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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초석 깔고 앉은 문 대통령 부부…“청와대 문화유산 인식 수준 참담”

  • 성보
  • 입력 2022.04.06 17:38
  • 수정 2022.08.16 19:07
  • 호수 1628
  • 댓글 119

4월5일, 대통령 부부 북악산 개방 앞두고 산행 중
법흥사터서 초석 깔고 앉아 문화재청장 설명들어
청와대가 사진 직접 배포…“문제 의식조차 없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4월5일 북악산 남측 탐방로에 위치한 법흥사터 연화문 초석에 앉아 김현모 문화재청장으로부터 법흥사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4월5일 북악산 남측 탐방로에 위치한 법흥사터 연화문 초석에 앉아 김현모 문화재청장으로부터 법흥사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청와대 뒤편 서울 북악산 남측 탐방로 개방을 기념한 산행을 하면서 법흥사터 연화문 초석을 깔고 앉은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더구나 해당 사진은 청와대가 직접 배포한 것으로 알려져 청와대의 불교 문화유산 인식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1968년 무장공비 침투사건(김신조 사건) 이후 일반인 접근을 제한했던 청와대 뒤편이 4월6일 전면 개방되면서 하루 전날인 4월5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성곽 남측길을 산행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법흥사로 추정되는 절터에 도착해 연화문 초석에 앉아 동행한 김현모 문화재청장과 법흥사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과거 오랜 절터가 남아있는 것을 해방 후 다시 세워보려고 준비하다가 김신조 사건으로 개방됐던 곳이 다 폐쇄가 됐고, 그 부자재가 남은 거죠”라고 했다. 그러자 김 청장은 “구전으로는 법흥사 창건 시기가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에 저희가 전문발굴 조사를 하면 그런 증거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 부부가 법흥사터에 있는 초석을 깔고 앉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교계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현모 문화재청장이 문 대통령 부부에게 법흥사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 
문 대통령 부부가 법흥사터에 있는 초석을 깔고 앉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교계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현모 문화재청장이 문 대통령 부부에게 법흥사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 

그러나 정작 문 대통령 부부가 법흥사터 연화문 초석을 깔고 앉은 채 김 청장의 설명을 들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교계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불교중앙박물관장 탄탄 스님은 “사진을 보고 참담했다”면서 “성보를 대하는 마음이 어떤지 이 사진이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이 전통문화를 이렇게 가벼이 대하는 것이 일반인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은 왜 생각하지 못하느냐”며 “대통령 부부도 독실한 신앙인으로 아는데 자신이 믿는 종교의 성물이라도 이렇게 대했을까 싶다”고 아쉬워했다.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성공 스님은 “만약 문 대통령 부부가 몰랐다고 하더라도 문화재청장이 그것을 보면서 가만히 있었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한편 불교문화재연구소 유적연구팀은 4월6일 오후 2시경 직접 법흥사터를 찾아 상황을 파악했다. 임석규 학예연구실장은 “현재 절터에 남아있는 유물은 초석 17기와 와편들이었다”면서 “일제강점기 이후 사찰 복원을 위해 옮겨온 초석들인 것 같다. 중창을 시도했다가 여의치 않아 포기하면서 남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청와대 동쪽 북악산 기슭에 있는 법흥사터는 신라 진평왕 시기 창건된 사찰로 알려져 있다. 1965년 청오 스님이 한 차례 증축했으나 무장공비 침투사건으로 불자 등 일반인 출입이 금지되면서 폐허가 됐다.

불교문화재연구소 유적연구팀이 4월6일 오후 2시경 직접 법흥사 절터를 찾아 상황을 파악했다. [불교문화재연구소]
불교문화재연구소 유적연구팀이 4월6일 오후 2시경 직접 법흥사 절터를 찾아 상황을 파악했다. [불교문화재연구소 유적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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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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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28호 / 2022년 4월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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