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8일 열린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정기이사회에서 ‘불교인권위원회 산하단체 제명의 건’이 정식 안건으로 상정됐다. 불교인권위의 성향과 활동의 내용을 볼 때 종단협에서 분리해 시민사회단체로서 독립적 활동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적합하다는 의견이 제기됐기 때문이다.불교인권위는 1990년 창립해 독자적으로 활동해오다 2006년 이사회의 동의를 얻어 종단협 산하단체로 편입됐다. 편입 초기 종단협은 예산과 사무공간 등을 지원했으나 2014년 이후 이름만 등재돼 있을 뿐 어떠한 지원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제명의 건이 안건으로
며칠 전 한 원로 교학자 스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종립대학교수로 재직했던 이 스님은 조계종 기본교육기관 운영에 대해 한 걱정을 털어놨다. 스님은 “학인수는 갈수록 줄어드는데 사찰마다 예전 그대로 승가대학을 운영하다 보니 어떤 곳은 한 학년에 2~3명이 안 되는 곳도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제대로 된 교육이 되겠느냐”고 토로했다.이 노스님의 걱정이 아니더라도 기본교육기관 운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출가자 감소가 지속되면서 사찰승가대학에 입학하는 학인수 감소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지
“(칼럼 중)대통령이 바티칸을 방문해 교황을 알현했다는 대목이 마치 인권위나 저희 쪽에서 봤을 때는 꼭 (대통령이) 오는 것처럼 말씀하신 것처럼 연관시켜 보여져서 그래요.”청와대 춘추관으로부터 기자칼럼 ‘인권의날 기념식 장소 더 신중한 고민 필요하다’는 내용을 수정해달라는 전화가 왔다. 행정관이라고 본인을 밝힌 이모씨였다. 대통령의 일정을 기사에서 밝히지 않는 일명 ‘경호 엠바고’를 요청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 표현과 논리도 쉽게 이해되지 않지만 더 이상한 것은 해당 칼럼에서 대통령의 참석 여부를 언급한 바가 없다는 점이었다. 재차
12월10일은 인권의날이다. 지난 1948년 12월10일 열린 국제연합총회에서 세계인권선언이 채택된 지 올해로 70년을 맞이한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이를 기념해 인권의날 기념식을 개최키로 했다. 그런데 그 장소가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이다. 서울대성당은 불교계에도 그리 낯선 이름은 아니다. 1987년 박종철 고문살인사건으로 촉발된 6·10민주항쟁의 신호탄이 울린 곳, 푸른 눈의 납자였던 지선 스님과 진관 스님이 서슬 퍼런 군부의 감시를 피해 종루에 올라 민주항쟁을 선언한 곳이었다. 이제는 6월민주항쟁기념사업회 상임이사장인 지선 스님
최근 서울의 한 화랑에서 경매가 열렸다. 고서부터 탁본, 고지도 등 300여건에 달하는 물품이 경매에 올랐다. 감정액 10만원대부터 가격대가 다양했지만 가장 눈길을 끈 건 평가액 1억5000만원에 달하는 감로탱화였다. 이 화랑에서 진행되는 경매에서는 올해 초 평가액 10억원의 불화가 출품돼 눈길을 끈 바 있다. 당시 경매는 불발됐지만 불화의 진품 여부를 두고 한동안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다.성보문화재가 경매시장에 나오는 것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오랜 시간을 거치며 도난당하거나 소장자가 교체돼 개인이 소장하게 되면서 사찰을 떠난
한국불교계는 걱정이다. 해마다 감소하는 출가자 탓이다. 불법승 삼보중 하나인 승보, 즉 스님들의 감소는 불교계의 손실임은 틀림없다.통계를 보면 출가자 감수 추세는 확연히 드러난다. 조계종의 사미(니) 수계현황에 따르면 1999년 532명을 정점으로 매년 큰 폭으로 출가자가 줄었다. 2015년엔 204명으로 1999년의 절반 이상 감소했고 2016년 157명, 2017년 151명에 그쳤다. 줄어드는 출가자는 학인스님 감소로 이어지고 있으며, 중앙승가대, 동국대, 사찰승가대학 등 기본교육기관의 존속 여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사실 출
“자리가 여법(如法)하지 못한 관계로 서서 삼배를 올리겠습니다.”대중법회에서 흔히 듣게 되는 사회자의 설명이다. 법사 스님이 법좌에 오른 뒤 스님을 향해 대중이 청법을 할 때, 법당 규모에 비해 참석자가 많을 경우 이마가 땅에 닿는 오체투지 대신 서서 허리를 숙이는 반 배로 세 번 절을 하는 상황에 대해 양해를 구하는 표현이다. 이 말에서 짐작할 수 있는 사실이 있다. 불가에서는 좌복이 놓인 법당에서 이마가 땅에 닿는 절을 하는 것이 ‘여법함’이라는 점이다.요즘 이 같은 여법함을 사찰에서 먼저 과감히 탈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바
유사포교당으로 인한 피해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전라도 일대에 등장한 10여개의 유사포교당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는 제보가 접수된 것도 최근의 일이다. 유사포교당 주지를 자칭하던 이모씨는 현재 사기 등의 혐의로 대전구치소에 구속 수감된 상태다. 이씨는 포교당을 개원한다며 업자들로부터 물건을 납품받고 매월 보시금을 주겠다며 지인에게 수천 만 원의 돈을 빌렸다. 하지만 물품대금도 지불하지 않고 빌린 돈도 갚지 않아 사기혐의로 고발돼 재판에 회부됐다.이씨는 상습도박, 음주·무면허 운전을 비롯해 사기, 폭행, 조세포탈에 수
지난 8월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 등 11명이 발의한 사회복지사업법 일부 개정안이 단 한 번의 논의도 없이 두 달 만에 철회됐다. 김 의원 등이 발의한 개정안은 사회복지시설 운영자가 종사자 및 거주자, 이용자에게 종교행위를 강제해서는 안 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종교 법인이 설치·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에서 종사자와 이용자에 대해 헌금 및 종교행사 참여를 강요하고 이를 거부하면 정직, 해고, 사직 등을 권고하는 일이 발생함에 따라 사회복지사와 이용자의 종교 자유를 보장하겠다는 취지였
10월11일 조계종 24개 교구본사별로 직선직 중앙종회의원 선출을 확정하면서 제17대 중앙종회의원 선거가 마무리됐다. 대부분 교구에서 조용한 가운데 진행됐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번에도 직능대표 종회의원 선출을 두고서는 잡음이 터져 나왔다. 후보자가 지원한 것과 다른 분야의 대표로 선출되거나 관련 분야의 경력이 빈약한 스님이 대표로 선출되기도 했다. 선출과정에서 공정성과 객관성이 결여됐다는 지적도 나온다.직능대표 선출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역대 중앙종회의원 선거 때마다 논란이 이어졌고, 이제는 새삼스럽지 않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에스더기도운동’이라는 이름이 또다시 언론의 중심에 섰다. 이번에는 ‘가짜뉴스의 온상’이라는 타이틀과 함께했다.최근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가짜뉴스’의 진원지를 찾기 위해 한겨레신문이 진행하고 있는 기획취재의 결과 그 뿌리로 에스더기도운동이 지목된 것이다. 한겨레신문은 두 달 남짓 가짜뉴스가 유통되는 유튜브 채널 100여개, 카카오톡 채팅방 50여개를 전수조사하고 연결망 분석 기법을 통해 가짜뉴스의 생산자와 전달자의 실체를 역추적해 나갔다. 그 결과 극우 기독교 세력으로 평가되는 에스더기도운동을 가짜뉴스 생산의 한 축으로 보도했
귀화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조계종 장허 스님은 미얀마 출신이다. 15세 때 미얀마에서 출가해 5년 뒤 백양사로 다시 출가했다. 지금은 입적한 강릉 성원사 회주 주경 스님이 상좌부불교 국가를 순례하며 외국인 사미를 선발했던 것이 한국에 온 계기가 됐다. 이후 스님은 한국불교의 전통을 따라 수행과 포교에 매진했다. 그러던 중 미얀마 이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게 됐다. 한국불교가 미쳐 관심을 가지지 못한 사이 기독교인들은 불교국가 출신의 이들을 개종시키는 데 열을 올리고 있었다.미얀마 출신의 이주민을 위한 활동을 시작하게 된 배경이다.
부산역 맞은편 오래되고 낡은 건물인 영주시장. 이 건물 2층에는 부광시각장애인불자회(회장 최재호) 전용법당인 금광명사가 있다. 허름한 건물 외관, 좁고 가파른 계단이 위태로워 보이지만 회원들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공간이다. 법당문을 열고 들어가면 부처님 모셔져 있는 불단이 여법하게 조성된 곳, 나직한 염불소리가 잔잔하게 이어지는 이곳은 오직 시각장애불자들을 위한 법당이기 때문이다.이곳에서는 매월 첫째, 셋째 주 일요일마다 부산지역 시각장애불자들 모임인 부광시각장애인불자회 법회가 봉행된다. 법회 날이면 부산 전역에서 40여명의 불자들이
갑질 논란으로 해임됐던 동국대 A교수가 재임용을 위해 불법을 자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A교수는 2016년 10월 심야에 여학생 기숙사에 무단 침입했다가 이를 저지하는 경비원에게 “넌 때리면 개 값도 못돼서 안 때려 이 XXX” 등의 막말을 퍼붓는 등 ‘갑질’ 논란을 일으켜 징계위원회에 의해 그해 말 해임됐다.A교수에게 예전부터 지속적으로 성희롱과 폭언 등 피해를 봤다는 학생들의 진술이 나오면서 A교수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졌다. 현재 복직소송 중인 가운데 A교수가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가 피해자들을 강압해 받아낸 것이라는 진술이
최근 방송위원회가 한 대형 국제구호단체의 후원광고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피부가 갈라지는 희귀질환으로 아파하는 아이의 모습을 담은 후원광고에 대해 몇몇 시청자들이 고통받는 아이의 모습을 노골적으로 장기간 보여줘 불편했다며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방송위는 후원을 이유로 광고에 등장하는 환자의 초상권 등 온갖 정보를 노출하고, 기부금이 어떤 경로로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며 행정지도인 ‘권고’ 결정을 내렸다. 이와 함께 인권보호를 위해 다른 구호단체들의 후원광고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기로 했다.어려운 상황에
설정 스님의 조계종 총무원장 사퇴를 놓고 확인되지 않은 뉴스들이 흘러나왔다. MBC는 8월17일 당사자 확인도 없이 “감금됐다” 등 왜곡보도를 내보냈다. 이 보도의 한 가운데 한 여성이 등장한다. 개인 홍보대행을 자처하며 MBC 등과 인터뷰를 가졌다. 이를 토대로 작성된 기사는 뉴스데스크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고, 설정 스님은 조계사에서 쫓겨나 법련사에 은신한 스님이 돼버렸다.조계종 총무원 관계자들은 법련사 현장에서 몇 차례 신분을 물었고, 이 여성은 ‘조계종을 걱정하는 스님들 모임’의 현진 스님을 거론했다. 설정 스님 스케줄을 담당
조계종에 노골적인 비판을 서슴지 않는 불교개혁행동이 8월11일 서울 보신각을 비롯해 광화문, 조계사 등지에서 ‘전국재가불자 총결집대회’를 개최했다. ‘전국재가불자 총결집대회’라는 행사명에 비해 참가자는 500여명 수준으로 초라했다. 한국불교가 762만 신도임을 감안할 때 참가자 수가 현저히 떨어지고 이마저도 불광사 신도 230여명의 참여를 제외하면 재가불자들의 공감을 얻었다고 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모양새였다.행사는 삼귀의 반야심경으로 시작해 사홍서원으로 마무리하는 불교행사의 형식을 취했지만 예의 그래왔듯 선정적인 구호와 종단과 특정
최근 워마드의 행보가 우리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여성우월주의를 주장하는 남성혐오사이트. 우리사회가 워마드에 대해 내리는 정의다. 여성우월주의와 남성혐오를 드러내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 그 자체가 너무 충격적이고 엽기적이기 때문이다.워마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은 최근 한 언론사를 통해 분노의 메시지를 표출하기 위해 충격적인, 도덕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라도 기꺼이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정당한 방법으로 표현 해봤지만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니 충격요법을 써서라도 우리사회가 관심을 갖게 하겠다는 뜻이다. 워마드라는 이름을 대중에 널리 알린 것도
서울 조계사 인근이 연일 혼란스럽다. 일부 교계단체들은 사실 확인이 진행 중인 조계종 총무원장스님 등의 범계의혹을 기정사실화하고 무조건적인 퇴진을 요구하면서 종헌종법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여기에 불교계와 관련 없는 외부인들과 신부, 목사가 포함된 외부 인사들까지 가세하면서 조계종을 ‘비리의 온상’인양 내몰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교계 인터넷 매체에 따르면 함세웅 신부와 이해동 목사 등 외부인사 20여명은 7월17일 조계사 인근에서 단식하고 있는 설조 스님을 찾아 ‘설조 스님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구성하기
태국 북부 치앙라이의 탐 루앙 동굴에 갇혔던 축구팀 ‘무빠(야생 멧돼지)’ 소속 선수와 코치 13명이 지난 7월10일, 고립된 지 17일 만에 무사 귀환했다. 전 세계를 숨죽이게 했던 구조 작전 사흘째 만에 전원 생환이라는 기적이 완성된 것이다. 가슴 졸이며 기다리던 가족과 태국 국민은 물론 매체를 통해 지켜보던 전 세계인들도 다 함께 환호하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구조대원 1명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기도 했지만 짧고도 긴 이들의 생존 드라마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17일을 굶주려 건강이 악화했을 것이라는 애초 예상과 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