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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없으면 10년 후 종단도 없다” 자승 스님, 조계종 개편 제안

  • 교계
  • 입력 2023.10.31 20:26
  • 수정 2023.11.13 07:18
  • 호수 1703
  • 댓글 14

10월 31일, 중앙종회 종책모임 불교광장 간담회서

“총무원, 분담금 없애고 직영·직할 수익만…조직 개편 불가피”
총무원장 감사·징계로 본사 관리… 교구 종회 강화해 주지 견제
포교원·교육원 축소…달라이라마 초청 20만 청년 법회 추진

자승 스님이 한국불교 중흥을 위해선 조계종 총무원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10년 계획을 세워 포교원과 교육원을 부 단위로 축소하고 포교·교육은 각 교구본사가 담당하게 해야한다고 제안했다. 또 사찰의 분담금 부담을 없애기 위해 총무원은 직영사찰·직할사암 수익금으로만 운영해야 하고 감사·징계 권한 외 업무는 교구본사로 이양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불교 종책모임 불교광장 총재 자승 스님은 10월31일 동국대 상록원에서 열린 조계종 제18대 중앙종회 불교광장 간담회에서 조계종 개편에 대한 10년 계획 구상을 밝혔다. 불교계 최대 종책모임 화엄회와 무량회, 비구니회로 구성된 불교광장은 사실상 모든 중앙종회의원이 소속된 종책모임 연합체다. 조계종 제33·34대 총무원장을 역임한 상월결사 회주 자승 스님은 불교광장 총재를 맡고 있다.

자승 스님은 이날 조계종 총무원의 비대함을 문제 삼으며 10년 계획으로 종단을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종단이 비대해졌다. 속된 말로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 100명의 직원이 있다. 산하단체까지 함께하면 300명이 넘는다. 지금 상태로는 10년 뒤 분담금으로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교구 분담금을 폐지하고 총무원은 직영 사찰과 직할사암 수익금으로만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교육원과 포교원 축소를 제시했다. 자승 스님은 “축소할 곳은 교육원과 포교원이다. 포교 교육은 본사에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조계종은 본사 중심제이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 두 원장이 동시에 임명받았다. 교육원장과 포교원장 임기 동안 본사에서 포교와 교육을 하도록 정비해야 한다. 5년 뒤엔 원이 아닌 총무원의 부서로 편입해 한다”고 말했다.

특수종무직을 제외한 일반직 종무원이 퇴직할 시 빈자리는 스님들로 채워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인건비 축소 효과와 함께 총무원에서 쌓은 업무능력을 향후 본사에서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 무게 중심을 뒀다. 자승 스님은 “일반직 종무원은 급여가 매년 올라서 10년, 20년이 되면 고액 연봉이 된다. 말사 주지도 없는 상황에 분담금이 계속 오르면 무슨 재주로 감당할 것인가. 앞으로 총무원은 일반직 종무원이 퇴직하면 특수종무직 빼놓고는 스님들로 채워서 인건비를 줄이고, 스님들이 총무원에 들어와 익힌 것을 본사 업무에서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스님들이 총무원에 근무한다면 소임이 끝나고 본사로 돌아가더라도 업무에 연속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개편이 총무원장의 권한 축소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스님은 “본사 중심제로 모든 업무를 하나둘 이관하되 총무원장은 본사에 대한 감사와 징계로 통제한다"면서 "본사 중심제로 돌아가면 주지스님 권한이 막강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견제해 교구 종회를 더 강화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종회의원이 가져야할 마음가짐을 강조하기도 했다. 자승 스님은 "종회의원의 첫번째 의무는 우리 종단의 미래를 내다보고 어떻게 하면 한국불교가 중흥할 수 있는지 해결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웃종단인 태고종·천태종의 발전을 높이 평가하며 조계종의 각성을 촉구했다. 스님은 “태고종은 (종단협 의전서열) 2위였는데 5위로 밀려났다. 그걸 회복하려고 총무원장 상진 스님이 얼마나 노력하는지 보인다”며 “천태종은 사찰 하나를 지으면 우리의 천년고찰보다도 더 크게 짓는다. 부산 삼광사 같은 곳은 조계종 절보다 낫다”고 말했다. 덧붙여 “정치권이 단양 구인사와 조계종 총무원을 방문하면 조계종보다 천태종을 높이 평가한다. 구인사는 모든 사부대중이 모이지만 조계종은 부·실장 몇 명이 안내하기 때문이다. 조계종은 그만큼 조직력이 약하다. 반면 조계종은 의례적인 행사만 한다. 시대에 적응하면서 이를 돌파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마치 한계 같다”고 지적했다.

달라이 라마 초청해 한국불교 청년 법회 개최도 제안했다. 이날 자승 스님은 “2027년 8월 세계 가톨릭 청년 100만명이 서울에 온다. 30만명이 해외에서 참석한다. 국내 젊은이도 70만명 온다. 한국 불교가 더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면서 “우리도 100만명까진 못하더라도 청년의 범위를 중학생(14세)부터 50세 이하까지 넓혀 세계불교청년대회를 열어야 하지 않겠는가” 되물었다. 이어 달라이 라마 초청을 제안하며 “역대 정부도 중국 압력에 의해 초청을 단 한 번도 허락한 적 없다. 과거는 과거다. 집행부가 늦어도 모든 기획안을 내년 3월 종회 전까지 추진해 20만 청년불자를 모으길 건의 드린다”고 말했다.

자승 스님은 끝으로 비구니 종회의원 스님 전원이 열악한 재정 환경에도 전법 기금 1000만원을 후원해준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종회의원 77명이 참석했다. 심우·오심·제정·만당·우석·태효·정덕·진각·도성·원경·묘장·탄웅·성로·연규·향문·보화·성제·보관·원각·해량·향록·법륜(이상 화엄1회), 주경·선광·재안·설도·탄원·태진·도림·대진·종봉·성웅·현담·학암·종원·혜산·탄보·성원(이상 화엄2회), 정범·무관·삼조·법원·보인·화평·설암·진각·가섭·탄공·각진·각연·탄하·법성·무경·허허·덕운(이상 화엄3회), 진화·법원·현무·덕현·경암·호암·지현·시공(이상 무량회), 정운·정관·철우·혜도·진상·혜성·법해·지인·설해(이상 비구니회) 스님이 참석했다. 동국대 이사장 돈관, 봉선사 주지 호산, 조계사 주지 담화, 조계종 총무부장 성화 스님 등 총무원 부·실장단도 함께했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703호 / 2023년 11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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