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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내 ‘화장대란’ 불가피…사찰 다비장이 대안

  • 교계
  • 입력 2017.01.16 10:30
  • 수정 2017.01.17 09:24
  • 댓글 0

집중취재- 사찰 다비장

한국사회에서 장례문화가 변화하면서 매장 대신 화장을 택하는 비율이 급격히 늘고 있다.

2015년 화장비율 80.8%
수도권 화장장은 6곳 불과
주민반대로 신규설치 불가
사찰다비장에 시설 설치 땐
화장장 포화문제 크게 완화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27만5895명의 사망자 가운데 22만2895명이 화장을 선택해 화장률은 80.8%를 기록했다. 이는 사망자 5명 중 4명이 화장을 선택한 것으로 우리사회에서 화장 문화가 급속히 확산됐음을 방증하고 있다. 실제 1994년 화장률은 20.5%에 그쳤지만 2005년 처음으로 화장률(52.6%)이 매장률을 추월한 이후 매년 3%p씩 증가해 2011년 70%를 돌파했으며 2015년 처음으로 80%선을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향후 10년 안에 거의 모든 사망자가 화장을 선택할 것이라는 추산이 가능하다.

이처럼 화장 문화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음에도 화장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현재 전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공사립 화장시설은 총 58개소이며 각 시설에서 운영되고 있는 화장로는 335개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밀집돼 있는 서울·인천·경기도 지역의 화장시설은 6곳에 불과한 상태다. 이 때문에 화장장이 없는 지역주민들은 최대 20배에 달하는 웃돈을 주고 원정화장시설을 찾거나 아예 장례일정을 미루는 사례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화장시설의 화장능력이 하루 평균 최대 819건으로 현재까지 1일 평균 화장인원 619명을 감당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며 “그러나 장기적으로 화장률이 늘수록 수도권의 화장수요를 감당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화장시설을 확충하지 않고서는 머지않아 우리나라에서 ‘화장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게 장례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화장시설을 확충하는 데는 어려움이 적지 않다. 사회적으로 화장장을 ‘혐오시설’로 여기는 탓에 새로운 화장장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주민반대여론을 어떻게 무마하느냐가 관건이다.

지난 2011년 준공된 서울 서초구 원지동 추모공원의 경우 1998년 사업지로 선정된 이후 7년여간 소송을 진행하는 등 지역주민과 극심한 갈등을 빚었다. 또 지난 2006년 경기도가 하남시에 화장장 건립을 추진했지만 지역주민의 반대로 오랜 논란 끝에 사실상 무산됐다.

이런 가운데 사찰 다비장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불교의 장례문화는 화장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대다수 사찰이 도심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해 지역반대여론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기 때문이다. 또 이미 조계종 교구본사급의 대형사찰은 큰스님들이 입적할 때마다 다비의식을 진행하기 위해 다비장 형태의 부지를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이곳에 소규모 형태의 화장시설을 건립할 경우 사회적으로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는 화장시설 문제를 크게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론 화장시설을 건립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고, 화장장 건립을 위해 충족해야 할 관련법규가 20여개가 넘을 뿐 아니라 장기적인 시설관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 등은 불교계가 풀어야 할 숙제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화장 공정을 대폭 축소하고 첨단화된 설비시스템이 개발되면서 초기 건립비용을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화장시설의 설치 요건 등을 규정한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서 종교문화적 측면에서 진행되는 사찰 다비의 경우 특별한 제약이 없다는 점은 사찰 다비장 설치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특히 사찰에 화장시설을 갖춘 다비장이 보급된다면 문중 기반과 재정을 갖추지 못해 일반화장장을 찾는 스님들에게도 다비의식을 통해 불교적으로 삶을 회향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신도들도 사찰 다비장을 이용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포교적인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재철 동방문화대학원대 장례지도사교육원 교수는 “사찰 다비장 건립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화장시설 부족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도 불교 포교와 사찰 재정기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관련기사 6면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376호 / 2016년 1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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