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부처님께서 입멸하신 쿠시나가르에 도착했다. 길은 도로와 좁은 흙길이었다. 부처님께서 열반을 예고하고 아픈 몸을 이끌고 갔던 길이 지금과 같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슬픈 마음으로 부처님 뒤를 따르던 제자들의 마음과 순례단의 마음이 다르지는 않을 듯싶다. 부처님 당시 뒤를 따르던 제자들이 부처님의 입멸을 슬퍼했다면, 지금 순례단은 부처님을 직접 뵙지 못함을 슬퍼했다.순례단의 이런 마음이 닿았을까? 이날은 처음으로 비가 대지를 적셨다. 건기인 인도에서는 드문 현상이다. 감로의 비는 부처님께서 마지막으로 몸을 씻은 카쿠타강에서부
“문재인 정부는 자연공원법 전부개정과 지방세법 시행령 개정 등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문재인 정부의 ‘불교패싱’에 교계 안팎의 비판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변하지 않는 정부의 태도를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취임법회에 이어 신년기자회견이라는 대내외적인 공식행사를 통해 2차례나 정부에 강한 메시지를 전해 귀추가 주목된다.원행 스님은 1월16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로비에서 개최한 신년기자회견에서 준비된 회견문의 한 페이지 분량 정도를 한국불교와 전통문화의 가치에 할애했다.원행 스님
“교구본사가 지역사회에서 필요한 부분에서 역할을 다하고, 교구별 특성화된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도록 종단과 교구장스님들이 함께 노력해 가도록 하겠습니다.”11월15일 속초 신흥사에서 열린 조계종 교구본사주지협의회 제59차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신임회장으로 선출된 제6교구본사 마곡사 주지 원경 스님의 포부다. 아직 공식임기(2019년 1월1일~12월31일)가 시작되지 않았기에 뚜렷하게 구체화된 계획은 없지만 교구본사주지협의회의 방향은 명확했다. 원경 스님이 생각하는 교구본사주지협의회의 방향은 ‘상생’이다.원경 스님은 “교구가 화합하면서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소통 없는 정부를 지적하는 한편 “차분하되 단호하게”라는 표현을 언급하면서 향후 조계종의 대정부 정책의 기류 변화를 예고했다.조계종은 11월5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2018년 제3차 교구본사주지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원행 스님은 미리 준비한 원고를 통해 공식 회의석상에서 정부의 무성의한 태도를 비판했다. 원행 스님은 이례적으로 “매우”라는 단어를 2번 사용하면서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는 36대 집행부 출범 후 처음 열린 교구본사주지회의에서 나온 총무원장스님의 강경한 대정부
국가지정문화재 안내 도로표지판을 철거한 국토교통부를 향한 불교계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토부가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는 12월8일 보도자료에서 “보다 안전하고 명확한 도로 안내를 위해 이용자 개선요구 등을 반영한 ‘도로표지 개선방안’을 2018년말까지 준비하겠다”고 발표했다. 국토부는 “최근 지속적으로 요구되는 개선사항은 고속도로에서 문화재와 세계문화유산 등에 대한 표기, 크기가 작은 글자에 대한 판독성 확보, 통일된 영문 표기 등”이라며 “‘이용자 중심의 도로표지 개선’ 연구용역‘을 추진하겠다”고
“개악된 국토교통부 예규를 즉각 개정하고 철거된 문화재사찰 도로표지판을 복원하라.”정부가 국가지정문화재를 안내하는 도로표지판을 철거한 가운데 조계종 25개 교구신도회가 그릇된 역사관과 종교폄훼를 비판했다. 철거된 문화재 안내 표지판 복원도 촉구했다. 중앙신도회(회장 이기흥)와 25개 교구신도회는 11월23일 발표한 성명에서 “한국불교와 사찰은 대한민국 문화의 상징이며 소중한 자산임에도 어느 순간 도로에서 사라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토교통부 지침에 따라 한국도로공사가 2003년부터 고속도로 표지판 철거를 진행, 현재 국가지정문화재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성보 등 문화재 관리에 국민 세금이 허투루 쓰이지 않는 방법을 강구해 달라고 요구했다.설정 스님은 11월21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예방한 김종진 문화재청장에게 “국민들의 세금을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을 협의해나가자”고 제안했다. 설정 스님은 “세금을 헛되이 사용해선 안 된다”며 “문화재 유지·보수에 있어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김종진 문화재청장은 “문화재를 관리하는 부분에 있어 불교계의 어려움이 크다는 말씀으로 안다. 시간을 갖고 고민하고 잘 검토
“국가지정문화재 안내를 철거한 68개 도로표지판의 즉각 복원을 요구한다.”조계종 교구본사주지스님들이 정부에서 철거한 전통문화유산 안내 고속도로 표지판 복원을 촉구했다.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회장 호성 스님, 이하 본사주지협)는 11월16일 경주 코모도호텔에서 제53차 회의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결의문을 채택했다. 본사주지협은 “수천년 역사와 전통이 고속도로 표지판에서 사라지고 있다”며 “정부의 노골적인 전통문화유산 홀대를 경계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도로공사는 국토교통부 지침에 따라 사찰 등 단독 설치되었던 국가지정문화
‘연들이 여린 귀를 내놓는다/ 그 푸른 귀들을 보고/ 고요한 수면에/ 송사리 떼처럼 소리가 몰려든다/ 물 속에 가부좌를 틀고/ 연들은 부처님같이 귀를 넓히며/ 한 사발 맛있는 설법을/ 준비중이다/ 수면처럼 평평한 귀를 달아야/ 나도 그 밥 한 사발/ 얻어먹을 수 있을 것이다’ (길상호 시 ‘蓮의 귀’ 전문)도교의 이상세계 담은 궁남지그 연못을 가득 메운 건 연꽃백제 성왕의 불심 엿볼 정림사절터에 우뚝 선 오층석탑만이그 옛날의 영광을 대변할 뿐사지복원으로 부여인 그렸던정토 세상 이 땅에 펼쳐지길어찌 들었을까? 송사리 떼 물결 가르는
서산시가 막대한 예산으로 추진 중인 해미읍성 성지화 사업이 종교편향이라는 비판 여론에 직면한 가운데 천장사 주지 허정 스님이 7월25일 유흥식 대전교구장에 공개서한을 보냈다. “종교갈등을 유발하는 성지화 자제”를 요청했다. 스님의 서한은 가톨릭이 전국적으로 진행 중인 성지화·성인화 사업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어 이와 관련 가톨릭 대전교구가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천장사 주지 허정 스님,대전교구장에 서신 전달 “해미읍성 성지화 강행은종교간 갈등 유발” 지적허정 스님은 유흥식 교구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가
조계종 서산주지협의회(회장 도신 스님)가 서산을 상징하는 명칭으로 ‘미소도시’ 사용을 제안했다.서산주지협은 12월11일 서산시청을 방문해 이완섭 시장을 면담하고 이 같이 제안했다. 도신 스님은 서산시가 교황 방문 당시 시 홍보를 위해 사용했던 ‘교황방문도시’ 명칭이 계속해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불교계 안팎의 우려를 전달했다.스님은 “서산시는 국보 제84호 마애삼존불과 개심사, 간월암, 부석사 등 수많은 불교문화와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도시”라며 “그럼에도 교황 방문 당시 홍보를 위해 사용한 ‘교황방문도시’ 문구를
이달에 인도 성지순례를 다녀왔습니다. 1993년과 96년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어르신들을 모시고 가는 길이라 여간 신경이 쓰인 게 아닙니다. 이른 아침 남편이 나온 분도 있고 아들이 나온 분도 있었습니다. 그들의 손을 잡으면서 잘 모시고 돌아오겠다고 눈빛으로 나눈 약속을 소홀히 할 수 없었습니다. 부산에서 떠난 먼 길은 버스에서 비행기로 다시 버스로 이어져서 델리의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여전히 인도는 오래전에 낯익은 기억을 온통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의 가슴 아픈 기억과 추억이 되살아났습니다. 그 가운데 수행에 관심이 많아 일이 없을 때면 달라이라마 스님을 찾아 떠나는 인도가이드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려운 조국에 대한 애정과 좌절에 초연해져버린 젊고 똑똑한 청년이었습니다. 인도
▲오른쪽 사진은 템플스테이 사찰 안내표기가 삭제된 도로표지판. 원래 왼쪽 표지판과 같이 템플스테이 운영사찰이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었다. 김천시가 직지사 안내를 위한 도로표지판의 ‘템플스테이’ 표기를 삭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직지사에 따르면 김천시는 최근 김천시 톨게이트 진입로에 설치된 도로표지판의 ‘직지사(템플스테이)’ 표기에서 ‘템플스테이’를 삭제했다. 삭제 이유에 대해 김천시는 “직지사 도로표지에 ‘템플스테이’를 표기하는 것이 특정인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도로표지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민원이 접수된데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직지사는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해당 도로표지판에 ‘템플스테이’가 병기된
달마가 춤을 춘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근엄하고 때로는 무섭기까지 했던 달마가 가수 쥬얼리의 히트곡 ‘baby one more time’의 춤을 추고 있다. 불교팝아트 김영수 작가의 작품 속에서 말이다. 작품을 보자마자 ‘푸흡’하고 웃음이 터질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굳이 웃음을 참을 필요는 없다. 김영수 작가의 의도가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불교문화발전과 인재양성의 일환으로 기업과 작가를 연계해 전시, 공연, 출판 등 문화를 지원하는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 프로젝트의 첫 번째로 불교팝아트 김영수 작가의 개인전 ‘무아(無我)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가 열린다. 8월 14일부터 29일까지 15일간 청계창작스튜디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김영수 작가는 불교계에서는 생소한 ‘불교팝아트’라는
송광사·수덕사는 갈등 끝에 명칭 확정 천년고찰의 이름을 딴 고속도로 나들목(IC)이나 기차역 등의 이정표는 종교를 떠나 우리나라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고려한 결과물이다. 또 오랜 역사를 간직한 사찰들이 대부분 지역의 대표 명소로 자리잡고 있어 지방자치단체 역시 문화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천년고찰 이정표를 곳곳에 세우려 노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고속도로에는 조계종 5대 총림을 비롯한 주요 사찰들의 이름을 딴 나들목이 생겨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통도사 나들목을 시작으로 호남고속도로에 금산사, 백양사, 송광사 나들목이 들어섰고 88올림픽고속도로에 해인사 나들목이 생겼다. 이어 서해안 고속도로에는 선운사 나들목이 만들어졌고, 지난 5월 28일 개통한 대전~당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종훈, 이하 문화사업단)이 템플스테이 운영사찰과 해당 지자체간의 원활한 협력관계 유지와 사업진행을 위한 간담회 자리를 가졌다. 문화사업단은 지난 11월 14일부터 3차에 걸쳐 ‘템플스테이 발전을 위한 지자체 간담회’를 전라남도와 경상남도, 경기도 지역에서 개최했다. 이 간담회는 각 지역의 템플스테이 운영사찰이 지자체와 유대관계를 통해 지역별 특성을 살린 사업을 개발·진행하는 등 상호 ‘윈-윈’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다. 이를 위해 조계종은 11월 14일 양산 통도사에서 열린 ‘경남지역 지자체 간담회’를 시작으로 21일 구례 화엄사에서 ‘전남지역 지자체 간담회’, 12월 4일 화성 용주사에서 ‘경기지역 지자체 간담회’ 등을 차례로 개최했다. 각 간담회는 지역의 문화관광부
김대통령과 김위원장의 악수와 포옹이 ‘이산가족의 상봉’이라는 가시적 성과를 내었습니다. 50년만의 해후, 무슨 영화나 소설에서나 이루어짐직한 일들이 살아 숨쉬고 있는 이 현실세계에서, 그것도 우리 코앞에서 펼쳐지고, 더구나 한 두 명도 아니고, 수백 명이 각각 인생이라는 영화의 주연배우가 되어, 시나리오 없는 감동의 영화를 보여주었습니다. 그 주제는 만나고 싶었고, 보고 싶었고, 목소리 듣고 싶은 어머니를, 형제를, 님을 이제야 겨우 만나게 되었다는 겁니다. 서울과 평양을 눈물바다로 만든 이 영화의 주제를 불교에서는 사랑하지만 헤어져야 하는 고통 ‘애별리고’라고 부릅니다. 이 애별리고는 부처님이 말한 8고 중에 하나입니다. 부처님은 인간이 아무리 높은 자리에 있고, 수많은 재산을 가
국민의 정부가 드디어 한자병용의 어문정책을 결정했다. 우선 1단계는 공문서와 도로표지판등에 한자를 병용하고, 2단계는 현행 한문교육의 체계를 수정 보완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이 발표되자마자 학계와 시민들 사이에 찬반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그동안 〈한글전용〉정책을 지지했던 한글학회, 한국바른말연구원등이 정부 방침의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반면 한국어문회와 성균관 등은 정부방침을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자병용과 한문교육에 대한 찬반양론은 이미 오래전부터 뿌리가 있다. 건국 직후에 〈한글전용법〉을 제정하여 어문정책의 제도적인 틀이 만들어졌지만, 한자병용을 허용하는 단서규정이 논쟁의 불씨로 남아있는 것이다. 한 국가의 어문정책은 문화정책의 핵심이며 나라발전의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