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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천박한 문화재 인식 드러낸 문화재청장·청와대 수석 사퇴해야”

  • 교계
  • 입력 2022.04.08 16:31
  • 수정 2022.04.08 16:36
  • 호수 1628
  • 댓글 6

4월8일 ‘법흥사터 논란’ 관련 입장문
“대통령 부부 법흥사터 초석 앉은 건
스님·불자들에게 또 다른 큰 상처”
“문화재청·소통수석 변명성 해명보다
진정성 있는 사과했다면 넘어갔을 일”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서울 북악산 산행 과정에서 법흥사터 연화문 초석을 깔고 앉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큰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문화재청이 “(대통령이 앉은 초석은) 등록문화재가 아니다”고 밝히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버려져 있던 그냥 그런 돌”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조계종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특히 조계종은 “천박한 문화재인식을 드러낸 문화재청장과 국민소통수석은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조계종 대변인 법원 스님은 4월8일 입장문을 내고 “법흥사 사찰터는 1960년대 당시 정부가 북악산을 폐쇄하면서 스님과 신도의 불사 노력이 무산된 아픔이 있는 곳”이라며 “그런 아픔의 흔적이 담긴 법흥사 터에 대통령 부부가 산행하면서 초석에 앉은 것은 불자들에게는 다시 한 번 큰 상처를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논란은 청와대가 1968년 무장공비 침투사건(김신조 사건) 이후 일반인 접근을 제한했던 청와대 뒤편 북악산 길을 4월6일 전면 개방하기로 하고 하루 전날 대통령 부부가 산행을 하면서 법흥사 터에 남아 있는 대웅전 초석에 걸터앉은 사진과 관련해 법보신문이 4월6일 불교계 입장을 전한 보도로 촉발됐다. 이 사진과 관련해 불교중앙박물관장 탄탄 스님은 “참담했다”면서 “성보를 대하는 마음이 어떤지 이 사진이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 부부도 독실한 신앙인으로 아는데 자신이 믿는 종교의 성물이라도 이렇게 대했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총무원 문화부장 성공 스님도 “만약 문 대통령 부부가 몰랐다고 하더라도 문화재청장이 그것을 보면서 가만히 있었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법보신문 보도로 논란이 커지자 문화재청은 4월7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사전에 섬세하게 준비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면서 “대통령 내외가 착석한 법흥사터(추정) 초석은 지정 또는 등록문화재가 아니다”고 밝혔다. 또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연화문 초석을 깔고 앉아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사려 깊지 못했다”고 사과하면서도 “(오래된 문화재가 아니라) 버려져 있던 그냥 그런 돌”이라고 해명해 논란을 키웠다. 

조계종 대변인 법원 스님은 “(이 같은 해명으로) 문재인 정부가 갖고 있는 비지정 불교문화재에 대한 천박한 인식을 확인하게 됐다”며 “민족 문화유산은 국가적 역량을 모아 보존해 나가야 함에도 정부 관계자들이 보여준 이런 사고는 국민들에게 지정문화재가 아니면 아무렇게나 대해도 상관없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대단히 위험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옛 속담이 있듯이 청와대와 문화재청에서 비지정 불교문화재를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를 했다면 불교계도 포용할 수 있었던 문제”라며 “그럼에도 관계자들이 변명으로 일관하다 보니 또 다른 실언과 논란이 지속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법원 스님은 “비지정 불교문화재에 대해 천박한 인식을 공개적으로 드러냄으로써 사회적 논란을 가중시킨 문화재청장과 국민소통수석은 즉각 사퇴하라”며 “더불어 문화재청은 지정 및 등록문화재 중심의 문화재 정책에서 비지정 문화재에 대한 중요성 또한 정책에 적극 반영될 있도록 진정성 있는 정책변화를 촉구한다”고 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628호 / 2022년 4월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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