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불교학자인 한기두 원광대 명예교수가 3월6일 노환으로 세연을 접었다.한 교수는 원광대 교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석사학위를, 원광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59년 원광대 원불교학과 교수로 취임한 뒤 한국불교학회 부회장, 원광대 대학원장, 원광대 국제부총장 등을 역임했다. 또 원불교 사상뿐 아니라 선종사 연구에도 큰 기여를 했으며, ‘한국불교사상연구’ ‘선과 무심선의 연구’ ‘한국선사상연구’ ‘선과 인격수련’ 등 많은 저술을 남겼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335호 / 2016년 3월 16일자 / 법
‘육조단경’은 선종 제6조 혜능 스님이 설법한 법어를 기록한 법문집으로 선어록의 최고봉으로 꼽힌다. 그런 만큼 ‘육조단경’에 대한 해설서도 상당수에 이른다. 그러나 대부분 본문 해설 위주로 돼 있어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까다로웠다.이 책은 혜능 스님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불교를 모르는 일반인들도 소설처럼 술술 읽을 수 있다. 일자무식 나무꾼 출신의 행자 혜능 스님이 조계종의 창시자가 되기까지의 파란만장한 구도 역정과 또 다른 경쟁자 신수 스님과의 돈점 대결, 그리고 역경과 시련을 이겨내고 남종선을 중국 대표 종파로 화려하게
‘맛지마니까야’는 열반이라는 불교수행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그곳에 이르는 중도 수행법을 자세히 설한 초기불교 경전 모음집이다. 2600년 전 실존했던 부처님이 설한 내용들로 수행법이 체계적으로 서술된 ‘불교수행 안내서’다.중간 크기의 경전 152개를 3편으로 나눠 수록하고 있는 ‘맛지마니까야’는 방대한 분량으로 인해 그동안 일반 독자들이 다가서기가 쉽지 않았다. 저자는 기존의 ‘맛지마니까야’에서 핵심적인 내용이라 판단한 70개의 경전을 가려 뽑아 번역과 주석을 달았다. 편과 장의 구분 없이 순서대로 배열하고 각 경전의 서두에
세계 최고의 바둑기사라는 이세돌 9단. 그가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프로그램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잇따라 패배했다. 바둑은 경우의 수가 우주의 원자보다 많고 고도의 집중력과 총체적인 판단력이 필요한 까닭에 기계가 범접할 수 없는 영역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세돌 9단이 무참히 지면서 언론들이 온통 이 얘기로 떠들썩하다.일간지는 ‘인공지능, 인간을 이기다’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에 인간이 졌다’ ‘2살 인공지능, 5000년 인간 바둑을 넘다’ 등 이세돌 9단의 패배를 1면 톱기사로 전했다. 한 카이스트 교수는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
3~8월, 넷째 화요일 서울 북성재…참가비 1만원 사찰 숲의 역사와 가치를 비롯해 그 활용과 현대적 의미를 모색하는 뜻 깊은 자리가 마련된다.전영우 국민대 산림환경시스템학과 교수가 3~8월 넷째 화요일 오후 7시부터 8시30분까지 서울 경복궁역 인근 북성재에서 ‘비우고 채우는 즐거움, 사찰 숲 이야기-사찰 숲의 역사와 가치 그 아름다운 풍광을 찾아서’를 주제로 강연한다.산림학자이자 숲 해설가인 전 교수는 지난 10년 동안 전국 사찰을 찾아다니며 발견한 사찰 숲의 유래와 역사, 그 속에서 엿볼 수 있는 선조들의 삶과 그것
대화나 논쟁이 올바른 소통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갖춰야 할 조건들이 있다. 상대가 주장하는 바를 명확히 이해하고 그것을 다시 나의 관점에서 재해석하려는 노력이다. 상대의 주장을 명확히 알지 못하면 불필요한 논쟁으로 번질 수 있고 이를 자신의 관점에서 재해석해 내지 못하면 중심을 잃고 넘어지기 쉽다. 따라서 상대의 주장을 이해하고 자신의 관점으로 재해석해 내는 노력이 성숙됐을 때 대화든 토론이든 진정한 의미의 소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동아시아, 특히 중국에서 중국 자생의 사상인 유교와 외래종교 불교의 충돌은 필연적이었다. 현세지향적인
한국의 선승이자 세계적인 고승이었던 숭산행원 스님은 ‘~뿐’ 법문으로 유명했다. 깨달음의 경지란 어떤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밥을 먹을 땐 밥을 먹을 뿐, 똥을 눌 땐 똥을 눌 뿐, 말을 할 때는 말을 할 뿐이라는 것이다. 숭산 스님의 ‘~뿐’ 법문은 한곳에 오롯이 집중하는 마음챙김(알아차림)수행과 비슷하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할 것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원숭이와 팬더의 일상을 통해 아이들에게 ‘지금, 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마음챙김의 의미를 일깨워준다. 마음챙김은 집중력과 기억력
발심은 인생의 터닝포인트다. 더는 업장에 이끌려 살지 않겠다는 처절한 다짐이며 서원의 삶을 살겠다는 거룩한 맹세다. 그래서 발심이 없으면 깨달음이 없고 성불의 길로 들어설 수도 없다. ‘초발심이 곧 깨달음’이라는 말도 발심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발심과 관련된 글들은 많지만 그 중 백미로 꼽히는 것이 바로 원효 스님의 ‘발심수행장’이다.‘발심수행장’은 한국불교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스님이자 해동보살로 추앙받는 원효 스님의 300여권 저술 가운데 가장 길이가 짧은 글이다. 하지만 간결한 문장 속에 불교 수행의 진
행복에 대한 견해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돈을 많이 벌거나 남들이 선망하는 직업을 갖는 것일 수 있고, 예쁘고 멋진 배우자와의 만남이라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황금이 소나기처럼 쏟아져도 만족할 줄 모른다’는 부처님 말씀처럼 욕망의 충족이 행복과 직결된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광고나 매체의 유혹에 휩쓸려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행위는 결국 갈망을 더욱 부추기고 그로 인해 더 큰 결핍감을 초래하기 때문이다.출가 이후 계율 외호와 두타 수행에 매진해온 경성 스님은 이 책에서 덜어낸 만큼 행복해지는 원리를 들려준다. 책 제목처럼
1700년 한국불교의 현장에서 사연이 없는 곳이 있을까. 그렇더라도 제주처럼 곡절 많은 곳도 드물 것 같다. 오늘날 제주는 비교적 불교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불과 100여년 전만 해도 불교신앙을 찾아보기 어려웠다.학계에서는 제주불교의 시작을 삼국시대로 추정한다. 당시 탐라가 백제 문주왕 2년(476)부터 관계를 맺었고, 고구려와 신라, 중국과 일본과도 교역했기 때문에 불교문화가 자연스레 유입됐으리라는 것이다. 고려 시대에 들어서는 추정을 넘어 본격적인 기록이 나타난다. 당시 사찰에서 불경 판각이 행해졌고 불교결사운동이 이뤄졌다는 사실
일초직입여래지(一超直入如來地). 한번에 생사를 뛰어넘어 깨달음에 이른다는 이 말은 선종(禪宗)이 추구하는 지향점이다. 경전을 익히며 인고의 세월을 수행해야 해탈할 수 있다는 교종(敎宗)의 가르침을 정면으로 부인한다. 이런 이유로 당나라 말기 중국 전역을 휩쓴 전란으로 삶이 피폐해진 민초들은 선종(禪宗)에서 한 줄기 빛을 봤다. 지금 이 자리에서 고통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가르침은 삶의 고해에서 신음하는 민초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현학적인 교종은 귀족들만의 지적유희였다. 그들에게 불교는 당장의 깨달음이 아닌 다시 태어나더라도
흔히 무병장수는 최고의 복 중 하나로 여겨진다. 불자들도 절에 가서 병 없이 오래 살게 해달라는 기도를 자주한다. 불보살의 가피가 아니더라도 불교를 믿고 잘 실천하면 건강하게 장수할 가능성이 크다. 분노와 탐욕을 다스리면 스트레스가 적고, 욕심내지 않으며 적당량을 먹기에 각종 성인병과 암에 걸릴 확률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과학적으로도 운동 효과가 입증된 108배까지 꾸준히 하면 금상첨화라 할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스님들이 장수했던 사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수덕사 초대방장을 지낸 혜암 스님이 101세, 칠보사
깨달음은 고통의 세계인 예토(穢土)를 벗어나 피안의 땅인 정토(淨土)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깨달음을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행위에 비유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그러나 과연 깨달음이 이곳을 벗어나 저곳을 가는 행위일까? 어렵게 강을 건넜는데, 떠나온 그곳이 바로 깨달음의 자리였음을 알게 된다면 그 허탈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아줌마와 선’은 바로 이런 깨달음의 의미를 잘 설명하고 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평범한 아줌마가 들려주는 선(禪) 이야기다. 그러나 선에 대한 해설이나 설명이 아닌 체험을 통한 경지
불교는 사상의 금자탑이다. 2600년 전 부처님으로부터 시작된 가르침은 경전, 율장, 논서의 형태를 거쳐 팔만대장경으로 집성됐다. 이 거대한 탑에는 종교, 사상, 역사, 문학, 철학, 과학, 심리학 등 온갖 형태의 사유가 오롯이 담겨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불교사상의 방대함은 종종 불교 이해의 걸림돌이 되고는 했다. 웬만한 안목을 갖추지 않고서는 심오한 사상과 개념의 숲에서 길을 잃어버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많은 논사들과 학파들에서 불교사상 전체를 아우르는 형식의 안내서들을 펴낸 것도 이런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 이 가운데
남북 대립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에 이어 장거리로켓(미사일)을 발사하자 박근혜 대통령은 개성공단 전면 중단이라는 초강수로 맞받아쳤다. 임기 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미련을 접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읽힌다. 그로 인해 개성공단에 입주한 124개 기업을 비롯해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 5만5000명과 이들 가족 20만여명이 생계에 직접 타격을 입게 됐다.그동안 미국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오던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도 본격화됐다. 이로 인해 매년 투입될 천문학적인 비용과 더불어 사드 레이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다. 깨달음이 발원에서 비롯되고, 그 발원이 참회에서 시작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교는 참회의 종교라고도 할 수 있다. 참회는 이미 지은 죄를 드러내는 참(懺)과 지나간 일을 돌이켜 다가올 일을 개선하는 회(悔)로 이뤄진다. 수미산처럼 두터운 업장을 씻어내고 맑은 불성을 드러내는 것이 참회수행인 것이다.불교신행연구원장 및 월간 ‘법공양’ 발행인을 맡고 있는 역자가 불교참회 의식집 ‘자비도량참법’을 새롭게 번역 출간했다. 이 책은 현존하는 자비도량참법의 가장 오래된 판본인 ‘고려대장경’을 저본으로 삼아 새롭게 번역됐
부처님이 인도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면 위없는 깨달음을 이룰 수 있었을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북문에서 사문을 보고 출가를 결심한 사문유관(四門出遊)이나 선정의 깊은 세계로 이끌어준 알라라 칼라마와 같은 명상지도자를 만날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도에는 수행의 문화가 있었기에 부처님이 탄생할 수 있었고, 그 오랜 인도의 수행 문화를 이끈 것은 요가라 할 수 있다.이 책은 4000~5000년 역사를 지닌 요가의 철학과 수행에 대한 얘기다. 인도에서 요가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저자는 요가수행의 원리와 인간 이해를 설명하고 있
연기법은 불교의 핵심사상이다. 이 책은 연기법을 몸과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방법에 대한 안내서다. ‘명쾌한 깨달음’과 ‘이것이 깨달음이다’를 집필했던 저자는 연기법 수행의 실용적인 방편인 ‘연기맵 그리기’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연기법이란 이것과 저것이 서로 원인과 결과가 된다는 것으로 인과법과는 다르다.연기맵은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마음의 변화를 바라보며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것으로 초심자도 가능하다. 저자는 연기맵을 그리다보면 들뜬 마음이 가라앉고 평화로운 마음, 행복한 삶이 가까이 다가온다고 말한다.사과를
유엔인구기금(UNFPA)이 최근 발간한 ‘2015 세계인구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평균 기대수명은 남자 69세, 여자 74세(평균 71.5세)로 나타났다. 고대 로마인의 평균수명이 22세였고, 1900년 경 미국인의 평균수명이 47세 정도였다고 하니 바야흐로 장수의 시대라 할 수 있다.한국인의 기대수명도 한해가 다르게 늘고 있다. 일제강점기 경성대학 의학부 미즈시마 하루오 교수가 조선총독부 인구 및 사망신고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한국 최초의 주민 생명표에 따르면 1926~30년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남자 32.4세, 여자
한국은 GDP(국내총생산) 세계 11위의 풍요로운 나라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예전보다 더 살기 힘들고 희망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한국인들이 느끼는 현실의 고단함은 13년째 줄곧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점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또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1.21명)은 미래에 대한 한국인의 불안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그러면 한국인은 왜 행복하지 않은 걸까?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의 개념은 무엇일까? 이 책은 지난 30년 동안 전국 방방곡곡은 물론 세계 115개 도시의 강연장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던진 질문과 답변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