 가꾸는 일은 마냥 즐겁다. 재적사찰로 기도하러 가는 신행이 일상이 되면 날마다 좋은 날이 되리라 믿는다. 매주 일요일 아침, 그 마음 들고 사찰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다.재적사찰 울산 황룡사에서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 활동예불하는 아이들 보면 보람3월18일 일요일은 조금 특별했다. 울산 태화강 황룡사에서 봄기운이 솟아나고 있었다. 황룡사 ‘리틀붓다’(어린이·청소년법회)의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와 어린이·청소년 자기도전 신체활동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사찰 마당에서 채비를 하고 있었다. 일요일마다 천진불들과 생활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