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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투성이 역사물길 연표석 불필요한 국민 갈등 부추긴다”

  • 교계
  • 입력 2022.11.28 20:30
  • 수정 2022.12.02 20:47
  • 호수 1660
  • 댓글 6

광화문 광장 역사물길 분석한
역사학자들 한목소리로 ‘혹평’
1696년 안용복 독도 수호사건
독도 누락하고 울릉도만 표기

역사서술 형평성 논란을 빚었던 광화문 광장 역사물길 연표석이 역사학자들로부터 “기독교 편향 역사 서술은 물론 기본 요건도 갖추지 못한 원고”라는 혹독한 평가를 받았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도심 스님)와 사회부(부장 범종 스님)가 11월2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연표석 상징성에 부합하는 광화문 광장 역사물길의 방향’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김상영 중앙승가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한 이날 세미나에는 김덕진 광주교육대 교수, 이동언 전 독립기념관 책임연구위원, 김용태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가 발표자로, 황인규·김광식 동국대 교수와 이병두 종교평화연구원장이 토론자로 참여해 역사물길 연표석의 오류를 짚어냈다. 

이들은 “역사물길 연표석에 누락된 역사 기록이 적지 않고 연도 표기, 단어 표기에 오류가 있으며 서술 방향에도 일관성이 없다”며 “서울시가 역사물길 연표석으로 괜한 국민 갈등만 유발하고 있다”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서울 광화문 광장 역사물길은 총 길이 212미터로 각 연표석에는 조선이 세워진 1392년부터 2022년 현재까지의 역사가 새겨져 있다. 연표석은 오세훈 시장 때인 2008년 처음 제작됐으며 현재 연표석은 2008년 작성 원고와 대동소이하다. 
특히 조선불교 중흥조 보우 스님을 나라를 어지럽힌 요승인 듯 ‘처벌’로 기록하고, 조선 침략에 악용될 소지가 있는 조선 지도를 프랑스 신부에게 넘기려다 체포된 김대건 신부는 ‘순교’로 표기했다는 사실이 법보신문 보도로 알려지면서 불교계의 공분을 일으켰다. 

이날 첫 발표자로 나선 김덕진 광주교육대 교수는 “역사물길이 불교뿐 아니라 독도 수호와 관련해서도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표석의 ‘1696년(숙종 22) 안용복, 울릉도에서 일본 어부 축출’은 안용복이 일본 정부인 에도 막부를 찾아가 독도·울릉도가 조선 땅이라는 확인을 받아낸 사건이다. 하지만 연표석이 ‘독도’ 대신 ‘울릉도’라는 표현으로 안용복이 독도를 지켜낸 사실이 누락돼 있다.

김 교수는 “독도에 관한 일본의 허위 주장을 막고자 국사 교과서에서도 ‘독도’를 반드시 표기하게 돼 있다”면서 “일본이 ‘다케시마를 한국이 불법 점거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에 안용복을 ‘독도·울릉도 수호자’가 아닌 ‘울릉도 수호자’로만 기록하는 건 국익에도 심각한 손해”라고 지적했다. 

또 조선시대 16세 이상 남성이 호패를 지니도록 한 호패제도의 경우 태종 13년(1413)부터 실시됐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지만 역사물길에는 태종 2년(1402)으로 표기됐다. 경복궁 중건도 고종 4년(1867) 말 완료됐으나 역사물길에는 ‘1865년(고종 2) 경복궁 중건(~1872)’으로 표기해 고종 9년(1872) 완공된 듯 기록됐다. 

이외에도 “광화문 광장 상징성에 걸맞은 역사물길 연표석이 필요하다”(이동언 전 독립기념관 책임연구위원) “조선후기~근대기 민중으로 들어온 기독교역사는 10건이고 1700년 한민족과 함께한 불교역사는 6건인 게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김용태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 “서울시가 일시적으로 각계 의견을 수렴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광장에서 연표석을 우선 들어내는 게 맞다”(이병두 종교평화연구원장) “상황이 이렇게까지 악화된 건 불교계 불찰도 있다. 불교사 왜곡에 대응할 상설 기구가 절실하다”(김광식 동국대 교수) “조계종 차원에서 정리된 불교사 연표 작성이 우선돼야 한다”(황인규 동국대 교수)는 의견이 제시됐다.  

사회부장 범종 스님은 “지자체마다 종교 편향 사업을 실시해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면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광화문 역사물길이다. 이번 논의 내용을 취합해 서울시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60호 / 2022년 12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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