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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흥사터 초석’ 논란에 “지정 안돼 괜찮다”는 문화재청

  • 성보
  • 입력 2022.04.07 17:10
  • 수정 2022.04.08 10:54
  • 호수 1628
  • 댓글 10

7일 오전, 문화재청 문자로 해명 메시지 발송
불교계 “연화문 초석에 앉은 일은 분명 잘못”
오후엔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이 페이스북 해명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4월5일 서울 청와대 뒤편 북악산 남측 탐방로 개방 기념 산행 때 법흥사로 추정되는 절터의 연화문 초석을 깔고 앉고, 동행한 김현모 문화재청장이 이를 제지하지 않은 것에 대해 문화재청이 4월7일 오전 입장문을 냈다. ‘보다 섬세하게 준비하지 못한 것은 맞지만, 문화재가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는 취지였다. 

문화재청은 7일 오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북악산 남측 탐방로 개방 기념산행에서 문 대통령 내외가 착석하신 법흥사터(추정) 초석은 지정 또는 등록문화재가 아니다”고 밝힌 뒤 “사전에 보다 섬세하게 준비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감하며 앞으로는 더욱 유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과오나 사과 내용이 보이지 않는 해명에 불교계는 여전히 “문화재 지정 여부를 떠나 스님이나 불자로서 불편한 일”이라는 견해가 많다.

불교중앙박물관장 탄탄 스님은 “오랜 절터에 있는 연꽃 무늬의 초석이라면 한 번쯤은 생각해보고 앉았어야 했던 것이 아닌가. 아쉽다”고 답했다. 이어 “일반인 관점에서는 문화재 지정 여부로 가치 판단할 수 있겠지만 스님과 불자들에게는 성물”이라며 “연꽃은 불교를 상징하는 처렴상정(處染常淨)의 꽃이 아닌가. 불상을 봉안하는 좌대도 연화대라고 부르는 이유다. 불상 뒤 대부분의 광배도 연화화생(蓮華化生)으로 표현하고, 연화대에 불상을 모시는 것은 곧 불교에 귀의해 수행정진하겠다는 원력의 표시다”라고 강조했다.

‘애초부터 문 대통령 부부가 앉지 못하게 연화문 초석 주변에 안내판을 세워어야 했다’라는 여론에 대해서는 “그동안 일반인 접근이 어려워 별다른 조치를 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법흥사터는 절을 지으려던 곳에 갑작스런 무장공비 침투사건으로 스님과 불자들의 발길이 완전히 끊겨 폐사가 됐고, 거기 덩그러니 남아있는 초석은 안타까운 당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7일 오후 페이스북에서 “문 대통령의 부처님에 대한 공경과 불교에 대한 존중은 한결같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지난 5일 산행시 대통령 내외께서 법흥사 절터의 초석에 앉으신 것이 적절치 않다는 기사를 보고받고 문 대통령이 참 난감하신 것 같았다. 아침 참모회의에서 자신은 천주교인이지만, 천주교 교리와 불교의 진리는 결국 하나로 만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다”고 해명했다. 박 수석은 청와대 관저 뒤편의 불상에 합장하는 사진을 공개하며, “대통령 내외는 산행을 마치고 (청와대 뒤편) 부처님 앞에 공손히 합장하고 예를 올렸고 동행했던 청와대 참모들도 자신의 종교를 떠나 정성껏 예를 올렸다”고 전했다.

이날 저녁 MBN뉴스와이드에 출연한 박 수석은 “대통령이 연화문 초석을 깔고 앉아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사려 깊지 못했다”고 사과하면서도 “(동행한) 문화재청장에게 앉아도 되냐고 확인을 했었다”라고 밝혔다.

박 수석은 “대통령이 그런 (종교적) 감수성을 다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문화재청장에게 여기 혹시 앉아도 되느냐고 확인을 했다. 이번에 정비하면서 (버려져 있던 주춧돌을) 한 번에 다 모아놨는데, 언론과 불교계에서는 오래된 종교·역사적 문화적 의미가 있는 초석에 앉으신 것으로 잘못 오해하실 수가 있다”고 밝혔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28호 / 2022년 4월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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