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찰 위빠사나명상에서 첫 번째는 5장애(五障礙), 오개(五蓋) 명상법이다. ‘장애’라고 한 것은 수행의 과정에서 다섯 가지 거친 번뇌들이 수행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오개에서 ‘개(蓋)’는 덮개를 의미하는데, 번뇌가 수행자의 마음을 가리거나 명상 대상을 덮어버리기 때문에 덮개라고 했다. 유리창에 커튼을 치면 바깥이 보이지 않고, 빛나는 보석도 헝겊으로 덮어버리면 보이지 않는다. 위빠사나명상은 대상을 정확하게 보고, 명료하게 알아차리는 명상이다. 그런데 번뇌가 마음을 오염시켜서 수행의 진전과 향상을 방해한다. 그런 의미에서 5장애는
지난주에 마조의 언어에 의한 대기대용 방편이었다. 이어서 이번 주는 몸의 동작이나 행위에 의한 대기대용 사상을 만나보자. ⓐ 마조와 백장이 들판을 지나는 중이었다. 이때 들오리 떼들이 날아가는 것을 보고, 마조가 백장에게 물었다. “저것이 무슨 물건인고[是甚麽]?”/ “들오리입니다.”/ “어디로 갔는가?”/ “이미 날아갔습니다.” 마조가 머리를 돌려 백장의 코를 한번 비틀었다. 백장은 아픔을 참느라고 소리를 질렀다. 마조가 말했다. “다시 한번 날아갔다고 말해봐라.” 백장은 마조의 말끝에 깨달은 바가 있었다.이 이야기는 ‘백장야얍(
카이로에서 버스를 타고 대여섯 시간을 달리면 우리네 일상의 어떤 것도 볼 수 없는 사막에 다다른다. 그즈음이면 누가 어디서 왔건 여자는 히잡을, 남자는 터번을 쓰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밀가루 같은 모래먼지가 머리카락에 따닥따닥 달라붙어 빗질은 커녕 머리 감기도 불가능한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에 방문했던 돈 많은 아라비아 왕자들이 한결같이 하고 있던 그 패션은 자연환경이 만들어낸 생존전략이요, 습관이었던 것이다.다시금 몇 시간을 달리면 지구 밖으로 나온 것인지 다른 행성에 온 것인지 구분이 안 되는 지경에 이른다. 화이트사막과
승가의 규범은 출가자들이 다른 수행자들의 거처에 무단침입하거나 살던 곳에서 내쫓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수행자에게 어떤 주거지를 자신들의 영역으로 삼을 것인가를 안내하는 공간 규정뿐만 아니라 그들이 살던 곳을 비워야 할 때 그 공동체가 소유했던 기존의 공간을 오히려 양보하라고, 명령하는 규정들도 보인다. 이는 불교의 오랜 역사에서 사찰이 무장투쟁이나 재난의 시기에 난민 수용소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었던 사회문화적 배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미얀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탄압과 그들의 강제 이동 장면은 불
조계종이 아프리카 빈곤 어린이 구호·농업기술 전파를 위해 탄자니아에 설립한 보리가람농업기술대학이 불교인재 81명을 배출했다. 수석 졸업생에게는 한국 유학 특전이 주어졌다.조계종 공익법인 아름다운동행(이사장 진우·상임이사 일화 스님)이 탄자니아에 설립 운영 중인 보리가람농업기술대학이 12월1일 ‘제5회 학위수여식’을 열었다. 상임이사 일화 스님이 이사장 진우 스님(조계종 총무원장)의 인사말 대독에 이어 보리가람농업기술대학이 위탁 운영하는 다르에스살람 세종학당 학생들의 한국어 노래,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이 준비한 탄자니아 전통춤 공연으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원명 스님)이 올해 처음 마련한 템플스테이·사찰음식 논문공모전에서 한양대 조유정·김홍비·이소은·신학승의 ‘템플스테이를 통한 회복경험이 웰빙과 환경책임행동에 미치는 영향’, 세종대 박진표의 ‘현대인의 채식 선택 동기를 고려한 사찰음식 전문점 대중화 전략연구’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문화사업단(단장 원명 스님)은 12월1일 서울 템플스테이홍보관에서 ‘2023년 템플스테이‧사찰음식 논문공모전 시상식’을 개최했다. 한국관광학회에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논문공모전에는 종교학, 관광학, 철학 등 분야에서 템플스테이 부문 2
영축총림 통도사가 한국미술에 있어서 민화를 비롯한 채색화가 지니는 위상과 가치를 고찰하고 개념과 용어에 대한 재정립의 필요성을 밝히는 학술의 장을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펼쳤다. 특히 이 자리에서 조계종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는 ‘민화’를 ‘한국화’로 부르자고 제안하며 미술계에 화두를 던져 주목된다.통도사(주지 현덕 스님)는 12월2일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한국화의 정체성- 채색문화의 위상 재정립’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한국 채색문화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고 미래를 전망하며 민화를 포함한 채색화의 위상을 올바르게 세우
조계종 중앙종회가 해봉당 자승 대종사의 입적 추도문을 발표했다.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는 11월30일 “자승 대종사는 살아 계실 땐 무문관 수행, 길 위의 전법으로 불성의 본원을 참학(參學)한 수행자였다”며 "입적하신 후엔 무생(無生)의 안락(安樂)을 버리고 세상과 중생의 구제를 발원하시는 원력(願力)의 법신(法身)이 됐다"고 추모했다.그러면서 "자승 큰스님께서는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 의장과 제33, 34대 총무원장을 역임하시면서 격변의 혼란을 극복하고 소통과 화합을 통해 종단의 위상을 높이셨다”고 평가했다. 중앙종회는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본부장 태효 스님, 이하 민추본)이 12월7~8일 내장산 백암탐방안내소에서 ‘불교평화통일 아카데미-피스메이커 양성과정’을 실시한다. 이번 교육은 평화와 통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확대하고 남북불교교류를 위한 인재양성, 불교계 대북 통일역량 강화를 위해 마련됐다.강의는 총 6개로 구성됐다. 12월7일 12시부터 시작되는 1~2강은 김진환 국립통일원 교수가 ‘분단 고통의 성찰과 새로운 100년을 여는 통일’‘소설 ’파친코‘로 보는 코리안 디아스포라와 통일’을 주제로 강의한다. 3강은 미주 언론인 로창현 뉴스로
서산 개심사(주지 혜산 스님)가 ‘개심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과 복장유물의 가치’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11월29일 서산문화원 공연장에서 개최된 이 자리는 보물 제1619호로 고려 후기를 대표하는 목조불상인 서산 개심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복장유물의 가치를 조명하고, 개심사의 역사성과 불교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와 위상을 살펴보는 자리로 마련됐다. 행사는 홍은미 일본군위안부역사관 학회실장의 사회로 이완섭 서산시장 축사, 최성은 덕성여대 명예교수 및 박문열 청주대 명예교수의 기조발표가 이어졌다.또 최연식 동국대 교수의 ‘발원문을 통해
11월29일 ‘전법합시다’라는 말을 남기고 소신(燒身)한 조계종 전 총무원장 해봉당 자승 대종사는 한국불교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힌다. 든든한 문중의 뒷배도 없이 50대에 총무원장에 선출됐고, 숱한 저항과 도전 속에서도 재임에 성공해 8년 임기를 꽉 채운 첫 총무원장이었다. 총무원장에서 퇴임한 이후에도 상월선원 천막결사, 만행결사, 인도순례 등을 진행하면서 전법을 통한 한국불교 중흥에 앞장서는 등 현대 한국불교사에서 큰 족적을 남겼다.자승 스님은 1954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나 19세 되던 해 조계종 3·9대 총무원장을 역임한
11월29일 홀연 세연을 접은 해봉당 자승 대종사는 소신 이틀 전인 11월27일 서울 봉은사에서 기자들을 만났다. 스스로도 “내 평생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할 만큼 이례적인 일이었다. “허심탄회하게 질문하라. 솔직하게 표현하겠다”고 말문을 연 자승 스님은 1시간10분 동안 종횡무진 이어진 기자들의 질문에 정성을 다해 답했다. 결국 이날의 기자회견은 자승 스님이 세간을 향해 남긴 마지막 당부가 되었다. 이날 스님은 “미래 불교는 사부대중이 차별 없이 서로 존중하며 함께 나아가는 것”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도 간곡