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회 2500여 행자들이 ‘북한 동포 10만명을 살리자’는 취지로 펼치고 있는 ‘북 동포 살리기-생명의 옥수수 1000톤 보내기’ 캠페인이 시행 2주 만에 8억 3000여만원이라는 거액의 성금을 모았다는 소식이다. 참으로 가슴 따뜻해지고 불자로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밝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정토회 스스로도 이 엄청난 성과를 ‘기적 같은 일’이라고 표현하고 있으나 기실 정토회가 일군 성과는 ‘기적’이라기보다는 정토회 행자들의 ‘무주상 보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무늬만 불자가 아닌 실제 보시행을 실천하는 수천의 불자들이 거리 모금 운동을 펼치고 북 동포들의 대량 아사 위기를 알리는 메신저 역할을 했기에 당초 목표인 옥수수 1000톤(3억원 상당)을 구입할 수 있는 금액을 조기에 달성할 수 있었다.
청아 스님대전 자광사 주지 출가 입산하는 스님에게 출가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스님으로서의 첫 단추를 꿰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찍이 원효 스님께서도 그 뜻을 밝혀 ‘세속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여윈 것’이라고 출가의 의미를 분명히 하셨다. 몸으로는 부모형제들과의 세연을 끊는 것이며, 마음으로는 번잡한 세상일들과의 인연을 벗어나 상구보리로 나아가는 것이다. 출가의 인연은 사람에 따라 각각 다르지만 출가의 뜻은 이와 같아서 누구에게나 한결같은 것이다. 이렇게 출가한 스님들은 불가(佛家)를 이루는 일원이 되어 각각의 근기와 인연에 따라 수행공부에 매진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불가도 자체적으로 하나의 사회를 형성하고 있으며, 현실적으로 국제사회나 국가와 같은 사회와 종횡으로 불가분의
김 상 현동국대 교수 설악산 백담사에서는 금년 여름에도 만해축전이 열렸다. 이번 행사에서는 만해의 호칭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던 것 같다. 만해를 선사로 호칭할 것인가 거사라고 할 것인가 하는 문제였지만, 그래도 선사로 불러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생존 시에도 만해에 대한 호칭은 여러 가지였다. 신문이나 잡지 등에서는 흔히 만해선생으로 불렀다. 그리고 만해의 제자들도 대개 선생으로 호칭했다. 해방 직후 조선불교 중앙총무원이 주최하는 만해의 두 번째 제사인 대기(大朞) 추모행사에서도 선생이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때로는 잡지에서 그를 거사나 처사로 호칭하는 경우도 있었다. 「혜성」 1931년 8월호에는 유동근 기자의 ‘만해거사 한용운 면영(面影)’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그리고 「삼천리」 193
최근 당진군청이 내포문화권 개발 계획의 일환으로 당진의 대표 문화유적인 안국사지의 정비를 위해 오는 2011년까지 27억 원을 투입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내포문화권이란 가야산(예산)을 중심으로 의식과 문화를 공유하는 서산 보령 홍성 예산 당진 태안 등 충남 서북부 6개 시군을 아우르는 것으로 충남도는 이들 지역에 10년간 총 1조 505억 원을 투입해 백제문화권과 양대 산맥을 이루는 문화권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그러나 최근 안국사지가 소각장을 비롯한 각종 불법 시설물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당진군청의 안국사지 정비 계획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다. 지역주민들에 따르면 안국사지는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보물 100호인 미륵불 주변에 소각장과 프로판 가스
오는 8월 28일부터 30일까지 평양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을 갖는다.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6자 회담이 지지부진한데다 북한 동포들의 대량 아사 사태가 시시각각으로 다가오고 있는 등 남북의 현안들을 회담 개최 이유로 들지 않더라도 남북 정상의 만남은 우리 민족의 통일을 향한 노력인 동시에 진전을 의미하기에 민족의 경사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남북 정상의 두 번째 만남이 한반도의 비핵화와 함께 북 동포들의 아사 사태 극복, 남북의 교류 확대 등 현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면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상 회담을 적극 환영하는 바이다. 알다시피 남북이 상호 공존의 정신을 바탕으로 서로 협력하고 상생을 위해 경제 등 각 분야에서 교류를 시작한
손 혁 재경기대 정치교육원장 올 12월에 치러질 제17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불교계에 선거바람이 불고 있다. 올바른 지도자의 선택은 국가의 앞날과 국민의 삶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불교계가 대통령 선거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선거바람이 이상하게 불고 있다는 점이다. 보도에 따르면 모 정치인에게 “선덕여왕 이후 여왕이 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덕담(?)을 한 스님이 있다고 한다. ‘필승’이라고 써 준 스님도 있다고 한다. 어떤 스님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방문하면 버선발로 뛰어나오고, 지지하지 않는 후보가 오면 차갑게 대한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이렇게 권력지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건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개신교신자인 이승만 대통령을 ‘보살의 화현’이라고 추켜세운
윤 청 광방송작가 속세에서 살고 있는 중생들은 대부분 권세와 재물과 명예를 자기 것으로 만들고자 몸부림을 치고 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이 세 가지 욕심에 색욕이라는 욕심 한 가지를 더 채우려다가 패가망신을 자초하기도 한다. 동서고금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끝없는 권력욕, 재물욕, 명예욕, 그리고 색욕 때문에 패가망신하고, 전 세계 인류의 손가락질을 받는 영원한 치욕을 받는 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인천(人天)의 스승이신 석가모니 부처님은 자동적으로 누리게 되어있는 권세의 최고봉 임금 자리도 스스로 내던지고, 재물, 명예도 버린 채 출가하여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식욕마저 절제한 채 일일일식(一日一食)의 처절한 수행을 평생토록 실천하셨고 권세와 재물과 명예를 물위의 거품이요, 풀잎 위의 이슬이요, 번
지난해 9월초 조계종 제13대 중앙종회 의원 스님들은 마지막 임시회에서 ‘파렴치’ 등 범법행위가 있더라도 종단의 지도자가 되는데 결격 사유가 없도록 만들었다. 그러자 교계에서는 승가의 위의를 지키고 고양시켜가야 할 종회의원들이 종도들의 신뢰와 믿음을 무참히 짓밟은 꼴로 청정승가의 위상을 스스로 실추시켰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이로 인해 개정된 그 법은 공포도 거부당한 채 지금까지도 ‘중음신’처럼 떠돌고 있는 상황이다. 옛날 승가의 질서와 스님들의 행동규범이 율장에 의해 이루어졌다면 오늘날에는 상당부분 종헌종법이 율장의 역할을 대신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종헌종법을 고치고 새롭게 제정하는 종회의원 스님들은 현대판 율사라고 해도 크게 어긋나지 않을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종헌종법의 정신은 스님이 스
대선을 앞두고 불교계에 정치권 줄서기에 대한 시선이 따갑다. 부처님이 정치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보장된 왕의 권좌를 버리고 출가수행자의 길을 걸었지만 일부 스님은 출가를 오히려 정치 참여의 기회로 이용하는, 실소를 금할 수 없는 모습들이 교계의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종교계 내부적으로 종교가 사회적으로 권력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개혁을 위한 종교인네트워크가 지난 5월 7~16일까지 사찰 주지, 본당 신부, 담임 목사 등 3대 종교 성직자 300명을 대상으로 ‘정치와 종교’라는 주제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3대 종교 성직자 10명 가운데 5명인 52.3%가 1987년 민주화 이후 종교계가 사회적으로 권력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종교계가 자비와 사랑이라는 종교 본연의 목적을 가지고 사회를 아름답고 깨
덕 진 스님정토사 주지 필자는 30년이 넘는 승려생활을 통해 어찌하면 불교가 좀 더 쉽고 생활화 될 수 있을까를 골몰하고 있다. 그 결과, 천수경이나 축원 등 의식의 대부분을 한글로 번역해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절에서는 모두 이를 따라 하지만 불자들 대다수가 제사와 장례식 등 가정에서 행해지는 의식은 유교식으로 하고 있다. 불교의 장엄하고 엄숙한 장례의식, 다비식과 천도재, 시식 등은 주로 사찰 내에서만 하고 가정이나 장례식장 등에서는 스님을 초청하는 경우 외에는 불교 의식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유교식 상례는 곡을 하고 상주는 죄인이라 하여 형식과 절차를 중시하고 있지만, 불교는 영가의 이름으로 보시 공덕지어 이고득락(離苦得樂)을 발원하고 어리석음을 깨우치도록 진리의 법을 설해주고 있다. 이렇게
이 기 화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대학 입시 전형문제로 대학과 정부의 갈등이 깊어진 것 같다. 얼마 전 이 문제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과 대학 총장들 간의 토론이 대학사회의 불만을 초래했다. 대학입시 전형에 대한 정부의 분명한 규제가 있다. 즉 소위 3불 정책으로, 본고사 불가, 고교등급제 불가, 기여입학제 불가의 방침이다. 원칙적으로 이 세 가지 규제사항을 준수하는 한에서 대학생들의 선발은 대학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즉 정부가 내신비율 반영, 논술고사 출제 등 대학의 자율에 관한 사항에 일일이 간섭하고, 구체적 지침을 강요하는데서 문제가 제기된다. 생각해보면 필자가 대학에 진학 할 옛 시절, 즉 거의 본고사 하나로 입학이 결정될 때가 좋았던 것 같다. 그때는 내신도 없
‘신정아 배후엔 님의 침묵’, ‘동국대 조사, 밝혀 낸 것이 없다.’ 7월 20일 동국대 진상조사위원회가 발표한 조사 내용을 바라보는 일간지들의 시각이다. 대다수의 언론들은 동국대가 신정아 교수의 학력 위조 사건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으나 언론이 이미 확인해 보도한 내용 외에는 별다른 것이 없고 ‘은폐 의혹’과 배후에 대해서는 제대로 조사 하지도 않고 면죄부 주기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날 동국대가 조사한 내용을 요약해 보면 동국대 역시 신정아 교수의 학력 위조로 피해를 본 당사자이며 임용 과정에서 외압이나 비리는 전혀 없었다고 결론 내리고 있다. 임용 당시 이사장을 비롯한 핵심 인물들은 조사하지도 않은 채 비리가 전혀 없다는 식으로 발표를 하니 어느 누가 그 내용을 믿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