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가 8월14일 ‘스님이 고기 먹어도 될까?…불교계는 논쟁 중’이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지난 달 20~22일 조계종 백년대계 워크숍에서 몇몇 스님들이 육식 허용을 주장하면서 논쟁이 불거졌다는 것이다. 기자는 ‘육식을 둘러싼 불교계의 찬반론이 뿌리 깊다’며 뜬금없이 만해 스님을 육식 찬성론자로 규정했다. 1910년 쓴 ‘조선불교유신론’에서 승려도 결혼하고 육식을 하자는 ‘대처식육론(帶妻食肉論)을 꺼내들었다는 것이다. 이 기사는 많이 본 뉴스 상위권에 올랐고, 댓글도 100여개나 달렸다. 또 SBS, MBN, 서울경제 등 언론에도
박찬주 전 육군 제2작전사령관 부부의 공관병 갑질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이들 부부는 공관병을 공관 관리 외에 조리, 빨래, 텃밭 가꾸기 등 잡무는 물론 폭언과 폭행, 호출용 전자 팔찌까지 착용시켜 필요할 때마다 불러 온갖 잡일을 시켰다. 게다가 자기 자식의 빨래와 음식도 시켰다니 군인이 아니라 하인이었던 셈이다. 그렇기에 “공관병을 아들 같은 마음으로 대했다”는 박 전 사령관 부인 발언에 많은 사람들이 공분하는 것도 당연하다.교회 장로와 권사라는 이들 부부는 종교편향에도 거리낌이 없었다. 지난해 6월 구국기도회 간증 강사로 나가서는
박범훈(69) 전 중앙대 총장이 7월17일 조계종 불교음악원장에 임명되면서 교계 안팎에서 하마평이 무성하다. 그가 작곡과 연주에 능하고 불교와 인연이 깊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이는 없다. 문제는 그가 보인 부적절한 정치 행보에 있다.2007년 17대 대선 당시 중앙대 총장을 맡고 있으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 캠프에 참여해 구설수에 올랐다. 현직 대학총장이 특정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런 박 원장은 2011년 중앙대 총장에서 물러난 뒤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비서관으로 옮겨갔다.박 원장의 부적절한 처신이 도덕적
삼복더위가 본격화되면서 해묵은 보신탕 논쟁이 불붙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이 거리에서 ‘개식용 반대’ ‘동물보호법 강화’를 외치는가 하면, 일부 열렬 회원들은 보신탕집까지 찾아가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초복을 앞둔 7월초 서울 보신각에서는 색다른 시위가 열렸다. 전국 개 농장 운영자와 개고기 판매상들로 구성된 한국육견단체협의회 회원 수백 명이 ‘100만 육견인의 생존권 사수 총궐기대회’를 서울 한복판에서 개최한 것이다. 집회 참가자들은 개를 축산물위생관리법상 가축으로 포함시켜 개고기 식용을 전면 합법화할 것을 요구했다
6월28일 20대 여성이 청주 자택 근처에 있는 교회 베란다에서 시신으로 발견되는 사건이 있었다. 범인은 동거하던 21살의 남자친구였다. 헤어지자는 여자친구의 말에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연인이었던 사람이 살인자로 돌변하는 일이 드물지는 않다. 올해 1월에는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했으며, 한 달 뒤인 2월에는 헤어지겠다는 연인에게 불산을 뿌려 살해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인 간 폭력 사건으로 입건된 사람이 8367명(449명 구속)이며, 연인을 살해하거나 미수에
지난 4월, 낙단보에서는 마애불 보존을 위한 관리동 기공식과 수륙재가 동시에 열렸다. 2010년 4대강 공사 현장에서 발견될 당시 마애불은 이미 광배 왼쪽 부분에 구멍이 나는 등 훼손된 상태였다. 고려 초기 마애불로 학술적 가치가 높았지만 4대강 공사로 인해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했기에 이날 행사는 더욱 뜻깊었다. 조계종 총무원장을 비롯한 종단 지도부와 군수 등 지역 관계자들이 다수 참여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기공식 및 수륙제’라고 큼직하게 쓰여 있는 현수막이 행사의 의미를 반감시킨 옥에 티였다.일반인들은 물론 불교계 내부에
가뭄이 길어지면서 한반도 전역이 타들어간다. 농작물은 죽어가고 채소와 과일 가격은 폭등하고 있다. 산업 현장도 공업용수 공급을 위한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정부도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는 있지만 한계가 분명해 충분한 비가 오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가뭄은 아주 오래전부터 홍수나 태풍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큰 재난이었다. 인류문명을 꽃피웠던 메소포타미아, 마야, 이집트, 인더스, 앙코르 문명이 모두 가뭄으로 멸망했다는 사실도 가뭄의 무서움을 잘 보여준다.가뭄의 재앙은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료에 따르면 고구려 13
한동안 잠잠했던 조류독감(AI)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조류독감이 늦가을 시작해 다음해 봄이면 끝났던 과거와 달리 초여름에 나타남에 따라 관련기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3000만 마리가 넘는 닭과 오리 등이 애꿎게 죽임을 당한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들도 나온다.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6월13일 서울 세종로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것도 이 때문이다. 사회노동위원회는 집단살생을 중단하고 근본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했다. 불살생과 자타불이 정신을 중시하는 불교계가 이런 문제에 적극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사실 불교
6월5일 가야산 해인사 홍제암에서는 가산 지관(1932~2012) 스님의 탑·비 제막식이 열렸다. 1200여명의 대중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는 지관 스님을 기억하는 자리였다.스님의 승탑과 비문은 아름답고 장엄했다. 전통양식을 계승하면서도 독창성까지 갖춰 훗날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될 것이라는 평가들이 벌써부터 나온다. 문도스님들을 비롯해 많은 학자와 장인, 불자들의 정성이 빚어낸 결과였다.지관 스님이 입적한지 벌써 5년이 흘렀다. 그럼에도 여전히 스님을 그리워하는 것은 격동의 시대를 거치면서도 가장 스님다운 모습을 보여주었기
가사(袈裟)는 스님들이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겨드랑이 밑으로 걸쳐 입는 법복을 이르는 말이다. 인도에서는 스님들이 늘 입는 평상복이었지만 사계절이 뚜렷한 동아시아에 전래되면서 불교 의식이나 법회 때 편삼 위에 걸치는 의식복으로 사용되고 있다.부처님과 제자들은 평생 가사 세벌과 발우 하나만을 소유했다는 데에서 알 수 있듯 가사는 단순한 의복을 의미하지 않는다. 비록 누더기 옷을 기워 만들어졌더라도 고결하고 성스러운 귀의의 상징물로 여겨져 왔다. 그래서 가사는 공덕을 쌓는다고 하여 공덕의(功德衣), 모든 속박으로부터 벗어난다고 하여 해
박창환(50) 금강대 불교학부 교수가 뇌출혈로 쓰러진 것은 2015년 11월9일이었다. 밤늦도록 연구에 몰두하던 그는 새벽 3시30분께 돌연 의식을 잃었다.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년 반이 넘도록 심연과 같은 침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하루하루 지날수록 박 교수의 회복을 바라는 이들의 탄식도 깊어지고 있다. 길을 걷거나 책을 펼치다가도 그가 떠오르면 울컥한다는 동료교수도 있고, 슬픔을 넘어 화가 난다는 선배학자도 있다. 아직 젊고 해야 할 일이 많은 그가 왜 이렇게 됐는지 여전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한다.박 교수는 아비달마
#1. 어떤 여우가 사자를 주인으로 섬기며 그가 남긴 것을 얻어먹으려 매일 오갔다. 그런데 어느 날 사냥을 못한 사자가 매우 굶주려 있었다. 사자는 여우를 부르더니 코로 킁킁 냄새를 맡다가 꿀꺽 삼켜버렸다. 그러자 목구멍 속에서 여우가 말했다. “주인어른, 저예요. 제발 살려주세요.”사자는 생각했다. ‘너를 지금까지 살려 기른 것은 이날을 위한 것이었으니, 너는 지금 무슨 말을 하느냐?’=‘십권비유경’에 나온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이 ‘우방’ 한국에 천문학적 사드 비용과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 카
며칠 전 박찬욱 밝은사람들연구소장과 점심식사를 하는 자리가 있었다. 직장생활을 하다 늦깎이로 불교를 연구해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그는 강의 잘하기로 유명하다. 1200명의 동국대 교수와 강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강의 평가에서 여러 차례 1~2위를 다툴 정도라는 점도 교수·강사들 사이에서는 꽤 알려진 사실이다.모르면서 잘 가르칠 수 없지만, 많이 안다고 잘 가르치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누가 어떻게 가르치느냐에 따라 듣는 이들의 반응이 크게 달라진다. 종립대학에서 필수과목인 불교교양 강좌를 가르치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불교가 자신의
요즘 불교계에서 자주 오르내리는 말 중의 하나가 ‘붓다로 살자’다. 2013년부터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토론이 본격화됐고, 조계종은 올해 신행혁신운동으로 ‘붓다로 살자’를 채택했다. 4월18일 열린 2017년 1차 사부대중공사에서도 ‘붓다로 살자’의 취지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붓다로 살자’는 한국불교가 직면한 여러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조계종의 노력으로 읽힌다. 화쟁위원회에 따르면 붓다의 위대한 힘은 바로 평범한 일상의 삶이 곧 신비요 불가사의이자 기적임을 발견하고, 그 앎을 나누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양자대결 구도로 굳어지면서 양측의 네거티브 싸움이 갈수록 험악해지고 있다. 한쪽에서 “스페어타이어”라고 비꼬면 다른 한쪽에선 “폐타이어”라고 맞받아치고, “정권교체·적폐청산 대표선수”라고 직격탄을 날리면 “정권연장·적폐연대의 대리인”이라고 응수한다. 또 한쪽에서 조폭 및 사이비 종교 연루 의혹과 후보 부인의 대학 정교수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하자, 한쪽에서는 이에 뒤질세라 상대후보가 청와대 민정수석 당시 사돈의 음주교통사고를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시퍼런 날을 세우고 있다. 게다가 가장 민감한 상대
부처님오신날이 다가오면서 봉축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어린아이들이 삭발하고 어엿한 스님으로 생활하는 동자승 단기출가도 그중의 하나다. 올해도 서울 조계사를 비롯해 속초 신흥사, 부산 홍법사 및 내원정사, 대구 대관음사 등 여러 곳에서 동자승 출가행사를 가졌거나 가질 예정이다. 가사장삼을 입은 동자승들은 5월3일 부처님오신날까지 다양한 행사에 참여한다.불교에서 동자는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남자아이’라는 동자(童子)의 한자적 해석을 넘어 때 묻지 않은 청정한 성품을 상징한다. 아주 오래전부터 절에서 생활하는 동자들은 법회나 의례가 있
길희성 심도학사 원장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어릴 때부터 기독교 신앙을 지닌 신실한 크리스천이며, 가톨릭이 운영하는 서강대에서 교수로 재직한 명예교수이며, 보조국사 지눌 스님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고 대학에서 불교를 강의한 연구자다. 불교, 개신교, 가톨릭이라는 한국의 3대 종교가 경쟁하고 갈등하는 한국사회에서 길 원장은 이들 세 종교의 한 가운데 몸담고 살아가는 셈이다.이런 길 원장이 바라보는 불교와 기독교의 관계도 주목할 만하다. 표면적으로 두 종교가 매우 달라 보이지만 심층적으로는 그리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불교는 자기를
3월20일 서울 중앙지법에서는 2700억원 대 경영 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롯데그룹 총수 일가에 대한 첫 형사재판이 열렸다. 이날 재판에는 신격호(95)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비롯해 신씨 일가 5명이 피고인으로 출석했다. 이 가운데는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58)씨도 포함돼 있었다. 서씨는 그의 딸(34)과 함께 롯데 측에서 ‘공짜 급여’ 508억원을 받은 혐의와 롯데시네마 영화관 매점 운영권을 헐값에 넘겨받아 770억원을 벌어들인 혐의 등을 받고 있다.이날 법정에서는 볼썽사나운 모습들이 잇따라 연출됐다. 뒤늦게 휠체
요즘 부쩍 법조인들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대통령 탄핵 정국을 거치며 특검, 변호인단, 재판관들의 존재감이 부각됐기 때문일 것이다. 강민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겸 법원도서관장도 주목받는 법조인 중 한 사람이다. 하지만 강 판사의 경우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인 사건과 무관한 강연 내용에서 비롯됐다.강 판사가 지난 1월 부산지법원장을 떠나면서 강연한 ‘혁신의 길목에 선 우리의 자세’(https://www.youtube.com/watch?v=N3JYzb_pCr8)라는 제목의 고별강연이 유튜브에서 조회 수 95만 건을 넘어섰다. 여
지난 3월4일 조계종 디지털대학 졸업식에 참석한 동국대 명예교수 법산 스님의 격려사가 포교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10년간 디지털대학 교무위원장을 맡아 전문포교사 양성에 힘써온 공로로 이날 감사패를 받은 스님은 졸업생들에게 마지막 당부의 말을 건넸다. “여러분은 초심자가 아닙니다. 불자들 중에서도 지도자급 불자들입니다. 그러기에 여러분들이 스님을 잘 모셔야 합니다.” 그렇지만 법산 스님은 일부 스님들이 으레 하는 말처럼 출가자는 삼보의 하나이니 존중받아야 한다고 얘기하지 않았다. 스님은 말을 이어나갔다.“어떻게 해야 스님을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