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이 8월24일 박성진 포항공대 교수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임명한 뒤 ‘창조과학’이라는 용어가 주목받고 있다. 창조과학은 신의 창조설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겠다는 극단적 보수기독교의 이론이다. 진화론이나 지구와 우주에 관한 과학적 성과들을 인정하지 않고 신에 의한 우주창조와 생명체의 동시창조를 주장해 사이비 과학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런 학회에 박 후보자가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과학계의 우려가 깊다. 주류 기독교에서마저 ‘이단’으로 취급하는 이론을 과학이라 믿는 왜곡된 신념의 소유자가 과연 4차 산
난데없이 억울한 일을 당할 때가 많다. 종교인 과세 논란이 그렇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김진표 더불어 민주당 의원이 “종교인 과세를 2년 늦추자”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종교인 과세는 1968년 이후 끊임없이 제기됐다. 그때마다 종교탄압이라는 억지와 낙선을 무기로 한 기독교계의 어깃장 때문에 좌절됐다. 그러나 지난 2015년 거센 여론에 밀려 관련 세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2년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1월 시행키로 확정됐다. 그런데 시행 4개월을 앞두고 느닷없이 종교인 과세 2년 유예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갑질’이라는 용어가 일상어가 됐다. 갑은 계약 관계에서의 용어로, 유리한 입장에 있는 계약자를 갑, 불리한 입장에 있는 계약자를 을이라고 한다. 예로 들면 고용주가 갑, 피고용주(노동자)가 을이 된다. 갑과 을은 계약을 맺을 때 양자를 대리하는 용어일 뿐이고 서로 합의한 내용이기에 그 자체로 문제 될 것은 없다. 그러나 갑에 ‘질’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갑질은 계약 관계에서 우위에 있음을 권력으로 여기고 약자인 을에게 가하는 부당행위를 통칭한다. 그래서 갑질은 은밀하고 치졸한 범죄행위다.군 적폐청산의 대표사례로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됐던 설악산 오색약수터 케이블카 사업이 부활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지난6월 문화재위원회의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거부 결정이 잘못됐다고 판결하면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문화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5개월에 걸친 조사 끝에 케이블카 설치로 천연보호구역 및 유네스코 생물권보호구역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며 사업자체를 부결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문화재 활용에 대한 방안이 심도 깊게 고려되지 않았다며 문화재위원회의 결정을 뒤집었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문화재위원회의 결정을, 그것도
문정왕후 어보가 돌아왔다. 6·25한국전쟁 전후 미국에 반출된 뒤 65여 년만의 귀환이었다. 대통령과 함께 돌아온 어보는, 공항 밖으로 향하는 어보에 허리 숙여 절을 했던 대통령의 모습으로 더욱 관심을 끌었다.어보는 왕실권위를 상징하는 의례용 도장이다. 행정에 사용했던 왕의 도장인 국새와는 다르다. 문정왕후 어보는 가로·세로 각 10.1cm, 높이 7.2cm의 크기로 금으로 만들어졌다. 아들인 조선 13대 왕 문종이 재위 2년에 문정왕후에게 ‘성렬대왕대비’라는 존호를 올리면서 어보가 함께 제작됐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조선시대
폭염주의를 알리는 문자가 수시로 날아들어 예기치 않게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경우가 많다. 폭염주의보는 하루 최고 기온이 33℃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올해는 5월 중순부터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폭염주의보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과거 느껴보지 못한 더위를 체감하고 있다.그러나 폭염은 더위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앞으로 닥칠 지구적 재앙의 전조이기 때문이다. 수년 전부터 전 세계는 이상기후로 고통을 겪고 있다. 폭염에 비가 내려도 폭우가 내리고 태풍이 불어도 천문학적인 피해를 입히는 경우가 많다.
대통령이 6월19일 고리원전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석해 ‘탈원전’을 선언했다. 이와 관련 여야는 물론 학계와 시민단체, 산업계 전반에서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반대론자들을 중심으로 전기수급 차질에 따른 전기세 폭등 주장도 거세게 일고 있다. 그러나 이는 지나친 억측이다. 탈원전을 선언했다고 해서 모든 원전이 당장 폐쇄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건설공정이 마무리 된 신한울 원전 1·2호기가 차례로 가동될 예정이어서 전기수급에 큰 변화가 있으리라고 보기 어렵다. 대통령의 탈원전 선언은 위험한 원전정책을 폐기하고 태양열이나 풍력,
역사적으로 한국불교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경전을 꼽으라면 단연 ‘화엄경’이다. 삼국시대에 유입된 ‘화엄경’은 화엄학을 일으키고, 화엄선이 된 이후 모든 수행의 근본이 되었다. 한중일 삼국이 대승불교를 표방하며 같은 뿌리를 이루고 있지만 중국이 ‘원각경’과 ‘능엄경’에 집중하고 일본이 ‘법화경’에 골몰했다면 한국은 ‘화엄경’이 만개한 나라였다.수많은 사상 집약한 ‘화엄경’현대인들 눈 높이 맞춰 풀이매일 독송으로 병 이긴 저자“보살 삶 서원하고 실천” 당부그러나 ‘화엄경’은 내용이 방대하고 난해해서 배우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화엄
중국선종 3대 조사 승찬(僧瓚) 스님의 저서로 ‘신심명(信心銘)’이 있다. 전체가 146구 584자에 불과하지만, 선종의 역사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팔만대장경’의 골수가 녹아있다거나, 1700공안의 요체가 담겨있다는 찬사가 뒤따른다. ‘신심명’의 첫 번째 구절은 지도무난(至道無難) 유혐간택(唯嫌揀擇)이다. 풀이하면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으니, 오로지 가리고 선택하는 것을 꺼릴 뿐”이라는 말이다. 역으로 진리나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편견이나 잘못된 생각으로 분별하여 집착하면 지극한 도를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미
가뭄이 예사롭지 않다. 대통령이 하늘에 고사라도 지내야 할 형편이다. 타는 농심을 달래줄 유일한 방법이 절로 내리는 비밖에 없다는 사실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라는 국가적 위상을 생각하면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가뭄이 심해질수록 4대강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눈초리가 매서워지고 있다. 22조라는 천문학적인 혈세를 사업에 쏟아 부은 이명박 정부는 이후 홍수와 가뭄을 극복했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4대강은 가뭄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썩어버린 물이지만 강 곳곳에는 물이 가득하다. 그러나 사용할 방법이 없다. 피해지역 대부
대통령이 가야사 복원을 지시했다. 뜬금없는 이야기일 수 있다고 밝혔지만 대통령의 혜안에 박수를 치는 사람들이 많다. 가야는 이 땅에 존재했던 국가지만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다. 정사라 할 수 있는 ‘삼국사기’가 가야사를 외면해 버렸기 때문이다. 다행히 ‘삼국유사’에서 가야 기록들을 찾아볼 수 있지만 고대사가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사를 중심으로 이뤄지다보니 가야사는 잊힐 수밖에 없었다. 가야는 이 땅에서 500년을 이어온 나라다. 영토는 영호남 영역을 함께 아울렀다. 대통령의 가야사 복원은 여기에 방점이 찍혀있다. 과거 독재 권력이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사업 정책감사를 지시했다. 사업이 적법하게 진행됐는지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측근들은 ‘정치보복’이라며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5월25일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4대강 사업 정책감사에 대해 국민의 78.7%가 찬성했다. 대통령의 정책감사 지시는 사실상 국민요구인 셈이다.4대강 사업은 단군 이래 최대의 토목공사라 불린다. 22조원의 천문학적인 혈세가 들어갔고, 보존관리 및 부대비용으로 매년 5천억원의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의 이
5·18은 항상 아픔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1980년 5월,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방송에 너무 좋았다. 어머니는 집 밖을 나가지 못하게 했다. 수일이 지나고 가족은 광주 외곽으로 피난을 떠났다. 외지에서 일하시던 아버지를 대신한 어머니의 결단이었다. 막내를 업고 보따리를 든 어머니와 연로하신 할아버지, 그 뒤를 자식들이 따랐다. 버스가 다니지 않아 한나절을 걸었다. 거리는 살풍경이었다. 불타는 버스와 붉은 글씨의 현수막, 대학생들과 청년들이 독재타도를 외쳤고 도로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박수를 치고 함성을 질렀다. 주
문재인 대통령 시대가 시작됐다. 5자 대결이었지만 압도적인 표차였다. 겨울과 봄을 관통하며 서울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웠던 작은 촛불들의 염원이 만들어 낸 결과였다. 이번 선거는 ‘나라의 주인은 곧 국민’이라는 주권재민(主權在民)의 의미를 각인시켰다. 국민으로부터 주권을 위임받은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잘못된 권력의 길을 걸었을 때 어떤 결과를 맞게 되는지 역사에 깊이 아로새겼다.정권은 바뀌었지만 대통령 앞에 놓인 문제들은 녹록치 않다. ‘헬조선’이라 불리는 양극화에 따른 사회적 불평등이 임계점을 넘어섰다. 주변을 둘러싼 국제
부처님오신날이 되면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참다운 의미를 되새기는 것은 물론 부처님의 제자로서 신실한 불자의 삶을 살겠다는 서원 같은 것들입니다. 부처님오신날은 아기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날이기도 하지만 우리 스스로 아기부처님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날이기도 합니다. 이날 불자들이 절마다 연등을 켜는 것은 스스로에 내재돼 있는 불성에 밝은 지혜의 불을 밝히는 일이기도 합니다.이런 성스런 날에 불자라면 잊지 말아야 할 사람이 있습니다. 고(故) 용태영(1929~2010) 변호사입니다. 그의 땀과 눈물과
부처님오신날이 가까워오면 사찰마다 동자승(童子僧)이 출현한다. 과거에는 동진출가(童眞出家)라 해서 어린나이에 출가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어린나이에 출가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따라서 사찰에서는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2주 정도 단기출가를 체험할 동자승을 받는다. 6~7세 안팎의 어린 동자승은 사찰의 활력이다. 조그만 몸에 가사장삼을 수한 모습도 귀엽거니와 속기(俗氣)가 전혀 없는 천진스런 행동과 미소는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맑게 한다.동자승은 7세에 출가한 부처님 아들 라훌라가 최초다. 속진(俗塵)이 묻기 전에 출가해
아이들 대화를 듣다보면 깜짝 놀랄 때가 많다. 입이 어찌나 거친지 욕이 섞이지 않으면 대화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욕을 제어하기가 쉽지 않다. 혼자만 욕을 하지 않으면 ‘범생이’로 무시를 당하거나, 심하면 또래 아이들로부터 왕따를 당할 수도 있다고 한다.5월9일 ‘장미대선’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시작된 대통령 후보 토론을 보면서 아이들 못지않은 정치인들의 험한 입에 국민들이 놀라고 있다. 아이들의 입이 험하게 변한 것은 정치인을 비롯한 어른들의 입이 과거에 비해 훨씬 험악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검사출신의 한 후보는 거친 입으로 정평
3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에 하늘도 울었다. 세월호 인양이 시작된 3월22일 하늘에 리본구름이 뜨더니 인양이 끝난 3월25일 팽목항에는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바람도 없이 바다에 떨어지는 비는 소리 없는 흐느낌이었다.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도착하던 3월31일에도 비가 내렸다. 사나운 바람과 굵은 빗방울이 함께 했다. 통곡이었다. 하늘에 뜬 리본 무지개와 슬프게 내리던 비는 자식을 가슴에 묻은 유가족과 국민들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세월호가 놓여있는 목포신항은 이제 사람들의 울음이 가득하다. 자식과 가족을 찾지 못한 미수습자들의 통
세월호가 모습을 드러냈다. 바다 속에 잠긴지 1072일 만의 일이다.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된 지 5시간 만에 세월호 인양을 결정했다. 그리고 3월22일 인양작업을 시작한지 하루도 되지 않아 세월호는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렇게 쉬운 일이 3년이나 걸렸다. 세월호를 인양해야 하는 이유는 차고 넘친다. 무엇보다 진실이 그곳에 있다. 그리고 배 안에는 부모품에 안기지 못한 아이들을 포함, 9명의 사람이 있다.지난 2015년 4월, 세월호 1주기를 맞아 미수습자 가족 대표 다윤이 아빠를 인터뷰했다.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인류역사상 최초로 인간지위를 획득한 강이 나왔다. 뉴질랜드 정부는 원주민 마우리족이 신성시하는 ‘황거누이강’에 인간과 동등한 인격권을 부여했다. ‘강이 사람이고 사람이 강’이라는 마우리족의 오랜 믿음은 150년에 이르는 긴 법적투쟁으로 이어졌고 정부가 인격권을 보장함으써 강은 개발과 파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황거누이강의 사례는 4대강 사업과 새만금 개발을 되돌아보게 한다. 정부는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토의 젖줄인 강을 파헤치고 세계4대 개벌 중 하나라는 새만금을 육지로 만들어 버렸다. 각각 23조와 7조라는 혈세가 투입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