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나섰던 그러나 일반 국민들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인물 황의돈의 이야기다. 책의 저자는 ‘역사와 선을 접목한 사학자 황의돈’이라는 제목으로 그의 삶을 규정했다. 황의돈은 전통적인 유학자 가문에서 태어나 뛰어난 한학실력을 갖췄다. 그러나 그는 개화된 세상을 보며 근대식 학교인 군산공립보통학교에 입학해 수학했으며 서울과 일본의 동경을 오가며 근대 학문을 섭렵했다. 그는 일제에 의해 나라를 빼앗기자 구국운동을 전개하기 위해 북간도로 건너가 명동학교를 건립해 역사교육을 통해 애국사상을 고취시켰으며, 도산 안창호
신라불교의 양대 산맥으로 손꼽히는 의상과 원효 스님에 대한 연구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 두 스님의 사상과 행적이 남긴 영향은 신라의 사회와 종교뿐 아니라 우리 역사와 문화 전반을 두루 아우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학적 접근’ 즉 불교시에 대한 연구는 그리 흔한 시도가 아니다. 불교시 연구는 문학사와 사상사가 접목하는 매우 흥미로운 시도이지만 그나마 사상사의 용어와 개념 설명에 치우친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학으로서 불교시의 가치, 더 섬세하게는 서정시의 출발점으로서평가한 시도는 더욱 드물다.이 책은 의상 스님과 원효 스님
절 뒷마당에 마애부처님을 새로 모시는 날, 이제 겨우 16개월 된 아기는 아장아장 걸어오더니 아직 정비되지 않은 흙바닥 위에 그대로 무릎 꿇고 절을 올렸다. 7년 전 절에서 행자생활을 했던 보살님은 짧은 수행자의 삶을 뒤로하고 결국 속퇴했지만 여전히 고운 시선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누군가는 점심 공양 때 들러서 인사 나누고, 아이들은 학교 마칠 때나, 어머니와 다툴 때도 절에 와서 스님에게 투정합니다. 저는 품 안에서 자식을 키우는 것처럼, 모두가 겪는 세월을 함께 겪습니다.”서울 상계동에 산문을 연지 20여년, 관음선원 주지 금
2023년 봄, 책 한 권을 들고 30여년 만에 돌아와 단박에 화제의 중심에 선 향봉 스님.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시인, 출판사 대표,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등으로 1970년대와 80년대를 종횡무진했으나 어느 날 돌연 사람들의 시선 밖으로 떠났던 향봉 스님은 ‘산골 노승의 화려한 점심’이라는 책을 들고 사람들의 시선 속으로 다시 훌쩍 들어왔다. 그리고 단숨에 ‘베스트셀러 저자’에 복귀한 스님이 이 여름 다 가기도 전에 사실상의 후속작 ‘산골 노승의 푸른 목소리’를 선보였다. 한 번의 공백기도 없이 집필해온 작가인 듯 생생한 ‘요즘 목소
단군이 실존 인물이었음을 밝히고 있다. 동시에 고조선이 우리 역사 속에 실존한 나라였음에 방점을 둔다. 삼국시대부터 현대까지 전해 오는 다양한 문헌 사료 속에서 실증 자료를 찾아내는 저자의 노력이 끈질기다. 마늘과 쑥만 먹고 사람이 된 곰의 아들이라는 단군은 그러나 그리스·로마 신화의 주인공과는 다른 실존 인물임에도 그동안 왜 학계의 주목을 받지 못했는지 그 이유에 독자는 주목할 만하다. 복기대 편저, 덕주, 4만원. [1694호 / 2023년 8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
1923년 9월1일 오전 11시58분 진도 7.9의 강진이 일본의 중심지 도쿄와 간토 일대를 강타했다. 그리고 2시간여를 조금 더 지난 오후 3시경부터 ‘조선인이 불을 지르고 다닌다’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탄다’는 유언비어가 펴졌다. 소문은 광풍이 되어 조선인 학살로 이어졌다. 가급적 현재형으로 쓰여진 그날의 기록과 증언에는 과거의 비극적 현장을 오늘의 일처럼 기억하길 바라는 저자의 바람이 담겨있다. 김응교 지음, 책읽는고양이, 1만7000원.[1694호 / 2023년 8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중국 고전 인문학의 교재를 ‘사서삼경’이라 통칠할 때 사서의 대표작은 ‘논어’, 삼경 중 가장 어려운 문헌으로는 ‘역경’이 손꼽힌다. 저자는 “한문실력이 없어도 ‘논어’와 ‘역(경)’을 삶의 허리에 차고 다닐 수 있다”는 말로 이 책을 설명한다. 그만큼 쉽고 깊이 있게 ‘논어’와 ‘역경’을 풀이했다는 저자의 자신감이다. 수 차례 ‘논어’ 관련 주해서를 발간한 때문인지 이 책에서는 국역에, ‘역경’은 주해에 무게 중심을 두었다. 김용옥 역해, 통나무, 2만5000원.[1694호 / 2023년 8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 전문강사인 저자는 칼럼 쓰기 수업을 진행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칼럼에 대해 오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 분야의 전문가나 권위자만 읽고 쓰는 글. 평범한 사람은 가까이할 기회가 없는 글이라는 칼럼에 대한 오해와 선입견을 잘라낸다. 평범한 대중이 읽기에도, 쓰기에도 좋은 글이 칼럼임을 설명하고 설득하기 위해 좋은 칼럼들을 예로 들고 쉽게 읽고 쓰는 법을 소개한다. 최진우 지음, 한겨레출판, 1만8000원.[1694호 / 2023년 8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원숭이는 잠시도 가만있지 못한다. 그래서 이런 원숭이의 행동은 흔히 하루에도 수 백 번 요동치며 변덕을 부리는 우리 마음에 비유된다. 원숭이를 길들이는 과정을 우리 마음을 다잡는 수행의 여정으로 소개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수행이나 명상은 요동치는 마음을 한 곳에 붙잡아 두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최종 목적지가 깨달음이고 열반이다.이 책의 주인공 몽이는 원숭이다. 원숭이의 우당탕탕 좌충우돌 수행의 여정을 불교계를 대표하는 용정운 명상 카툰‧불교그림 작가가 글과 그림을 함께 담아 펴냈다. 용 작가는 붓다의 가르침을 글과 그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화가 나면 공격성을 보이고 말을 함부로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에요.”아이의 반항에 당황스러운 것은 이 엄마만은 아닐 것이다. 아이는 왜 그렇게 행동하고, 어떻게 대해야 할까. 법륜 스님은 그 원인이 부모노릇을 포기하고 학부모 노릇에 치중하는 엄마아빠에 있다고 직격한다. 아이가 공부 잘하고 모두 부러워하는 좋은 대학 가서 좋은 직장에 취업하는 데 급급해 아이를 무한 경쟁으로 내몬 필연적인 결과라는 것이다. 부모가 자식을 위해 희생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자식을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는 수단으로 삼고 있
‘除糞松谷山生尿石椧間何不修本性心閑事自閑골짜기와 산의 솔숲에서 더러움을 없애고돌 홈통 틈새에 오줌을 갈긴다.어찌 본성을 수양하지 않으랴마는마음이 한가하니 일은 절로 한가롭네.’경남 합천군 야로면 창동마을에서 태어난 소년 조봉주(曺鳳周)는 조금 떨어진 가야면 사촌리의 서당 ‘강성재’에서 수학했다. 재동(才童)으로 불리며 당시 합천의 원로 유학자들이 참가하는 봄·가을의 시회(詩會)에 직접 참가해 뛰어난 한시 실력을 선보이며 60~70대 노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그 시절 10대 소년에게 자연은 시의 소재가 되어주었고 내면은 시어를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