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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종단으로 안정 넘어 도약…지방분권화 실현 

  • 교계
  • 입력 2023.04.21 22:03
  • 수정 2023.04.24 06:26
  • 호수 1679
  • 댓글 0

28대 총무원장 상진 스님
종책으로 본 태고종 변화

종무행정 시스템 지방종무원으로 대폭 이관…지방분권화 구현
승려복지 추진·불교문화유산 관리 위해 ‘불교문화사업단’설치 
종단 재정 자립 위한 방안 고심 …종단 징계제도 개선도 약속

4월18일 태고종 28대 총무원장으로 당선된 상진 스님은 “대대적인 혁신으로 미래를 열어가는 종단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전통은 계승하되 낡은 제도와 구습은 과감히 털어내 현시대에 걸맞게 종단을 운영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지방분권화’ ‘불교문화사업단 설치’ ‘교육사업 확대’ ‘승려복지 현실화’ ‘종단재정 자립강화’ ‘징계제도 개선’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상진 스님이 제시한 공약은 그동안 태고종이 풀어야 할 숙원과제이기도 하다. 올해 6월 출범하게 될 제28대 총무원장 상진 스님이 이끄는 집행부에 종단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화합종단 구현=상진 스님이 선거운동 과정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키워드는 ‘소통’과 ‘화합’이다. 20여년간 되풀이돼 온 종단 내홍과 무관하지 않다. 이는 종단운영의 미숙과 일부 스님들의 전횡 등으로 빚어졌지만 대부분은 소통의 부재에서 비롯됐다. 그렇기에 상진 스님은 소통을 통한 종단 안정을 최우선에 두겠다고 공표했다. 실제 스님은 당선과 함께 전국 31개 지방교구를 순회 방문하겠다고 했다. 군림하는 총무원장이 아닌 지방교구 종무원들을 일일이 만나 종단운영을 두고 허심탄회한 의견을 나누겠다는 취지다. 이미 선거과정에서도 스님은 “종도들의 지지와 동의 없인 어떤 정책도 펼치기 힘들다”면서 “독단적인 행정은 절대 진행하지 않겠다. 어렵고 힘들겠지만 이게 태고종 통합의 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스님은 전국 시·도교구 국장회의를 정례화해 중앙행정의 방향과 현황을 공유하고 적극적인 의견 수렴을 통해 종단운영의 기조로 삼겠다고 했다. 

◇지방분권화 실현=상진 스님이 소통과 함께 종단운영에 방점을 두는 것은 ‘지방분권화’다. 총무원의 권한을 지방으로 대폭 이관해 지방종무원의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기존과 같은 총무원 중심의 종단운영이 계속된다면 태고종의 확장성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고, 지방종무원의 역량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지역불교도 견인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총무원의 종무행정관리 시스템을 지방종무원으로 대폭 이관해 교구 종무원에서도 각종 민원서류를 접수 및 발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스님은 또 지역사찰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사법 및 행정적 애로사항을 지원하기 위해 총무원장 직속의 ‘종단 법무지원실’을 설치하기로 했다. 종단 업무에 노하우를 갖춘 변호사·회계사·법무사 등과 연계해 법률·행정업무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각 시·도 교구종무원에 한국불교신문사 지부를 설치, 지방종무행정을 홍보하고 지방종회 및 사찰주지회의 성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교육사업 확대=동방불교대학장을 역임한 상진 스님은 교육제도에 대한 변화도 예고했다. 그동안 총무원에서만 시행하던 종도들의 기초·심화 교육을 지방교구 차원에서도 시행할 수 있도록 제도변화를 추진키로 했다. 동방불교대학과 중앙승가강원에 분교를 설치, 자체교육을 시행하는 대신 총무원과 교육원은 커리큐럼 및 학사행정관리에 집중하도록 할 계획이다. 스님은 또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실력 있는 강사들을 대폭 유치하고, 일관된 교육자료를 제작해 태고종도의 통일된 종교관과 교리이념을 확립한다. 이와 함께 각 사찰의 신도양성을 위한 기초교육도 강화하기로 했다. ‘태고종 신도의 첫걸음’과 같은 기초 교리집을 발간해 태고종의 종지종풍, 역사, 소의경전, 수행예절 등을 담아 전국 사찰에 배포할 예정이다. 

◇승려복지 구현=상진 스님이 제시한 공약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승려복지 구현’이다. 사설사암이 중심이 된 태고종에서 공공부조의 성격이 짙은 승려복지 제도를 추진하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그러나 상진 스님은 “일반사회처럼 승가사회도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며 “종단 스님들이 안정된 가운데 승려생활을 회향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스님은 우선 ‘노후 주거복지’와 관련해 종단의 공찰을 활용해 갈 곳 없는 스님들이 이주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계획이다. 또 승려 전문노인요양원, 노인병원 등 사회보장제도를 종단 내 법인 및 시설과 연계해 삶의 마지막을 승가답게 회향할 수 있도록 돕고, 스님들의 장례절차를 담은 종단 ‘통일의범’을 제정해 세속적 장례와 차별을 둔 불교전통 장례문화를 정착시킨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전국 각 권역별로 ‘다비장’ 설치가 가능한 사찰을 물색해 종단 스님들의 장례의식이 여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불교문화사업단 설치=태고종이 보유한 문화유산이 적지 않지만, 종단 차원에서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한 상태다. 이렇다보니 전통불교문화가 단절되거나 사장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때문에 상진 스님은 전통사찰과 불교문화유산의 체계적인 보존과 관리, 정책개발 등을 위해 가칭 ‘태고종 문화사업단’을 신설할 예정이다. 기존의 불교문화문예원 산하에 가칭 ‘태고종 불교문화연구소’도 설립해 보존가치가 있는 불교문화유산의 조사와 연구, 신규발굴, 각종 문화콘텐트 개발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종단 재정자립 확대=역대 태고종 총무원장은 재정자립을 통해 종단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한정된 수입구조로는 이를 타개하기가 쉽지 않았다. 상진 스님 역시 종단의 재정구조를 개선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했다. 다만 스님은 “총무원 운영만큼은 종도들에게 의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총무원 종무원들의 인건비만큼은 종도들의 성금이나 목적기금을 전용하지 않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상진 스님은 종단의 징계절차도 합리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방 혹은 권역별 초심원 체제를 복원해 현재 2심을 3심제도로 복원할 계획이다.

상진 스님은 “한국 불교와 종단을 위해 진심으로 소통하고 공심으로 일하겠다”며 “중생의 아픔을 보듬고 세상의 벗이 되어 불교중흥의 새 역사를 열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78호 / 2023년 4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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