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18일로 예정된 태고종 28대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상진 스님과 성오 스님(이하 기호순)이 4월4일 선암사 적묵당에서 선거인단 등 150여명 모인 가운데 첫 정견 발표회를 가졌다.
이날 발표회는 각 후보가 10분간 주요 종책에 관해 설명한 뒤 선거인단의 질의에 응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기호1번 상진 스님은 “교구별 역사문화를 돋보이게 할 대법회를 총무원 지원으로 봉행하겠다”고 했다. 스님은 “종도가 한자리에 모인 장엄한 행사를 진행하겠다”며 “태고종 위상을 알리고 정부 지원도 이끌어 내겠다. 종단 재정만큼은 책임지고 운영하겠다”고 전했다.
기호2번 성오 스님은 “디지털 콘텐츠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어 “종단 인프라가 부족하고 더딘 상황”이라며 “디지털 콘텐츠를 개발하고 적재적소에 인재를 영입하겠다. 연륜과 경험으로 육부대중을 화합시키겠다”고 말했다.
후보 간 상호토론도 이어졌다. 상진 스님은 성오 스님에게 ‘공약 실현을 위한 재정 문제’를 질의했다. 이에 성오 스님은 “제 공약은 돈이 많이 들지 않는다”며 “장학 사업도 지금까지 추진해온 것을 다듬는 차원이고 프로그램 개발은 능력 있는 인력을 영입하면 된다. 종도들이 함께 모연하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성오 스님은 상진 스님에게 ‘동방불교대학 운영 방향’에 관해 질의했다. 이에 상진 스님은 “종도들이 종립대학이 정규대학으로 인가받고 사이버대학으로 병행되길 바란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당장의 조치보단 내부 의견 수렴과정이 필요하다. 동방불교대학은 1996년 학교법인이 설립됐다가 아쉽게도 1999년 학교법인을 반납했다. 정규대학이 되려면 법인부터 만들어져야 하고 땅과 자금도 필요하다. 이에 종도들 간의 충분한 의견 수렴, 조율, 검토 과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선거인단은 이외에도 ‘포교와 종단’ ‘태고사 관련’ ‘종단 재정 모금 방안’ 등에 관해 질의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구산 스님은 후보자 정견 발표에 앞서 “오늘 자리는 차기 행정 수반의 종책과 정견을 듣는 자리”라며 “정견 발표회를 통해 태고종 미래를 이끌 수장이 누군지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선거 업무를 방해하는 외부 개입에 관해서도 다시 한번 엄중 경고했다. 구산 스님은 “선관위는 후보자 적부 심사부터 한치의 사심도 없이 종법에 의해 선거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의문점이 있으면 실명으로 정식 문제를 제기해달라. 의도적 루머나 유언비어로 선거를 방해한다면 선거사범으로 강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선암사 주지 시각 스님은 경내에 모인 태고종 대중을 환영했다. 시각 스님은 “차기 총무원장 선출을 위한 첫 정견 발표회가 선암사에서 진행돼 반갑다”며 “선암사는 선조사가 피땀으로 지켜낸 도량이다. 69년 6개월 만에 한국불교태고종 선암사로 등기가 발부돼 감격 스럽다. 태고종도가 똘똘 뭉쳐 앞으로도 수호해나가자”고 말했다.
선암사 방장 지암 스님도 “가깝지 않은 거리임에도 많은 스님이 오셨다. 두 분 중 어떤 분이 총무원장이 되더라도 여러분이 잘 협조해야 한다. 그것이 태고종이 발전할 수 있는 길이다”고 말했다. 이날 지암 스님은 두 후보의 건전한 경쟁을 바라며 각 후보에게 금일봉을 전달하기도 했다.
두 번째 후보자 정견발표회는 4월11일 태고종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서울 종로구)에서 진행된다. 두 후보는 61명의 종회의원을 대상으로 정견을 발표할 예정이다.
신용훈 기자 boori13@beopbo.com
[1676호 / 2023년 4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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